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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수출 순위 6위로 올라섰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904억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의 경제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그러나 약 60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전혀 달랐다. 과거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우리의 경제 수준은 개도국은커녕 빈민국 수준에 가까웠다.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기 급급했을 뿐 경제발전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이랬던 한국이 본격적으로 경제 발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1960년대 중반부터다.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등 정부의 주도 아래 산업화가 발 빠르게 진행됐다. 덕분에 기업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경제 발전을 갈망하는 국가와 그것을 실행하는 기업, 이들은 잘 맞물린 톱니바퀴와도 같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도 유래 없는 급속도의 경제 발전을 실현해 냈다. 국가 경제 발전과 그 역사를 함께한 기업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재벌’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단어를 만들어 내며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시간 동안 대다수 기업들이 세대교체 과정을 겪었다. 연로한 창업주를 대신해 그 후손들이 기업 경영을 도맡은 것이다. 소위 ‘후계자’로 불린 이들 2세 경영인들은 창업주가 닦아놓은 반석 위에 저 마다의 왕국을 세웠다. 2세 경영인에 이르러 하나 둘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실패의 쓴 맛을 본 기업도 있었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2세에 이어 3세 경영인들도 하나 둘 등장했다. 1세 경영인이 기반을 닦고 2세 경영인들 성과를 일궜다면, 최근에 등장한 3세 경영인들은 미래먹거리 찾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이들은 스카이데일리의 부자명사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부자 유형 중 후계승계형으로 분류됐다. 스카이데일리가 신년특집 ‘한국 부자유형 탐구’네번째 시리즈로 오너 2·3세 경영인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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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는 창업주 세대를 거쳐 2세에 이르러 꽃을 피운 기업이 다수 있다. 창업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후계자들은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해 기업의 발전을 도모했다. 그 과정에는 각고의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이 있었다. 스카이데일리는 이들을 일컬어 후계승계형 부자로 분류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소유 주택,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소유 주택,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주소지 주택,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소유 주택 ⓒ스카이데일리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 중에 ‘금수저’라는 단어가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남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빈부격차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노력 없이 부를 얻은 이들에 대한 냉소적 반응이 ‘금수저’라는 단어로 대신 표출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자산관리업계 등에 따르면 금수저, 후계승계형 부자들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막대한 부를 물려받은 것은 맞지만 거기에는 강도 높은 사회적 책임감이 따랐다.
가진 것이 많은 만큼 그것을 유지·발전하는 것이 부자들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것은 오너 일가만의 과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 문제였다. 오너들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수천, 수만명의 밥줄을 쥔 만큼 그들이 느끼는 책임감의 강도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후계승계형 부자들은 대부분 유산에 만족하지 않고 저마다의 노력을 통해 부를 키웠다. 그런 부를 통해 채용, 투자 등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물론 예외가 있긴 했지만 대다수는 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부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 ‘재벌’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대한민국 기업들 대부분은 국가 경제 발전 태동기인 1950~60년대 설립됐다. 창업주 세대들은 기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창업주 세대에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지금의 사세에 훨씬 못 미쳤다. 오히려 지금의 규모를 갖춘 시기는 창업주 다음 세대, 즉 후계자 2세대에 이르러서인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후계자들은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해 기업의 발전을 도모했다. 물론 그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곳곳에 장애물이 존재했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야 했다. 지금의 재벌기업은 바로 후계자들의 피와 땀, 눈물이 뒤엉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업구조 변화·신시장 개척 등 위험 감수…글로벌기업 일군 ‘2세들’
▲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두산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굴지의 대기업 오너2세들은 창업주로부터 기업을 물려 받아 사세를 더욱 키워낸 장본인들이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스카이데일리]
재계와 자산관리 업계에서 창업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아 사세를 확장시킨 주역 중 첫 손에 꼽히는 인물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다. 그는 과거 내수 중심에 머물러 있던 사업 구조를 수출 중심의 사업 구조로 바꿔 사세를 확장함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도 혁혁한 공로를 세운 주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이야 삼성그룹은 국내 재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과거에는 지금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삼성그룹은 창업 당시만 해도 지금의 위세에 한참 못 미쳤다. 조미료, 설탕 등의 식료품 제조업이 주력사업이라 불릴 때도 있었다.
이 회장은 부친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타계한 1987년부터 그룹 회장직을 맡으면서 사업 구조의 변화를 꽤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의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났으며, 이를 기반으로 삼성그룹의 사세는 날로 커져갔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한 번도 재계 서열 1위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그룹을 명실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일군 주역인 이 회장은 과거부터 줄곧 부촌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주택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배산임수의 완벽한 지형을 갖춘 ‘길지’로 꼽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의 주택은 대지면적 824㎡(약 250평), 연면적 1167㎡(약 354평)다. 시세는 약 130억원대로 추정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또한 부친으로부터 물려 받은 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킨 후계자로 꼽힌다. 앞서 이건희 회장과 달리 서 회장은 사업구조의 변화를 꾀하는 대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으로 사세를 키웠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리스크를 감수한 채 시도한 ‘모험’이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전자는 기업을 수술대 위에 올린 반면 후자는 기업을 사막 한 가운데 던진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부친인 고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주로부터 기업을 물려 받은 서 회장은 ‘한 우물을 판다’는 선친의 정신을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에 더욱 몰두했다. 이런 서 회장은 사업의 다각화 대신 시장의 다변화를 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1990년대 초 국내 기업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중국시장에 진출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아모레퍼시픽 중국 사업부는 무려 15년여 동안이나 적자를 거듭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좌절하지 않고 사업을 지속해 나갔다. 이런 서 회장의 의지는 중국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시기에 빛을 발했다. 중국 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동시에, 넓은 유통망까지 구축하게 된 것이다.
▲ 자료:스카이데일리 부동산DB ⓒ스카이데일리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사세는 급속도로 커졌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제2의 도약이라 부를 정도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또한 날로 높아져 갔다. 그 결과, 서 회장은 이건희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 부호 2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서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총 9조27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서 회장도 ‘길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 소유의 한남동 주택은 대지면적만 2429.4㎡(약 734.9평)에 이른다. 부유층들이 밀집한 한남동 내에서도 이 정도의 규모는 보기 드물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서 회장 소유 부동산의 가치는 약 2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창업주로부터 기업을 물려 받아 사세를 키운 주인공으로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최창원 SK가스 부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이 있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역시 사세를 확장한 2세들이다.
프리미엄브랜드 론칭, 사업다각화 등 미래먹거리 찾아 나선 ‘오너 3세’
최근 우리나라 대다수 재벌기업들의 핵심과제 중 하나는 바로 ‘경영승계’와 ‘미래먹거리’다. 우선 승계의 주인공은 오너3세다. 이미 수많은 오너3세들이 기업 경영에 참가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자신만의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점차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과거 창업주의 2세들이 기업의 사세 확장에 주력했다면 3세들은 기업의 미래먹거리 창출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 역력하다. 미래먹거리 창출이야 말로 기업 내에서 입지 구축과 앞으로 직접 책임져야 할 기업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두 가지 작업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오너3세 인물로 첫 손에 꼽히는 인물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함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후계자인 정 부회장은 할아버지이자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을 꼭 빼닮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 최근 재계에는 오너3세들이 하나 둘 경영 일선에 등장하고 있다. 오너3세들 대부분은 그룹의 미래먹거리 창출에 유독 열을 올리는 추세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스카이데일리]
‘정주영의 현신’이라 불릴 정도다. 그만큼 경영능력이나 인품 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룹 내에서는 물론 재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정 부회장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런 정 부회장은 최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론칭을 직접 주도했다.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 등과 마찬가지로 현대차 고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완성차 시장에서 일반차보다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기아자동차의 ‘K시리즈’를 한 차례 성공시킨 전례가 있어 이번 제네시스 론칭 또한 주변의 상당한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정 부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회장 지척에서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들 부자가 거주하는 곳은 대한민국의 대표부촌 중 한 곳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유엔빌리지’다. 유엔빌리지 내에 위치한 정 부회장 소유의 주택은 총 1032㎡(약 313평) 규모의 토지 위에 지어졌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정 부회장 소유 부동산의 가치는 약 110억원에 달한다. 이 곳에는 정 부회장의 여자형제들도 함께 주택을 보유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수장인 정지선 회장 또한 3세 경영인 중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의 사촌형제이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 회장은 재계에서도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일찌감치 경영권을 물려 받았다. 처음 그룹 회장직에 올랐을 때 정 회장의 나이는 37세였다. 정 회장에게 ‘젊은 총수’라는 수식어가 부여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 회장은 그룹 총수직에 오른 후 약 몇 년간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는 사이 동종업계 타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그에 반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은 한 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우려의 시선은 날로 높아져만 갔다. 그런데 지난 2010년 현대백화점그룹과 정 회장의 행보에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발생했다. 정 회장 본격적으로 활동 보폭을 넓히기 시작한 것이다.
정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2011년 현대LED(조명), 2012년 한섬(의류), 2013년 현대리바트(가구)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또 최근에는 주력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아울렛 시장 진출을 꽤했다. 얼마 전에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오픈하며 그 위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활동 폭을 넓히고 정 회장은 부촌으로 불리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 주소지 주택은 727㎡(약 220평)의 대지 위에 2층 규모로 지어졌다. 현재 그 시세는 약 6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는 부친 정몽근 명예회장이다.
이 밖에도 현재 재계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치는 오너3세 경영인으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등이 있다. 좀더 나이 든 3세 후계자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구본걸 LF 회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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