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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이하·형지)의 설립자인 최병오 회장은 불과 1평 짜리 의류 매장에서 시작해 약 30여년 만에 무려 1조원이 넘는 거대 패션기업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패션업계의 살아 있는 신화’라고 불릴 정도다. 남다른 전략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중견그룹을 일군 최 회장은 지금도 형지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최 회장의 이런 열정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사업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한 치의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를 보여 온 최 회장이 유독 자녀들 문제에서 만큼은 논란을 일으켜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 회장은 특히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여 비난을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형지리테일에 대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인 형지리테일은 지난 2009년 매출액이 94억원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6.3배나 오른 58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 후에도 2011년 745억원, 2012년 790억원, 2013년 762억원 등으로 꾸준히 올라 주위에서는 그 배경을 두고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이 높게 일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매출액이 급등한 2009~2010년 사이 최 회장의 아들인 최준호 씨가 대주주로 등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아들이 대주주로 참여한 후 형지리테일의 매출액이 폭등했고, 이런 식의 행보는 결국 경영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액이 폭등한 형지리테일의 사업 구조 또한 주위의 눈총을 샀다. 매출액 대비 매출 원가가 동종업계 타 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땡처리’ 물량을 싸게 들여와 아울렛에 전시한 후 높은 가격에 판매해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주장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돼 시선을 끌고 있다. 이처럼 최 회장과 그 자녀들이 경영 승계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져 나온 가운데 최근 기존의 논란을 증폭시킬만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의 100%를 보유해 ‘대 놓고 밀어주기’라는 비아냥을 듣는 기업이 보인 행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안들이 드러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패션그룹형지 오너 일가의 행보를 둘러싼 의혹과 이에 대한 업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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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의 설립자인 최병오 회장과 그 일가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최 회장 자녀들 소유 기업이 그룹 전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에서 나아가 사실상 그룹 오너 일가의 ‘지갑’ 역할을 자처했다는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패션그룹형지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패션그룹형지의 설립자인 최병오 회장과 그 자녀들의 행보를 두고 구설수가 일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 자녀들 소유나 다름 없는 기업이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에서 나아가 사실상 그룹 오너 일가의 ‘지갑’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는 주장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은 물론 최 회장이 일련의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는 여론 또한 있어 주목된다. 유상증자, 사업 개편 등 굵직한 결정이 뒤따른 만큼 그룹 수장이 직접 관여했을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자녀들 100% ‘바우하우스’ 촉각…업계 “그룹 이익이 오너 일가 사익 간다” 여론
금융감독원 및 패션그룹형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 패션그룹형지는 동대문구에 위치한 아울렛인 ‘바우하우스’를 인수했다. 인수와 동시에 아웃렛을 운영할 기업을 설립해 계열사로 추가했다. 신규 설립된 기업의 사명은 아웃렛 이름과 같은 ‘(주)바우하우스’였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주)바우하우스(이하·바우하우스)는 설립 당시부터 그룹 안팎의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사실상 오너 일가 사기업 성격을 짙게 풍겼기 때문이다. 바우하우스는 설립 후부터 줄곧 최 회장의 장녀 혜원(35세)씨와 장남 준호(30세) 씨가 각각 50%씩 총 100%를 전부 소유한 지분 구조를 나타냈다.
이런 바우하우스는 설립 당시부터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사업 구조를 보여 관련업계의 눈총을 샀다. 실제로 ‘아웃렛 유통사업’이 주요사업인 바우하우스는 패션그룹형지가 매입한 아웃렛을 대신 운영권하면서 수익을 발생시키는 사업 구조를 나타냈다. 다시 말해 패션그룹형지로부터 건물을 빌리고 물건을 매입해 일반 대중들에게 팔아 차익을 남기는 구조였다.
바로 이 대목에서 “직접 아울렛을 매입해 놓고 굳이 따로 운영을 맡긴 것 자체가 오너 자녀들의 사익을 챙겨주려 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그룹으로 돌아가야 할 이익이 최 회장 자녀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비난 섞인 목소리도 들렸다. 그 후 패션그룹형지의 재무건전성이 점차 악화되자 비난의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상장계열 유상증자에 자녀들 아닌 바우하우스 참여 “지배력 높이고 지갑 자처” 눈총
▲ 아웃렛 운영업체인 바우하우스는 최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의 100%를 보유했다. 그런데 이런 바우하우스는 지난 2013년 그룹 계열사인 우성아이앤씨의 유상증자에 최 회장 자녀들을 대신해 참여했다. 이 대목에서 바우하우스가 최 회장 자녀들의 지갑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바우하우스가 운영하는 아울렛 전경 ⓒ스카이데일리
유통업계에 따르면 바우하우스는 주변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의 지갑 역할을 자처했다는 시선까지 받았다. 최근 오너 일가의 사금고 역할을 자처한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가 매서운 것은 물론 이들을 둘러싼 비난 여론도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바우하우스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식의 행보를 보였다’는 게 그룹과 업계 안팎 일부의 시각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해 우성아이앤씨의 유상증자에 최 회장 자녀들을 대신해 바우하우스가 참여한 것이 꼽혔다. 패션그룹형지 계열사이자 코스닥 상장기업인 우성아이앤씨는 지난 2013년 8월 구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의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로, 총 1000만주의 주식을 주당가 1255원에 발행해 125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들 대부분이 유상증자에 참여했지만 유독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최 회장의 자녀들이었다. 혜원·준호 씨는 기존 우성아이앤씨의 지분 120만주씩(각 10.26%)을 보유한 대주주였지만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다른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로 인해 미참여시 지분율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의구심을 남기는 대목이었다는 게 증권가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로 유상증자 후 공시한 증권발행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유상증자에 참여(238만8958주)한 최 회장은 기존 지분율인 20.41%를 그대로 유지한 반면 혜원·준호 씨의 지분율은 기존 10.26%에서 5.53%로 뚝 떨어졌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혜원·준호 씨에게 배정된 유상증자 신주 전부를 바우하우스가 매입한 것이다. 바우하우스가 인수한 주식은 205만1282주(10.57%)에 달했다. 이 대목에서 “바우하우스가 사실상 이들 두 사람의 소유나 다름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할 게 없어 보이지만 관심은 자금의 출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우성아이앤씨 한 소액주주는 “혜원·준호 씨가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누리면서 자신들의 돈은 들이지 않았다” 며 “최 회장의 자녀들 주머니에서 나가야 할 돈이 바우하우스에서 나간 것이다. 이는 결국 바우하우스가 최 회장 자녀들의 지갑 역할을 한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런 행위는 돈 한 푼 안들이고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전형적인 ‘꼼수’ 행위와 다르지 않다”며 “게다가 바우하우스의 사업 구조 자체가 사실상 패션그룹형지의 몫을 나눠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은 그룹의 돈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영 승계 통로 부상한 상장계열사 ‘우성아이앤씨’…지배구조 재편 ‘꼼수 승계’ 제기
▲ 최근 최병오 회장 자녀들이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우성아이앤씨가 그룹 핵심계열사로 부상하자 우성아이앤씨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향후 우성아이앤씨의 지분가치를 높인 후 매각해 경영 승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에는 최 회장 자녀들이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우성아이앤씨가 그룹 계열사 재편을 통해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데 대해서도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경영 승계 통로로 이용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꼼수 승계’ 논란이 불거져 나온 것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초 우성아이앤씨는 그룹 계열사인 에모다와 합병을 단행했다. 우성아이앤씨가 에모다를 흡수하는 방식이었다. 이로 인해 우성아이앤씨는 기존에 에모다가 보유했던 그룹 내 또 다른 상장기업인 에리트베이직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자연스럽게 ‘그룹 오너 일가→우성아이앤씨→에리트베이직’의 지배구조가 갖춰졌다.
그 후 최 회장 자녀 소유의 바우하우스까지 우성아이앤씨 대주주 명단에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그룹 오너 일가 및 바우하우스→우성아이앤씨→에리트베이직’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오너 2세의 영향력 아래 있는 우성아이앤씨 중심으로 그룹 역량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 3월 에리트베이직은 유상증자 신주 370억원과 회사채 인수 300억원 등 총 670억원을 들여 에스콰이아, 영 에이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이에프씨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프씨는 금강제화, 엘칸토와 함께 국내 3대 제화 브랜드다.
바로 이 대목에서 각종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우선 증권가에서는 “우성아이앤씨를 중심으로 사업이 재편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최 회장 자녀들의 지배력이 상승할 것”이라며 후계구도를 염두한 사업 재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분 이동 없이 사업 부문 자체를 옮기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우성아이앤씨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향후 우성아이앤씨의 지분가치를 높인 후 매각해 경영 승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며 “만약 이런 목적이면 향후 소액주주들의 손해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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