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위 자동차, 한국에선 삼성 이름 빌려도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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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384>]-르노삼성자동차

사상최대 판매 속 홀로 내수 하락·점유율 4→5위…“소형SUV 이윤 적어”

신정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1-08 15:20:08

▲ 유럽 내에서 자동차 시장점유율 3위이기도 한 글로벌 그룹 르노자동차는 국내 대표적 브랜드인 삼성 이름을 빌리고도 전혀 맥을 못 추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국내 자동차 업계 3위를 유지했으나 2013년에 5위로 내려갔고 2014년에 쌍용차를 추월해 4위로 도약하는가 싶더니 지난해에는 다시 업계 5위로 떨어졌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르노삼성자동차 대리점. ⓒ스카이데일리

르노그룹은 유럽에서 자동차 시장점유율 3위를 랭크하는 글로벌 자동차 그룹이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의 이름을 빌리고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점유율 5위로 떨어진 것이다.

프랑스 기업 르노그룹은 1899년 르노 3형제가 설립했으며 유럽이 주 무대다. 르노그룹은 1999년 3월 일본기업 닛산의 지분 44.4%를 인수했고 이듬해 삼성자동차를 인수해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자동차는 삼성그룹의 숙원사업으로 1995년 설립돼 1998년 SM5를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했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르노그룹에 인수됐다.

르노삼성자동차주식회사(이하 르노삼성)는 2000년 7월 르노그룹 자회사인 르노그룹BV와 삼성카드가 합작투자계약을 통해 탄생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주는 르노그룹BV 79.99%, 삼성카드 19.9%, 우리사주조합 0.21% 등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9월 30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르노그룹은 유럽에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르노삼성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국내 자동차 업계 3위를 유지했으나 2013년에 5위로 내려갔고 2014년에 쌍용차를 추월해 4위로 도약하는가 싶더니 지난해에는 다시 업계 5위로 떨어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2014년 내수와 수출을 합한 총 판매대수는 업계 4위를 유지했고 판매대수도 늘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 2014년 쌍용차는 6만9036대, 르노삼성은 8만3대를 팔아 르노삼성이 점유율이 더 높았지만, 2015년 쌍용차가 9만9664대를 판매해 8만17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의 점유율을 추월했다.

▲ 자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12월 기준 내수 판매는 지난해 말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이 대대적인 홍보 프로모션 진행으로 업계 5위권 내 모든 기업이 전년 동월 대비 판매대수가 늘었다. 그럼에도 르노삼성은 1만235대수에 그쳐 완성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2014년 동월 대비 1.2% 하락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개별소비세 인하 및 연말 특수 등으로 완성차 업계의 실적이 뛰었다”며 말했다.

또 그는 “르노삼성의 실적은 2만4560대가 팔린 소형 SUV QM3가 견인했다”며 “하지만 경차·소형 SUV 등 이윤이 적은 차들이 대거 판매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중 가장 많은 리콜 수…10대 중 4대가 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량 감소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업체 중 리콜대수 최다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해 리콜대상에 오른 국산차 75만7542대 중 르노삼성 자동차는 39만9177대로 52%를 차지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 자료: 국토교통부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스카이데일리

르노삼성이 지난해 수입한 차량 중 리콜 차량 2만949대를 합해 전체 리콜대상 차량 비율로 따져도 43.8%에 달한다. 이는 리콜차량 10대 중 4대가 르노삼성 차량이라는 의미다.

업계 꼴찌 속 신차 출시 대대적 홍보…6년 만에 내수 3위 목표 달성 여부 ‘촉각’

지난해 5위로 추락했던 르노삼성은 올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4월 중형급 세단 SM6 출시예정이다. 르노삼성은 2013년에 출시한 QM3을 마지막으로 지난 2년간 신차를 출시하지 않았다. 그동안 르노삼성의 국내 판매량이 신차를 투입할 만큼 받쳐주지 못했지만 계속되는 부진 속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SM6는 지난해 유럽 모터쇼에서 호평 받은 ‘탈리스만’을 국내 시장에 들여온 차종으로 현대 소나타와 기아 신형 K5 등의 중형차 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M6 외에도 소형차 클리오와 미니밴 에스파스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은 올해 2010년 이후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던 내수 3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M6 출시는 4월이지만 연초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고 있다. 또 올 연말까지 전국 188개 전시장 중 70곳을 리모델링하는 등 마케팅 부분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공시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2014년에 마케팅 비용(광고판촉비)을 2013년 916억원에서 982억원으로 늘렸고 당기순이익은 171억원에서 1968억원이 올랐다.

올해 4월 출시될 SM6에 대한 자동차 전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르노삼성의 판매 실적은 업계 5위지만 품질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컸기 때문이다.

이는 리콜차 대수는 많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제조사 중 리콜 시정률이 99.3%로 가장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 시장조사 전문기관에서 실시한 자동차 만족도 부문에서 국산차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저렴한 가격에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신정연 기자 pringles331@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