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오뚜기, 삼양 제치고 농심에 당찬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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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 상생의 맞수<8>]-오뚜기 vs 삼양식품

오뚜기와 삼양식품 간 면제품 매출 격차 확대…재편된 라면업계 순위 굳어지나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7-27 17:41:20

▲ 라면업계 2위를 두고 경쟁하는 오뚜기와 삼양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삼양을 누르고 업계 2위에 올라선 오뚜기가 삼양과의 격차를 벌이고 농심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반면 삼양의 경우 매출이 감소하는 등 점유율을 점차 뺏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농심이 국내 라면업계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가 업계 2위 자리를 굳히는 분위기다.

지난 1989년 ‘우지파동’으로 농심에 ‘왕좌’를 내준 삼양식품은 그간 절치부심하며 꾸준히 1위 자리 탈환을 노렸으나 오히려 농심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지난 2013년 오뚜기에게 시장 점유율에서 추월당해 3위까지 밀려났다. 이제는 팔도의 추격을 걱정해야 될 처지다.

반면 삼양을 제친 오뚜기는 2위 수성에 만족하지 않고 라면시장 절대강자인 농심을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 자료: AC닐슨, 업체 등 ⓒ스카이데일리

농심 독주 속에 오뚜기 2위 자리 굳건

현재 국내 라면시장은 경쟁구도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농심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상반기 라면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누적 점유율은 농심 62.3%, 오뚜기 17.2%, 삼양식품 12.0%, 팔도 8.5%로 나타났다.

농심은 매출액 Top 10 안에도 무려 7개 제품을 올렸다. 부동의 1위인 신라면을 비롯해 안성탕면(2위), 짜파게티(3위), 너구리(4위), 육개장 사발면(7위), 신라면 컵라면(8위), 짜왕(10위) 등이 순위에 들었다. 나머지 세 자리는 삼양식품 삼양라면(5위), 오뚜기 진라면(6위), 팔도 비빔면(9위)이 차지했다.

1989년 이전까지 라면시장은 삼양식품이 5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삼양식품의 점유율은 제품생산 과정에서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이른바 ‘우지파동’이 일면서 10%대로 고꾸라졌다. 이후 삼양식품은 8년간 법정 공방을 벌여 무죄판정을 받았으나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양식품 오뚜기에 밀려 업계 3위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3년부터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오뚜기에 약 3%p 가량 점유율이 앞섰으나 점차 차이가 좁혀지면서 결국 2013년에 2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오뚜기 “삼양식품 아닌 농심이 경쟁자”

오뚜기는 업계 2위로 올라선 뒤 해마다 농심의 점유율을 조금씩 가져오며 삼양식품과의 격차를 점점 더 벌이고 있다. 이미 삼양식품을 넘어섰다는 판단 아래 하위 주자인 삼양식품과 팔도의 견제를 방어하기 보다는 농심을 따라잡는 것에 더욱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오뚜기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라면의 종류만 160여 가지가 넘고 시장규모는 2조원에 육박한다”며 “하지만 내수시장은 성장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4개 업체가 경쟁하며 파이를 나눠먹는 구조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 내부에서는 삼양보다는 농심을 경쟁사로 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농심과 삼양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업계 2위가 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013년부터 메이저리거인 LA다저스 류현진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것이다. 이 광고가 공중파를 타면서 진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의 라면매출 감소는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 중 라면이 차지하는 부분이 80%에 이르기 때문이다. 반면 오뚜기의 경우 라면을 비롯한 각 사업부문이 고른 매출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뚜기(좌)와 삼양식품 본사 ⓒ스카이데일리

오뚜기의 면제품류 매출액도 상승세다. 지난해 1분기 오뚜기 면제품류 매출액은 1276억원이었으나 올 해 1분기 매출액은 133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664억원의 면제품류 매출액을 나타냈던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598억원을 기록하며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두 회사의 면제품류 매출액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각각 2682억원, 2397억원, 2530억원의 면제품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는 4490억원, 4920억원, 51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오뚜기가 더블스코어로 삼양식품을 앞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의 경우 사업부문별 고른 매출구조를 가지고 있어 삼양에 비해 면제품 매출액의 리스크가 적다”며 “하지만 삼양의 경우 면제품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 차지하고 있어 라면의 시장점유율이 계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회사 전체에도 큰 악영향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기자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