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글로벌 텐트기업, 85억 한남 빌라 한 동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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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명사들<53>]-박희봉 HKD글로벌 회장

한국계 글로벌 텐트기업, 85억 한남 빌라 한 동 소유
80년대 ‘자칼’ 유명세, 부도 후 홍콩 재기…월마트 납품 등 2천억 매출

정성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6-30 17:10:01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는 캠핑은 힐링 산업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캠핑 열기는 지난 2007년 불이 붙었고 2010년에 정점을 찍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캠핑인구는 300만명에 육박하고 전국 캠핑장은 1900여 곳에 이른다. 전국에 이름난 캠핑장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예약완료가 되기 때문에 ‘광속 클릭’은 필수 조건이 돼 버렸다. 캠핑이 국민에게 인기를 끌면 끌수록 캠핑 시장도 덩달아 성장했다. 관련 업계 추산 캠핑시장은 2008년 7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500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텐트기업 HKD글로벌이 지난 2013년 외국계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합작을 하며 텐트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HKD는 1980년대 ‘자칼’로 대표되는 등산용품 전문 업체가 전신이다. 폭발적인 인기로 승승장구했던 박희봉 HKD 회장은 여기치 않은 회사의 부도로 부침을 겪었다. 쫓기듯이 한국을 떠난 그는 홍콩에 정착하며 절치부심했다. 박 회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벼랑 끝에서 떨어졌다가 다시 일어섰다. 등기부 확인 결과, HKD는 회사 명의로 한남동의 빌라 한 동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글로벌 텐트기업 HKD가 소유한 유엔빌리지 빌라를 다녀왔다.

▲ 1980년대 ‘자칼’ 등산용품을 개발한 박희봉 회장은 현재 HKD 글로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HKD는 유엔빌리지 내 빌라 한 동을 보유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빌라의 시세는 85억원에 이른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텐트용품업체 HKD 글로벌(이하 HKD)이 부촌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빌라 한 동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HKD는 세계 캠핑용품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 해 매출 2000억원의 다국적 기업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본사가 있고 박희봉(65)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HKD의 빌라는 유엔빌리지 입구의 관리사무소에서 도보로 5분, 약 4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해당 빌라 앞으로 건축가 이창하, 배우 한성주의 주택이 위치하고 인근에는 빅뱅 멤버 탑·태양 등의 집이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건물의 토지면적은 707㎡(약 214평), 연면적은 798.96㎡(약 242평)이다. 지하1층·지상3층 다세대주택으로, 지하는 주차장, 나머지 층은 주택으로 이용되고 있다. 1층 당 1세대 총 3세대로 이뤄졌다. HKD는 3세대를 모두 소유했다.

시세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중개인은 “고급빌라인데다 대지가 넓어 매매가 쉽지 않은 곳이어서 정확한 가격은 말할 수 없다”며 “이 근방 시세가 3.3㎡(약 1평)당 4000만원 정도여서 빌라 전체의 시세는 8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층으로 이뤄진 이곳 고층부에서는 한강이 보이는 것으로 들었다”며 “한강이 보이는 프리미엄 지역이기도 하고 보안도 잘 돼 있어 유엔빌리지 내에서도 A급 물건으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빌라와 관련해 인근 주민은 “지금은 외국계 회사가 건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배우 이영애가 살았던 곳이다”며 “동네 근방을 산책하다보면 연예인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고 전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은 배우 이영애의 남편 정호영 씨가 대표를 역임했던 한국벨통신이 지난 1999년 토지 절반을 소유했었다. 한국벨통신은 매입 한지 2년 만에 한국장애인재단의 이성규 이사장에게 건물을 매각했다. 이들의 인연은 지난달 26일 배우 이영애가 한국장애인재단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된 것으로 이어졌다. 현재 이 빌라는 HKD 소유다.

HKD 소유 빌라 앞 주택은 박희봉 회장이 대표로 있는 또 다른 회사의 건물이기도 하다. 회사명은 ‘점보프라피트홀딩스리미티드’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해당 부동산을 2009년 32억원에 매입했다. 주택은 대지면적 437㎡(약 132평), 연면적 265.43㎡(약 80평), 지상 2층으로 구성됐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빌리지 초입의 부동산 전문가는 이 집의 가격을 약 53억원으로 예상했다. 박 회장이 회사를 통해 소유한 한남동 부동산은 빌라 한 동 85억원, 주택 한 채 53억원 등 합산 138억원으로 추정됐다.

승승장구 회사 부도로 좌절…홍콩 피신해 텐트로 재기 성공

▲ 박희봉 회장이 세운 HKD는 레저용 일반텐트와 산악 등반에 필요한 텐트, 군 전용 텐트를 주로 생산한다. K마트, 월마트, 코스트코, 이케아 등 60여개 세계 유명 유통업체에 텐트를 제조·납품하고 있다. 사진은 HKD코리아. ⓒ스카이데일리

박 회장은 1980년 회사를 설립하고 35년 사이 회사를 세계적인 캠핑용품 업체로 성장시켰다. HKD는 레저용 일반텐트와 산악 등반에 필요한 텐트, 군 전용 텐트를 주로 생산한다. 전 세계 6개국 1만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K마트, 월마트, 코스트코, 이케아 등 60여개 세계 유명 업체에 텐트를 제조·납품하고 있다.

또 HKD는 미국 크라이슬러와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하면서, 캠핑 브랜드 ‘지프’를 출시해 전세계, 국내에서 판매 중에 있다.

박 회장은 1980년대 국내 시장에서 ‘자칼’이라는 등산용품을 출시했다. ‘자칼’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날개 돋힌 듯 팔리며, 박 회장은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1992년 갑자기 들이 닥친 섬유산업의 침체로, 박 회장은 자금난을 버티지 못했고 회사는 부도를 맞이했다. 박 회장도 쫓기듯 단돈 300달러를 가지고 홍콩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박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재기의 구슬땀을 흘리며 이전 거래했던 바이어들의 도움을 받아 방글라데시에 공장을 지었다. 그리고 HKD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박희봉 회장은 홍콩교민 기업인 중에서도 성공한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또 그는 홍콩한국국제학교에 2011년부터 매년 5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정성문 기자 moon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