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
▲ 서울 지역의 한 몰래카메라 매장에서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몰카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몰카 종류로는 볼펜형, 보조배터리형, 안경카메라형 등이 있다. 이 가게는 몰카 대여도 같이 하고 있었는데, 2박3일 기준으로 보증금 포함 대여료가 15만원 정도였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불과 얼마 전에도 몰카 관련 사건이 또 여론을 달궜다. 지난달 27일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충주시 소재 한 고등학교 화장실에 들어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여학생들의 신체를 몰래 찍던 20대가 검거됐다. 경찰은 검거된 A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몰래카메라 동영상 인터넷 P2P 사이트 ‘홍수’…누구나 손쉽게 ‘시청’ 가능
전문가들에 따르면 몰카로 인한 가장 큰 폐해는 개인의 은밀한 신체나 행동 등을 담은 영상 혹은 사진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다는 점에 있다. 제3자 입장에서는 아무렇지 않거나 흥미롭겠지만 내밀한 신체 부위나 행위들이 자기도 모른 사이에 공개된 사실을 인지한 당사자는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충격에 빠진다.
실제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공유)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몰카 동영상’은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커뮤니티 사이트에 ‘몰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백 여개의 동영상이 화면을 금방 가득 메운다. 이들 게시물에는 대부분이 읽기조차 낯부끄러운 선정적인 제목들이 달려 있다.
기자는 직접 그 중 하나의 동영상을 선택해 다운로드를 받아 봤다. 해당 영상을 켜자 화면 안에는 변기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화면 속 한 여성이 등장해 변기에 앉았고, 자연스럽게 소변을 봤다. 얼마 후 아무렇지 않게 바지를 올린 뒤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그 후에도 유사한 장면이 몇 차례 반복됐고, 동영상은 종료됐다. 영상이 촬영되는 내내 카메라는 어떠한 미동도 없었다. 이 영상은 바로 여성의 화장실에 설치된 몰카였던 것이다.
‘도찰’ 누구의 문제인가…누구나 인터넷 통해 쉽게 구입 가능한 장비들 넘실
▲ 몰카를 이용해 찍은 동영상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매일 업로드 되고 다운로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야릇한 제목을 단 몰카 동영상들이 인터넷을 통해 마구잡이 유통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의 사용이 대중화됐다.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고화질의 카메라가 부착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이는 곧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몰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스마트폰 이외에 안경, 볼펜 등에 부착 가능한 초소형 카메라도 우후죽순 판매되고 있다. 이들 초소형 카메라는 온·오프라인 등을 통해 손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기자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구입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몰카 관련 장비들을 판매하는 곳으로 알려진 한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다양한 종류의 몰카 장비가 즐비했다. 안경카메라, 넥타이카메라, 자동차키 카메라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마치 007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첨단 촬영장비들이 PC 화면을 가득 채웠다.
해당 사이트 내 물건을 클릭했을 때는 더욱 깜짝 놀랄 만한 상황을 접할 수 있었다. 상품 설명란에는 해당 장비로 직접 촬영한 영상이 노출돼 있었다.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첨단 HD급 화질의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장비도 상당수 있었다.
문제는 생활용품을 가장한 몰카 장비들은 너무나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어린 청소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대두분의 제품들에는 버젓이 ‘방송통신위원회 적합인증 제품’이라는 광고 문구까지 적혀 있었다. 구매하는 이들로 하여금 죄책감을 덜 수 있는 심리적 안정장치까지 제공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경찰 등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이트 내 몰카 장비 제품 설명은 거의 ‘허위광고’다. 이 같은 사실은 얼마 전 불법 몰카 장비 유통·판매업자들이 적발되면서 세상이 알려졌다.
▲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가입을 한 뒤 몰카 동영상 하나를 다운 받았다. 동영상에는 한 여성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만약 해당 동영상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확인했다면 소스라치게 놀랄 장면이다. [사진=동영상 캡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9월 전파법 위반 혐의로 초소형 카메라 제조·수입업체 2개 법인과 관련자 11명을 구속했다. 범인들은 2015년 2월부터 미인증 몰카 2종 800여개를 수입한 후 온라인 쇼핑몰과 서울 등지에 적합성 평가를 받지 않은 제품을 팔았다.
국내 한 몰카 제조업체 관계자는 “적발된 제품 2종은 이미 등록된 제품이고 단순 메모리칩 변경과 해상도 변경이어서 별도 신고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상상 초월한 초소형 카메라들 버젓이 판매…판매업자들 ‘합법’ 주장하며 활개
기자는 몰카 장비 관련, 오프라인 유통망을 직접 취재해 보기로 했다. 이에 몰카 장비를 직접 구매하기로 결정, 판매처를 찾아 나섰다.
사전에 입수한 주소를 따라가보니 서울 시내 초소형 카메라 최대 총판이라는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나 해당 가게는 최대 총판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의 규모에 불과했다. 매장은 5평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협소한 공간이었다.
몰카 장비를 구매하러 온 사람인 척 가장해 매장 점주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몰카 장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점주는 막힘없이 대답했다. 그리고는 매장에 전시된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했다. 안경카메라, 보조배터리카메라, 모자카메라 등 도무지 카메라 기능이 있다고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제품들이 다수 있었다.
점주는 안경카메라 제품을 직접 시현까지 해보였다. 일반 안경으로 따지면 뿔테 모양에 가까운 안경카메라는 겉모습만 봤을 때는 전혀 카메라인지 모를 정도로 완벽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다만 다리 부분이 약간 두꺼웠을 뿐이다. 두꺼운 다리 안에는 충전용 단자가 장착돼 있었다.
안경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비추던 점주는 얼마 되지 않아 촬영된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의 화질은 일반 카메라로 찍은 영상에 맞먹을 정도로 선명했다.
▲ ‘몰래카메라’는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매장에서는 일반인이면 상상도 하기 어려운 각종 생활용품에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돼 있는 제품들이 즐비했다. ⓒ스카이데일리
점주는 이어 넥타이카메라도 소개했다. 도트 문양이 들어간 넥타이는 외관상 일반 넥타이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도트 문양 사이에 카메라가 들어 있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찾아내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점주는 보조배터리 카메라를 보여줬다. 다소 특이한 점이 없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태도를 보이자, 점주는 앞서 두 제품 보다 더욱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는 “몰카를 찍을 때 보조배터리를 담뱃갑 등으로 가려 놓으면 아무런 의심 없이 몰카를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매장에서 파는 장비들의 가격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가격이 다양하게 형성돼 있었다. 매장 점주는 “20만원~40만원 대 제품이 쓸 만하다”며 “우리 집 제품은 100% 전파 인증을 다 받았다”고 말했다.
이 곳 말고도 서울 지역에서는 몰카 장비를 구할 수 있는 곳이 다수 존재했다. 또 일부는 오프라인 매장을 차려 놓고도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를 실시했다. 혹시나 모를 단속에 대비하기 위함인 듯 보였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매장 중에는 문을 굳게 닫은 매장이 종종 있었다. 이들 매장 중 온라인 판매를 동시에 실시하는 곳에 전화를 걸어 봤다. 전화를 받은 판매업자는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 판매를 하기 때문에 직접 매장을 찾아가도 물건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소형 카메라를 파는 게 불법이라서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정부에서도 전파인증을 통해 시중에 팔 수 있도록 해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