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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문의약품(ETC) 유통업체 남양약품의 설립자 신남수 회장은 아들 소유 기업에 대한 퍼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아들 기업이 급격히 성장하는 동안 주력사인 남양약품의 매출은 약세가 지속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사진은 남양약품 본사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전문의약품(ETC, Ethical Drug) 유통업체 남양약품의 설립자 신남수 회장을 둘러싼 구설수가 일고 있다. 주력 기업과 동일 사업을 영위하는 아들 소유 기업에 대한 “지나친 퍼주기 행보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지원으로 아들 기업이 급격히 성장하는 동안 주력사인 남양약품의 매출은 약세가 지속돼 논란이 커졌다.
이에 도매업계 일각에서는 “신사업 진출 및 사업다각화를 이유로 주력 기업이 취해야 할 이득을 아들 기업에 돌리는 것은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 행보’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도매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종업체 간 경쟁구도가 남다른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 실정에서 단 몇 년 새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면 그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며 “아들 소유 기업을 키워 경영 승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부친의 노력이 반영되지 않으면 힘든 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신남수 회장, 사업 확장 내세운 아들 기업 ‘뉴신팜’ 키우기 논란에 경영승계 시선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의약품 유통업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09년 설립된 뉴신팜은 남양약품의 특수관계 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뉴신팜의 지분 100%를 보유한 ‘실제 주인’이 남양약품 설립자인 신남수 사장의 아들 신홍규 씨이기 때문이다. 최초 뉴신팜의 설립 목적은 남양약품의 사세 확장 및 신규 사업 진출 등이었다.
그러나 동종업계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2세 기업을 설립한 것 자체가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세 확장이 목적이라면 남양약품이 직접 출자해 설립하는 것이 자본금 확충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뉴신팜은 설립 초 비교적 잠잠한 행보를 보이다가 지난 2010년 이후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의 다크호스로 불릴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 뉴신팜은 매출액 399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단 1년만인 2011년에는 매출액이 618억원으로 약 219억원 가량 급증했다.
또 2010년 당시만 해도 자본금이 5억2000만원에 불과한 기업이 약 4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올리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논란이 일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더욱이 이듬해 뉴신팜은 자본금이 15억2000만원으로 약 10억원 가량 올랐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훨씬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의약품을 구입해 재판매하는 의약품 유통업의 사업 구조상 이 같은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초기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물론 외상매입 방식이 있긴 하지만 재무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성이 있어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의 자본금 확충이 필수적이라는 게 도매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뉴신팜 매출 규모는 이런 정황을 반영하듯 급격히 늘었지만 불안한 재무상황을 보였다. 부채비율은 2010년 763%, 2011년 709% 등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2012년에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4억원이나 오른 882억원을 기록했지만 부채비율 또한 981%로 한층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뉴신팜은 물류창고 까지 마련했다. 지난 2011년 기존 한국수자원공사 소유였던 부지를 사들였다. 매입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입 이듬해 말 토지의 공시지가는 약 105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144억원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거래가격 또한 공시지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부채비율 1000% 육박 불구 무리한 물류창고 확충…부친 빌딩 이용 ‘담보대출’ 조명
▲ 신남수 회장은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한 빌딩 한 채를 개인 명의로 갖고 있다. 신 회장은 아들과 아들 소유 기업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본인 소유의 빌딩을 담보로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신남수 회장 소유 빌딩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뉴신팜이 높은 부채비율을 감수하면서도 지속적인 확장 행보를 보인 배경에 남양약품 설립자이자 실 소유주의 부친인 신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들 사기업을 통해 사세 확장을 시도한 것에서 나아가 해당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자금 지원을 실시한 정황이 나타났다.
관련업계 및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한 빌딩 한 채를 개인 명의로 갖고 있다. 해당 빌딩은 총 330.9㎡의 토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돼 있다. 빌딩 부지 위에는 지상 4층 규모의 주차타워(간이)도 설치돼 있다.
신 회장은 이 빌딩을 담보로 지난 2006년 금융기관에서 한 차례 돈을 빌렸다. 이에 따라 채권최고액 13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그런데 약 5년 후인 2011년에는 빌딩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주체가 아들인 신 씨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들 신 씨가 근저당권자에 이름을 올리는 대신 과거 신 회장이 빌린 돈을 고스란히 넘겨받은 것을 의미한다”며 “이 때 건물 주인이 신 회장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신 회장이 아들의 대출에 빌딩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아들이 돈을 빌리는 것 뿐만 아니라 뉴신팜이 돈을 빌리는 데도 선뜻 빌딩을 담보로 내줬다. 지난 2009년 뉴신팜은 신 회장 빌딩을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이로 인해 빌딩에는 채권최고액 20억원 규모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아들 기업 실적 급등, 주력 기업 실적 하락…“이익 넘겨준 것과 다름없다” 분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재무악화 속에서도 신 회장의 지원을 받은 뉴신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의약품 유통업 자체가 사실상 안정적인 거래처만 확보 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사업구조 덕분에 뉴신팜의 상황은 좋아졌다. 매출 규모도 꾸준히 늘었고 재무상황은 안정돼 갔다.
뉴신팜의 매출액은 크게 올라 2014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15년 역시 전년 보다 더욱 증가한 107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2013년 987.04%의 고점을 찍은 후 2014년 888.2%, 2015년 343.9% 등으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런 가운데 뉴신팜의 상황이 점차 나아질수록 남양약품의 상황은 점차 반대의 상황을 나타내 주목됐다. 뉴신팜은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 했지만 반대로 남양약품의 매출액은 2012년 3212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해 지난해에는 2604억원까지 떨어졌다.
의약품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2세 기업의 성장과 반대로 기존 주력 기업의 실적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주력 기업에게 돌아와야 할 이익이 2세 기업에게 돌아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자칫 ‘배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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