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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에서 내려왔다. ‘혁신의 아이콘’ 창업주 스티브 잡스 사후에도 줄곧 호실적을 기록했던 애플은 지난 1일 5366억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5522억달러를 기록한 구글의 지주사 알파벳에 1위 자리를 내 주게 됐다. 사진은 미국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스카이데일리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11년 10월 투병 중이던 췌장암이 악화돼 사망했다.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일각에서는 굶주림·내전 등으로 수백만 명이 죽어가는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슬퍼하지 않는 이들이 단 한 명(스티브 잡스)의 죽음에 애도한다며 꼬집는 내용의 이미지를 전파하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잡스에 대한 전세계적 애도 물결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영면한지 불과 4년을 조금 넘긴 시점에서 벌써 그를 주인공으로 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되는 잡스를 이용한 장삿속이란 비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두 영화 모두 흥행에 있어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두 영화는 ‘잡스’(2013)와 ‘스티브 잡스’(2015)다. 각각 애쉬튼 커쳐와 마이클 패스벤더가 잡스로 분(扮)했다. 익히 알려진 잡스의 인생을 토대로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췄지만 흥행 면에는 미국, 한국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 2013년 8월 개봉한 ‘잡스’는 국내에서 불과 22만5000여명의 관객몰이에 그쳤으며 지난달 21일 개봉해 상영중인 ‘스티브 잡스’ 역시 흥행성적은 저조한 상태다.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8위로 시작해 8~10위를 유지했으며 지난달 27일 이후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작품성으로는 지난달 개봉한 ‘스티브 잡스’가 보다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개봉한 ‘잡스’의 주연인 애쉬튼 커쳐가 제34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날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이색시상식)에서 ‘최악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제도권 영화제와 인연이 없었다면 ‘스티브 잡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트레인스포팅’, ‘28일 후’,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을 연출한 대니 보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소셜네트워크’, ‘머니볼’, 드라마 ‘뉴스룸’ 시리즈 등을 집필한 아론 소킨이 시나리오를 쓴 이 영화는 개봉 후 전세계 20개 시상식에서 5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지난달 10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오는 28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에 각각 노미네이트 된 상태다.
▲ 영화 ‘잡스’(좌), ‘스티브 잡스’ 포스터 [사진=NEW, UPI코리아]
흥행실패 ‘잡스’ 소재 왜 두 번이나…애플 ‘시총 1위 시대’ 막 내려
스티브 잡스는 충분히 할리우드가 탐낼만한 인물이다. 인류 산업에 혁명이라 일컫는 PC의 보급을 이끌었으며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으로 이어지는 ‘포스트 PC’ 시대를 연 장본이기도 하다. 20세기와 21세기 양세기를 거쳐 ‘혁신의 아이콘’이라 할 만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잡스는 2011년 8월 24일 애플 최고경영자(CEO)직을 사임했다. 당시 애플은 최고주가를 달리고 있을 때였다. 잡스 사임 2주 전인 8월 10일에는 사상 첫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업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잡스가 떠난 애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후임자인 팀 쿡은 유능한 경영인이었으나 잡스가 워낙 걸출한 인물이다보니 그에 비해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받았다. 쿡은 그간 애플이 추구해 온 ‘감성마케팅’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용시켜 애플을 더욱 성장해 갔다.
팀 쿡은 아이폰·아이패드를 중심으로 우수한 디자인과 편리성을 강화시켜 나갔으며 동시에 잡스가 고집한 스마트폰 3.5인치 시대의 막을 내리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화면 스마트폰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해마다 매출 실적은 신기록을 경신했다. ‘글로벌 1위 시가총액’ 타이틀 역시 지켜나갈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23일에는 7747억달러(약 942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승승장구 할 것만 같았던 애플은 지난 1일 시가총액 세계 1위 타이틀을 ‘알파벳’에 넘겨줬다. 54개월여 만에 2위로 내려앉은 것이다. 1일 종가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은 5366억달러(약653조원)였으며 알파벳은 5522억달러(약 672조원)을 기록했다.
▲ 자료: 애플 연례보고서(Apple Annual Report)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알파벳은 지난해 설립된 ‘구글’의 지주사다. 검색사이트로 시작한 구글이 유투브·헬스케어·무인차 등 다양한 사업분야가 생겨나자 알파벳을 설립하고 다 분야의 사업구조를 알파벳 산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생겨난 곳이다. 사실상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구글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세계 최고 기업에서 낙마 한 것을 두고 아이폰 성장세가 멈췄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 구글이 애플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넘어선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이를 두고 국내 IT업계에서는 아이폰이 주력인 애플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속히 팽창한 상태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주춤하기 시작했고 결국 애플은 글로벌 선두자리를 내주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경우 독자적인 OS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제조업체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구글의 경우 다양한 제조사가 이용하는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곳으로 애플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고 향후 이 같은 1위 기조를 이어 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애플의 경우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업체들에게 속속 시가총액 순위를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충성도 높은 고객과 폐쇄적인 정책으로 자사 제품에만 사용하는 OS의 품질력이 우수해 고순위는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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