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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지난 20세기 초까지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 부국이었다. 하지만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는 4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물가상승률과 극심한 외화 부족에 사실상 부도 상태에 직면해 있다. 그렉시트 사태까지 불거졌던 그리스 역시 최근 경제 파탄을 맞았다. 유로존 편승효과로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유럽 국가 중 가장 높았지만 한순간 몰락했다. 이들 두 국가는 잘못된 경제정책에 의해 재정파탄이라는 결말을 맞게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나치게 관대한 연금제도, 포퓰리즘성 정책 남발, 실패한 산업정책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한 경제정책이 아니라 단기간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바쁘다보니 장기적인 관점이 부재한 경제정책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경제정책 역시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아닌 단기간 보여주기식 정책에 치중한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장기화된 저성장 기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즉흥적이고 땜질식 성격이 짙어 보이는 까닭이다. 대표적인 최근의 사례로 오늘(6일) 임시공휴일, 수천명의 유커 초청 이벤트, 한국판 양적완화 등이 꼽힌다. 임시공휴일은 수십조의 생산·수출 감소와 샐러리맨 상대 소상공인들의 피해, 일회성 유커이벤트는 한국 재방문율 감소와 콘텐츠의 질 저하, 한국판 양적완화는 한국경제의 중장기 중병 심화 등의 지적을 각각 받고 있다. 이에 한국경제 스테로이드 처방 위험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제운용이 즉흥발상과 땜질처방 등으로 촐랑대는 모습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경제정책과 이를 둘러싼 각계각층의 평가와 전망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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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가차원의 다양한 경제활성화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요 경제정책들의 준비기간이 짧아 단기간 보여주기식 경제정책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적 관점이 부재한 경제정책이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향후 부정적인 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이주열(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장기화된 저성장 기조를 타개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전방위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양적완화부터 임시공휴일 지정, 유커 인센티브 관광단 유치까지 다양한 방식의 경제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재계 및 경제단체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요 정책들이 즉흥적 발상으로 나와 준비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어 졸속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보여주기식 땜질 행정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갑작스런 임시공휴일…천문학적 생산차질에 샐러리맨 상대 소상공인들 피해도
지난달 28일 정부는 오늘(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경기침체와 성장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수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전에 갑작스런 임시공휴일 지정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업일수 감소로 인한 수출량 감소, 중소기업들의 저조한 참여율 등이 이런 비판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조업일수가 감소하면 동시에 수출 선적 물량도 감소하게 돼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산업 구조상 내수 진작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비록 하루라고 하지만 전체 기업의 생산차질은 수십조에 달할만큼 천문학적이라고 추계하고 있다. 실제로 연간 1.1일의 공휴일이 추가되는데 따른 손해액이 수십조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다.
▲ 임시공휴일을 하루 앞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코엑스 광장에서 치러진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생산차질이 곧 수출감소로 이어진다는데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41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지난 3월 8.2%였던 수출 감소폭이 두자릿수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조업일수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4·13총선 등 임시공휴일이 증가하면서 수출 역시 감소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서도 조업일수 하루가 줄어들면 수출이 20~30억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임시공휴일과 대체휴일 등 연간 공휴일이 3.3일이 늘어났을 경우 30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임시공휴일이 불과 일주일전에 지정되면서 내수시장 소비 진작이라는 당초 목표마저 불투명해졌다. 정부지자체 및 대기업은 제쳐두더라도 중소기업의 참여율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6곳은 임시공휴일에도 정상 근무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납기를 위해 짜놨던 생산 스케줄을 조정할 시간이 충분치 않아 불가피하게 정상 근무를 해야한다는 것이 중소기업들의 입장이다. 소비진작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상공인들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특히 샐러리맨들을 상대로 하는 소상공인들은 갑작스러운 임시공휴일 지정에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피스타운 지역 일대는 6일 하루 동안 많은 식당들이 아예 문을 닫았다. 문을 연 식당들도 “평소에 비하면 파리를 날렸다”는 푸념들이 나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임시공휴일을 통한 내수시장 소비진작 효과를 제대로 보기위해선 장기적이고 예측가능한 휴일을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날짜가 아닌 특정요일을 휴일로 지정해 개인 및 기업 모두가 미리 휴가 계획과 생산 스케줄을 조정한다. 실효성 있는 휴일운용 방안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회성 이벤트 전락한 치열한 ‘유커 모시기’ 경쟁…콘텐츠 및 관광상품 개발 시급
▲ 오늘(6일) 한국을 방문한 중마이그룹 임직원 4000여명이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에서 삼계탕 만찬을 즐기고 있다. 이날 삼계탕 파티와 함께 아이돌그룹 및 ‘태양의 후예’ 주제곡을 부른 가수들의 미니콘서트가 진행된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장들의 노력이 속속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씀씀이가 큰 유커들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일환이다. 하지만 이를두고 우려의 시각이 나왔다.
유커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드라마, 영화 등 한류열풍으로 대변되는 콘텐츠에 기인한다. 유커들의 재방문율이 감소하고 있고 체류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콘텐츠 개발은 부재한 채 유커들의 단기적인 유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유정복 인천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은 직접 중국을 방문해 세일즈 외교를 펼친 바 있다. 그 결과 최근 월미도에서 열렸던 ‘치맥파티’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오늘(6일)은 중국 건강보조제품 제조회사 중마이그룹 소속 임직원 4000여명 이상이 서울을 방문했다.
오는 9일 중마이그룹 임직원 4000명이 추가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농림축산식품부, 한국육계협회, 한국관광공사, 서울지방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유커 환영 행사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오후 6시30분부터 삼계탕 만찬을 시작으로 아이돌그룹 공연과 ‘태양의 후예’ 미니콘서트가 펼쳐진다.
▲ 서울시는 한강공원에서 10인용 테이블 400개를 설치하고 삼계탕 4000인분과 맥주 4000인분을 비롯해 인삼주와 김치를 준비해 파티를 열었다. 사진은 중마이그룹 임직원이 삼계탕 파티를 즐기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한국관광공사는 중마이그룹 방한으로 495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역시 이번 방한의 쇼핑규모가 260억원이고 경제 파급 효과까지 감안하면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씀씀이가 큰 유커를 유치해 얻는 경제효과가 크지만 관광 콘텐츠가 단순 쇼핑에 치중돼 있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충고가 나온다. 외형적 확대에만 치중돼 있어 유커들의 재방문율과 체류기간이 점점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커들의 재방문율과 체류기간이 감소 추세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류열풍을 통해 유입된 유커들이 콘텐츠 부재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단순쇼핑을 넘어 콘텐츠의 지속 생산과 관광상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판 양적완화 우려감…“소비진작 위한 유동성 확대 아닌 땜질식 구제금융 위험”
최근 정재계를 달구고 있는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 구조조정을 시급히 추진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충분한 협의없이 이뤄지고 있어 단기간 보여주기식 행정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두고 정부와 한국은행 간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한은이 직접 출자를 통한 지원에 나서길 바라고 있는 반면 한은은 회수를 전제로 한 대출 방식을 제시해 최종 합의안 도출을 놓고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재원 마련을 두고 정부와 한국은행간 의견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은행이 국책은행에 직접적인 현금출자 방식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행은 국책은행의 채권을 담보로 한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담보대출 방식의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스카이데일리
당초 ‘한국판 양적완화’는 4·13 총선을 앞두고 강봉균 전 새누리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제시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해야한다는 주장이었다. 총선 후 잠잠했던 한국판 양적완화가 기업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이 손실을 보면서까지 국책은행에 출자하려면 적어도 국민이 공감하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그러면서 양적완화라는 용어보다 ‘국책은행 자본확충’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까지 이례적으로 내놨다. 실제 경제계 전문가 역시 ‘양적완화’라는 용어보다 ‘특별융자’에 더 가깝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한국판 양적완화도 거시경제 시각에서 합리적인 중장기적 대안으로 구상되지 않은 채 즉흥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비진작을 위한 양적완화가 아닌 구제금융 차원의 유동성 증대는 오히려 물가불안만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의 환부를 더 곪게 만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할 정도의 위기 상황이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그간 한은특별융자는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왔다. 1985년 도산위기에 빠진 해외 건설사 및 해운사 지원, 1997년 IMF구제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다.
이에 국민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는 통화정책을 조급하게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학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땜질식 관점에서 통화정책을 손볼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우선임에도 다급하게 현안을 처리하려는 태도는 분명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차원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간 성과내기식 정책에 치중해있다는 여론이 분분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즉흥적인 경제정책에 치중할 경우 단기간 성과는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당장 성과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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