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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스카이데일리는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자리한 경상남도 거제시를 현장 취재했다. ‘조선의 도시’인 이곳 주민들의 불안감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더욱 심각해 보였다. 대규모 인원감축을 예상한 듯 조선소 직원들과 그들의 가계 모두 지출을 급격히 줄여 지역경제 역시 침체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 사정은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역시 마찬가지라는 전언이다. 정부는 조선업을 대표적인 취약업종으로 분류하고 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 상태다. 속속 채권단의 자구책 마련 압박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조선 3사는 ‘인원감축’으로 방향을 정한 모습이다. 지난해 사무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13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지난달 전체 임원진의 25%에 해당하는 60명의 인원을 감축한 현대중공업은 금주 과장급 이상 간부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내주 중 자구책을 공개하겠다는 삼성중공업과 오는 2009년까지 직원 수를 1만명(현재 1만3000여명)까지 줄이겠다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인원감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히 직원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글로벌 조선업계를 호령하는 국내 빅3 조선사들 내부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이들 업체 중 빅2 내부에서는 마찰음이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많은 국민들은 “지금 이 판국에 이전투구를 벌일 때인가”를 반문하고 있다. 또한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돼야 할 상황에서 노사 모두 나만 살겠다는 식의 네탓 공방을 벌이는 모습들이 볼썽사납다. 조선사들 때문에 국운이 휘청이는 상황에서 그동안 호황국면에서 흥청거리던 모습은 생각 안하나” 등의 따끔한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조선 3사의 현재 상황과 이를 둘러싼 각계의 반응 등을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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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도 높은 재건계획이 예고된 조선 3사의 노사갈등 양상이 불거지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우려스럽다 못해 실망스럽고 우울하기까지 하다. 천문학적 혈세 투입도 모자라 유아독존 식의 내홍까지 지켜봐야 하느냐는 지적들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영진은 물론 일반 직원들까지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우선이라고 충고한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스카이데일리
조선 3사의 자구책이 ‘인원감축’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이에 따른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0일 울산 본사에서 첫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개시한다. 전날 사 측은 금주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노조와의 임금 인상 범위 등에 대한 이견이 클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월 임단협안을 마련한 바 있다. 고용보장, 제도 개선에 따른 임금인상, 하청업체 처우개선 등이 담겨있었으나 최근 정부와 채권단 등이 보다 강화된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주 중 자구책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와 다른 모습이다. 고용보장을 목표로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뜻을 사측에 제시한 것이다. 사측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대중들의 반응 역시 양분된다. 경영진의 판단 착오 등으로 인해 빚어진 수조원대 적자상황에서 노동자들의 피해가 과하다는 평가와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국민 혈세까지 투입되는 상황에서 ‘귀족노조’의 이기심이 재발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절충안’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한다. 노동자들의 고용보장과 사측의 회생방안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충고다. 특히 이번 사태의 책임이 큰 경영진부터 대폭 임금을 줄이기 시작해 국가 기간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상하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현대重·대우 노조 “더 큰 출혈 용납 못해”…삼성重 노조 “임금동결 대신 자리 지켜달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 조선업계의 갈등이 노사갈등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은 10일 오후 2시 울산 본사에서 상견례를 겸한 올해 첫 임단협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기본급·성과급 인상과 함께 복리혜택을 강화시켜 줄 것을 요구 할 전망이다.
기본급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5.09% 인상한 9만6712원, 성과급은 250%를 요구 하고 있다. 또한 요구안에는 우수조합원 해외연수 연간 100명, 노조추천인사 1인 사외이사 선임, 임금피크제 폐지, 6급이상 장애 퇴직 사원 배우자·자녀 중 1인 채용 등이 포함돼있다.
사측은 노조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행 처우가 호황기 때 설정된 만큼 비용절감을 위해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사 측이 폐지를 권하는 사안은 월차유급휴가,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해외연수 등이다.
현재 양 측은 구조조정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전날 과장급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노조는 “사실상 권고사직·정리해고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현재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안정도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갈등이 점화될 조짐이다. 채권단이 현행보다 강화된 자구책 마련을 독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까지 서울 본사 사옥을 매각하는 내용 등이 담긴 자구계획을 이미 제시했지만 채권단은 재차 수립하라고 요구 중이다.
따라서 앞서 3월 마련된 임단협안에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 해 보인다. 사측 계획대로라면 신규 자구책은 테스트가 끝나는 대로 나올 예정이다. 노조는 임단협안에 칼을 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여서 추가 갈등 여지가 남아있는 상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반면 삼성중공업은 노조 측이 나서 임금동결을 전제한 후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0.5% 인상에 1인당 격려금 250만원 등을 골자로 해 임단협을 타결했다.
업계는 경쟁업체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거나 예고된 상태라는 점, 정부가 고강도 자구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 등이 반영돼 고용보장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회생 위한 출혈 불가피 하지만 매각은 피해야…통폐합은 노동자 희생 동반일 뿐”
갈등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구책이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가뜩이나 국민 혈세까지 투입되는 마당에 자기주장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조선업계의 인건비 지출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타 업종보다 노동력이 요구되는 분야긴 하지만 매출액 대비 인건비 지출 규모가 높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 ‘빅3’의 인건비 지출비중은 매출액의 9% 안팎이다.
삼성중공업이 9조33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9868억원의 임금을 지불해 10.6%로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은 각각 8.8%, 7.2%, 7.6%를 기록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7.4%를 나타냈다.
1인당 급여액 역시 업계 수위를 자랑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 3개 조선소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1인 평균 급여액은 7589만원이다. 통상 15~18년 사이의 근속연수 등을 감안하면 낮은 연차 직원들을 제외한 다수의 숙련공들은 억대연봉을 자랑하기도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위치한 울산광역시의 경우 지역내총생산, 개인소득 부분에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국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울산의 지역내총생산은 207.5, 개인소득은 118.1을 나타냈다.
두 개의 조선소가 있는 거제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통계포털에 등재된 가장 최근자료인 2013년 경상남도 지역내총생산 규모는 99조6194억원이다. 이 중 거제가 차지한 부분이 12조8774억원이다. 전국 6위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경남도의 연간생산 중 12.9% 가량이 거제시에서만 나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하나가 된 고강도 자구책만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라 조언한다. 현재 당국에서 논의 중인 통폐합의 경우 대규모 인원감축을 피할 수 없어 노동자들의 피해가 막심하며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이를 매각하게 될 경우 중국 업체들에게 우리 기술을 뺏길 우려가 심각하기 때문에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자료: 통계청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 관계자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조선소를 살리려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종사자와 가족들 그리고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한 방편이다”며 “방만 경영으로 수조원대 실적을 기록한 회사에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제목소리만 내는 노사는 국민적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해답은 허리띠를 졸라 매는 것이다”며 “부실경영에 있는 경영진부터 대폭 임금을 삭감하고 직원들도 일정 실적 이상에 오를 때까지라도 함께 임금을 삭감한다면 인원감축 규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선 빅3의 내년 만기 도래 회사채는 2조2000억원이다. 하지만 올 해 조선 빅3가 수주실적은 현대중공업 3척, 대우조선해양 2척 등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수주 소식이 전해재지 않은 상태다. 업계 전반 역시 당분간 ‘수주절벽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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