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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청 사거리에 인접한 잠실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는 지하철2호선 잠실나루역과 8호선 잠실역이 도보로 5~10분 거리 내에 있는 더블역세권 아파트단지다. 미성아파트는 9개동(10층), 총 1230세대로 이뤄져있으며 담 하나를 사이에 둔 크로바아파트는 2개동(10층), 총 120세대다. 각각 1981년, 1983년 준공된 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는 건축 연령 30년이 넘어 노후아파트에 속한다. 이 두 아파트단지는 한 필지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지난 2008년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입장 차이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이듬해 각 단지별로 추진위원회가 설립됐다. 이후 2010년, 2011년에도 통합재건축을 논의했고 2개의 추진위로 가되 조합은 하나로 통일하자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나왔지만 이마저도 결렬됐다. 미성아파트의 경우 2014년 조합을 설립하고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준비 중에 있다. 이처럼 미성아파트의 단독 재건축 추진이 성사단계에 들어가면서 두 아파트단지의 통합 재건축 목소리가 또 다시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그동안 번번이 무산돼 왔던 잠실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의 통합 재건축 가능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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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미성아파트는 1981년 입주를 시작했다. 미성아파트는 총 9개동, 1230세대로 구성 돼 있다. 같은 필지를 공유하고 있는 크로바아파트는 1983년 입주했으며 2개동 120세대로 이뤄져 있다. 현재 두 아파트는 통합재건축을 준비 중에 있다. ⓒ스카이데일리
잠실미성아파트는 2009년 6월 추진위원회 설립 5년여 만인 2014년 7월 동의율 83.18%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사업에 한창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미성아파트와 담장 하나로 구분돼있는 크로바아파트는 2009년 12월 추진위가 설립된 후로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같은 필지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불리는 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는 추진위 설립 전부터 여러 차례 통합 재건축을 논의한 바 있다. 2010년 이후로 추진위는 별도로 가지만 조합 설립 시에는 한 몸이 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지만 불발로 그쳤다.
통합 재건축이 번번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난 이유는 크로바아파트의 프리미엄 요구를 미성아파트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성아파트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대로인 올림픽로 변에 위치한 크로바아파트 측은 지리적 이점을 내세우며 미성아파트 1.2~1.5배 정도의 종전자산평가액(감정평가액)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성아파트 김규식 조합장은 “같은 평형대의 미성이 10억원이라면 크로바는 12~15억원을 달라는 것인데 너무 무리한 요구였다”며 “몇 차례 협상이 결렬된 후 사업 지연에 따른 손실이 더 크다는 판단 아래 단독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 신천동 17-6번지에 위치한 미성아파트는 2009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생겼다. 같은 해 크로바아파트도 추진위원회가 생겼다. 추진위원회 설립 전부터 미성·크로바아파트는 통합재건축 이야기가 나왔지만 협상은 결렬됐었다. ⓒ스카이데일리
미성아파트가 지난해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착수하자 크로바아파트도 다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개동으로 이뤄진 작은 단지여서 단독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탓이다.
결국 크로바아파트 측은 다시 한 번 미성아파트에 통합 재건축의 손을 내밀었다. 김 조합장은 “큰 틀에서 합의는 끝났고, 세부적인 조율만 남았다”고 밝혔다.
통합재건축 합의했지만 토지분할 신청 변수 남아
두 아파트단지가 통합재건축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전히 논란은 남아있다. 크로바아파트와 한 필지 위에 세워진 미성아파트가 단독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송파구청에 낸 공유토지 분할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4월 첫째 주 분할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3주 동안 이의신청이 없을 경우 필지는 두 개로 분리된다.
김 조합장은 “토지 분할이 완료되면 단독으로 미성을 단독 재건축하는데 걸림돌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토지 분할이 돼서 단독 재건축으로 가더라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는 “아무래도 통합 재건축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이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 크로바아파트 관계자는 “오는 24일까지 이의 신청을 하지 않으면 토지분할이 확정되므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4월 넷째 주에 추진위 중심으로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관계자는 “외견상으로는 크로바가 미성의 단독 재건축을 막으려고 이의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보다는 통합 재건축에서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 통합재건축이 한번 결렬되고, 현재 이 두아파트는 또 다시 통합재건축을 논의 중이다. 미성아파트 조합장에 따르면 큰 틀에서 협상은 마쳤고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는 단계다고 했다. ⓒ스카이데일리
단독으로 주상복합아파트를 짓자고 주장하는 크로바아파트 일부 주민들도 통합재건축의 불안 요소라며 논란이 일고 있다. 크로바아파트 한 주민은 “잠실 제2롯데월드가 곧 완공 예정이어서 주상복합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면 훨씬 많은 수익이 창출될 텐데 왜 통합재건축을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근 부동산관계자들이 크로바아파트의 주상복합아파트 단독 재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인 경향이 강했다. 한 부동산관계자는 “현재 이곳은 2종 일반주거지역이다”며 “주상복합을 지으려면 최소 준주거지역으로 두 단계의 종상향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상복합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어서 통합 재건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충분히 공감은 가지만 미성이 단독 재건축으로 굳어진 후 종상향이 실패로 돌아가면 자칫 ‘외딴 섬’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재건축 호재가 있는 미성아파트는 조금씩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송파구청 부동산 포털자료를 보면 2014년 7월 조합 설립인가 이후 5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62㎡(약 19평)가 올해 2월에는 5억5000만원에 팔렸다.
인근 부동산관계자는 “조합설립 이후 아파트 가격이 2000만원 정도 소폭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며 “현재는 거래가 조금 뜸한 상태지만 단독이던 통합이던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면 매매가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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