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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지호는 한빛예술단 5인조 밴드그룹 블루오션으로 데뷔해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SBS TV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 3연승을 달성해 주목된 바 있다. 그는 주로 대중음악과 CCM장르를 부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어릴적 김지호씨가 어머니 오승원씨 품에 안겨 있는 모습 [사진=박미나기자/김지호] ⓒ스카이데일리
“이제는 가수라는 직업에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방황도 많이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어요. 멋진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해 우리 대중음악이 세계로 나아가는데 한몫하고 싶습니다”
가수 김지호(24)는 선천성 녹내장을 앓아 16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두려움과 고난을 이겨냈다.
지난해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를 졸업했고 현재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단원으로 활동중이다.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은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을 통한 일자리 제공, 인재 발굴 등을 위해 2008년 창단됐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노래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2009년 한빛예술단의 5인조 밴드 그룹 ‘블루오션’에 소속돼 17살 나이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한빛예술단은 2008년 시각장애인의 대중음악 분야 진출을 목표로 블루오션을 창단했으며 시각장애 1급인 김지호는 보컬을 맡았다. 블루오션은 기존 한빛예술단의 클래식 장르와는 다른 대중음악과 CCM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밴드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지인으로부터 사단법인 로이사랑나눔회의 ‘희망방송’ 활동 제의를 받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맹학교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 희망방송에 대한 기억을 떠올라 제안을 받아 들였죠”
희망방송은 장애인을 위해 다큐·라디오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는 인터넷방송국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콘서트 등의 기획 행사와 장애 예술인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는 2013년 중창팀 ‘희망새’에 합류해 8개월 간 활동했으며, 그 후에도 희망방송과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해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매주 1번씩 있는 희망방송의 정기모임을 참여하는 등 애정을 보여 왔다.
“희망방송에서 만난 멤버들과 CCM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대중음악을 접하게 됐어요. 솔로활동을 시작했고, 개인적으로 교회 사역 활동을 해오면서도 대중음악에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은 대중 음악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기독교의 정신을 담고 있는, 모든 장르를 포괄하는 기독교 음악을 뜻한다.
김지호는 희망방송이 자랑하는 음악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는 개인 가수 활동을 이어나가면서 아버지의 도움으로 연습실을 운영 중이다. 그는 다른 장애인들도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연습실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부모 지지속 가수로 성장… 타악기 연주, 중창단으로 스타킹 2번 출연
▲ 김지호는 SBS 스타킹 및 KBS2낭독의 발견 등에 출연했다. 그는 방송 출연을 통해 부모 모두 가수인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아버지는 ‘징검다리’ 4기 보컬로 활동한 가수 김형로씨고, 어머니는 CM송 가수 출신으로 만화 아기공룡 둘리 주제가를 불렀다.[사진=방송화면캡쳐]
김지호는 SBS TV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2009년 한빛빛소리 중창단으로 출연해 3연승 및 연말 왕중왕전에서 우승했다. 2010년에도 스타킹에 출연해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로 출연진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그는 악기연주에도 재능이 뛰어나 중학교 2학년 때 타악기 연주자로 스타킹에 출연한 적도 있다. 이외에도 KBS2 ‘낭독의 발견’, CBS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에 출연해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노래실력은 하느님이 주신 재능이기에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하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어요. 그러나 가수의 길은 쉽지 않았고 중도에 포기할까 고민할 정도로 힘든 시간도 있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방황을 겪었던 그는 연습이 괴로웠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다시 힘을 내 음악과 마주했고, 되레 음악을 더 파고들기 시작했다.
“힘들 때 평소보다 더 깊게 많이 들었습니다. 연습에 몰입하다보니 음악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또 끝까지 이어나갔을 때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각을 조금 바꿔 내안의 잠재력·능력을 마주했고, 그 안에서 ‘사명’이 무엇인지에 관한 답을 찾게 됐습니다”
가수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당당히 이름을 알린 그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일이 사명이라 느끼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감당해야한다고 했다.
“일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사명감을 갖고 할 때 바로 ‘하고 싶은 일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방황을 겪고, 음악에 사명감을 느끼고 나니 이 말이 무척 공감이 됐고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남다른 음악적 감각 가진 부모…항상 “너만의 개성을 찾아라” 조언
▲ 김지호는 가수로 성장하는 데 부모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특히 어머니 오승원씨는 그가 유아 때부터 학창시절까지 클래식, 재즈 등을 듣도록 남다른 교육 환경을 조성했다. 또 학원 수업 및 콩쿠르 대회 참가 등 음악적 재능을 키워왔으며 부모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점을 바로잡기도 했다. 사진은 2009년 SBS 스타킹 출연 당시 촬영 모습[사진=한빛예술단]
그는 방송에서 아버지 김형로씨와 호흡을 맞춰 감동을 선사했다. 당시 김지호의 부모가 모두 가수출신인 김형로·오승원씨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형로씨는 그룹 ‘징검다리’ 4기 보컬로 활동한 바 있다. 징검다리는 해변가요제·강변가요제 등 가요제 최다 수상기록을 세웠으며 CF삽입곡이자 히트곡으로 ‘뭉게구름’이 있다.
오승원씨는 1984년 CM송 가수로 데뷔했다. 대표곡 아기공룡 둘리를 비롯해 떠돌이 까치, 까치의 날개 등 만화주제가를 불렀다. 오 씨는 특히 아기공룡 둘리 가수로 불리며 청량한 아이들의 순백함을 담은 천상의 목소리를 지녔다는 호평을 받았다.
오 씨는 각종 CM송 및 가요 코러스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그는 KBS, MBC, SBS 라디오·TV프로그램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현재 두 사람은 음악적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 가수 김지호 ⓒ스카이데일리
“피아노 콩쿠르 참가 당시에도 어머니께서는 무대 뒤에서 연주하는 저를 바라보며 응원해주셨어요. 노래를 부를 땐 다른 가수와 비슷하게 부를 때면 ‘이런식으로 부르면 사람들이 감동받을 수 없다’며 남의 스타일을 모방하기보다 자신의 개성을 찾으라고 하셨죠”
그는 노래를 부를 때 시선 처리나 제스처 등이 취약하다고 했다. 시각장애로 인해 나쁜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 그 때마다 김형로·오승원씨는 잘못된 부분을 꼼꼼하게 지적했다.
“제가 건반 하나를 쳐도 잘못된 부분에선 어머니가 단호하게 바로 잡아주셨죠. ‘음악이 왜 안될까’ 좌절을 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땐 용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악기나 노래 연습 때 제 고집대로 가려고 하면 따끔하게 혼내시기도 했고, ‘이렇게 하자’는 전략도 제시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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