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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타창업연구소 김갑용 소장은 18년 동안 창업 컨설팅을 해왔다. 김 소장은 올바르고 제대로 된 컨설팅을 위해서는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돈에 구애받지 않기 위해 직접 창업도 했다. 김 소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기본적으로 10년은 버텨야 그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 수 있어요. 창업도 마찬가지죠. 절대시간이 필요합니다. 창업에서 성공한 사람은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아니라 오래 버는 사람입니다“
이타창업연구소 김갑용(53) 소장은 18년 동안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는 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기획을 맡아 성공시킨 적도 있고 스스로 창업해 실패한 적도 있다.
김 소장이 창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군 복무 시절부터였다. 김 소장은 전역을 앞둔 장병들의 교육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정훈장교로 복무했다. 당시 강사로 온 사람이 창업과 관련된 정보지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싶다며 김 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잠깐이지만 정보를 엮어 책자로 만드는 일을 하면서 창업에 대해 눈을 떴다.
그는 8년간 다니던 금융회사를 그만두고 군에서 인연을 맺었던 강사가 운영하는 회사로 들어갔다. 김 소장은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창업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후 공부한 것들을 활용해 각종 활동을 시작했다.
2~3년간 잡지 10곳 등에 칼럼을 게재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창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에 스카우트돼 3년 간 이사로 근무하다 퇴사했다.
“창업 컨설팅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로 하려면 혼자 다 못하잖아요. 그래서 컨설팅 그룹을 만들었죠.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을 하다가 필요할 때 협업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무실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했죠. 돈에 구애받지 않고 컨설팅을 하기 위해 일정한 자금이 나올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외식업종 창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했죠”
김 소장의 창업은 실패했다. 그는 점포를 정리한 뒤 강의를 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김 소장은 당시의 실패 경험을 떠올리며 다른 것에 눈 돌리지 말고 기존에 있는 것을 확장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부분 장사가 잘되면 사업을 확장하고 다른 메뉴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합니다. 이때 점포들이 휘청거리기 시작하죠. 예를 들어 김밥집을 운영하는데 김밥이 잘 팔리고 장사가 잘 되고 있어요. 그렇다면 다른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김밥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김밥을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야죠”
김 소장은 요즘 유행하는 프리미엄 김밥을 예로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프리미엄 김밥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어요. 기존의 프랜차이즈 김밥집들도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깊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죠”
▲ 김 소장에 의하면 성공한 창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오래 버는 것이다. 그는 10년 정도의 시간을 버티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창업 쉽게 생각하는 사람 많아”…“창업공식보다는 실패사례를 봐야”
김 소장은 소상공인진흥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에서 주로 강의를 한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경남 통영에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를 하는 그의 바람은 ‘창업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한 사람만 바꾸자’는 것 하나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창업에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이 재활교육 등을 제공해 재활 의지와 사업 의욕을 고취시키고 재도전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창업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죠. 또 본인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 소장은 “돈을 쫓아가지 말라”고 강조하며, 창업은 “자기가 일하고 싶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창업은 미치도록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하고, 창업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해야 한다. 닭장사로 성공하려면 닭을 튀기는 것이 재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창업에 뛰어들었다면 성공을 위한 공식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만 실패담은 꼼꼼히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성공한 사람의 공식이 있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는 그 사람만의 공식입니다. 우리는 실패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해요. 실패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죠. 그런데 실패사례를 강의한다고 말하면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성공사례 강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죠”
김 소장에게는 ‘올해 뜨는 창업아이템’도 따로 없다. 그는 해마다 유행이 있기는 하지만 창업을 하려는 사람마다 성격, 재산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창업아이템을 추천할 수 없다고 했다.
한 남성이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기 위해 김 소장을 찾아왔다. 전 직장에서 건물 방수작업을 했던 남성이었다. 김 소장은 그 남성에게 차라리 외국 건설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그쪽으로 취업을 알아보라고 권했다. 그의 경력으로 음식점을 차릴 경우 잘 될 확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브런치 카페를 열길 원하는 50대 여성에게는 국밥집을 권했다. 단순히 멋있어 보이기 위해 브런치 카페를 택한 여성의 의도는 창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여성은 부지런해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여유롭게 운영하는 브런치 카페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소장은 상담할 때 쓴소리를 종종 한다. 그는 이것이 올바른 컨설팅이라고 믿고있다. 최근 김 소장은 한 프랜차이즈 업체와 자문 계약을 맺었다. 자문하는 것 역시 회사가 올바르게 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제가 직접 창업을 해봤고 여러 사례들을 많이 봐왔어요. 현장에서의 경험, 제가 가진 지식과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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