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소주 최강자, 서울 지역 도매상들과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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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무학, 배송비 전가·끼워팔기 논란

‘컬러시리즈’ 열풍 타고 수도권 공략 가속…서주협, 공식 항의문 전달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7-06 17:25:51

‘좋은데이’를 대표제품으로 하는 무학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소주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수도권에서의 지지도는 미미하지만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맹주 격으로 불린다. 무학은 지난해부터 영남권을 벗어나 수도권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남 서초 일대 유흥가에서 좋은데이를 홍보하는 무학의 아웃소싱 직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무학은 올해 봄에 출시한 과일소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내세워 수도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유자를 베이스로 개발한 롯데칠성음료의 ‘순하리 처음처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패스트팔로우 전략으로 ‘컬러시리즈’를 내놨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우호적이다. 덩달아 오리지널 ‘좋은데이’의 인지도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무학의 수도권 진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컬러시리즈’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리큐르 제품을 기반으로 소주업계 2위 등극을 꿈꾸고 있는 무학의 행보를 취재했다.

▲ 영남을 연고로 한 소주 업계 3위 무학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히트시키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좋은데이의 수도권 진출을 야심차게 진행시킨 무학은 최근 컬러시리즈가 수도권에서 높은 인기를 얻자 덩달아 좋은데이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으나 업계는 이 같은 유행과 별개로 무학의 수도권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스카이데일리

무학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이하 컬러시리즈)’를 출시한 날짜는 지난 5월 11일. 3월 말 출시된 롯데칠성음료의 ‘순하리 처음처럼(이하 순하리)’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자 한 달여 만에 이를 모방한 리큐르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더욱이 무학은 단순히 미투 제품을 내놓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성으로 ‘순하리’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유자 한 가지 맛을 베이스로 삼은 데 반해 무학은 블루베리(블루), 레드(석류), 옐로우(유자) 등 3가지 맛을 선보여 고객들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혔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무학은 또 하이트진로가 자몽향을 첨가한 ‘자몽에이슬’ 출시를 예고하자 이보다 앞서 자몽을 베이스로 하는 ‘좋은데이 스칼렛’을 추가로 출시했다. 과일소주 경쟁에서 잇따른 패스트팔로우 전략을 도입한 셈이다.

현재 ‘컬러시리즈’는 블루, 레드, 옐로우, 스칼렛 등 총 4가지가 시중에 나와 있으며 7월 중에는 복숭아 베이스의 ‘핑크’가 가세될 예정이다.

‘순하리’와 ‘자몽에이슬’ 틈바구니서 선전

최초 ‘순하리’를 통해 리큐르 소주를 접한 소비자들은 ‘컬러시리즈’에도 호기심을 나타냈다. ‘컬러시리즈’를 맛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우호적이라는 것이 상인들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순하리’보다 낫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왼쪽부터 레드(석류), 스칼렛(자몽), 옐로우(유자), 블루(블루베리). 무학 측은 이달 중으로 복숭아 맛 핑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대학가 인근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A씨는 “대학가 근처다보니 아무래도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들이 주 고객이다”며 “얼마 전까지는 ‘순하리’만 찾았는데 최근에는 ‘컬러시리즈’를 주문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매출 면에서도 ‘컬러시리즈’가 ‘순하리’나 ‘자몽에이슬’에 뒤지지 않는다”며 “‘컬러시리즈’ 중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블루’다”고 설명했다.

국세청·공정위, 무학 기증행위·끼워팔기 주목

이처럼 ‘컬러시리즈’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자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서울지역 도매상들 사이에서 “무학이 제품을 직배송 해주지 않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물류시설까지 가서 자차로 수령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여기에 더해 무학이 ‘컬러시리즈’에 비인기제품인 ‘좋은데이’를 끼워 팔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 국세청은 ‘좋은데이’를 덤으로 주는 기증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공정위는 불공정행위인 ‘끼워팔기’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선 뒤 무학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성 공문을 전달한 서울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이하 서주협)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식적으로 항의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컬러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무학과 일부 도매상 간에 작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 자료: 마케팅인사이트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무학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배송문제와 관련해 무학 관계자는 “직배송해주는 것이 원칙이나 아직 영업망 구축이 완전하지 않아 수요가 배송한계를 넘어서면서 벌어진 일이다”며 “회사 측에서 먼저 직접 와서 수령해가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끼워팔기’ 논란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블루’ 제품을 원하는 일부 도매상들이 해당 제품이 없어 다른 ‘컬러시리즈’ 제품을 가져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와전돼 오해를 산 듯하다”며 “만약 ‘컬러시리즈’ 인기에 편승해 ‘좋은데이’를 끼워 팔았다면 매출액에서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컬러시리즈’ 출시 이후에도 ‘좋은데이’의 매출액은 예나 지금이나 대동소이하다”고 해명했다.

김도현 기자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