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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으러 가세요?” 케이블 채널 사상 유례없는 인기를 끌며 올 초 종영된 ‘응답하라 1988’에서 판교로 이사 가는 ‘덕선이네’ 가족들에게 이삿짐 트럭 운전사가 궁금하다는 듯 던진 말이다. 덕선이네가 이사 간 판교는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판교 일대는 녹지보존 지역(남단녹지)으로 묶여 건축행위가 제한됐었다. 1976년 정부의 개발 제한정책에 따라 성남 남서부 지역은 남단녹지로 묶여 그린벨트에 준하는 행정규제를 받았다. 1989년 남단녹지 중 일부가 분당신도시로 개발됨에 따라 1990년대 중후반부터 판교일대도 개발설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판교 택지개발승인에 대한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의 유보와 불허, 산업단지 조성계획 등과 관련한 성남시와 경기도의 마찰 등으로 판교 개발은 불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진통 끝에 지난 2004년 판교신도시개발계획이 확정되면서 판교는 분당에 이은 제2의 신도시로 탈바꿈했다. 고급주택단지, 판교테크노밸리, 아브뉴프랑·현대백화점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판교가 제2테크노밸리인 판교 창조경제밸리 개발계획 발표로 또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허허발판 땅에서 금싸라기 땅으로 변신한 판교가 또 다시 이 일대 토지주들에게 흥행대박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토지주 중에는 대대로 집성촌을 형성해 온 안동권씨 가문의 일가들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곳에서 개인적으로 큰 땅을 소유한 안동권씨 가문 후손 중에는 위기의 현대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권오갑 사장도 포함돼 있다. 권 사장과 안동권씨 일가는 대통령의 의지가 깃든 제2테크노밸리 개발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창조경제밸리 개발계획에 따라 땅값이 들썩이고 있는 상황과 권오갑 사장, 안동권씨 일가 부동산 등에 대해 금주의 ‘이슈 포커스’ 시리즈로 3편에 걸쳐 취재·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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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이미지=이미지 클릭] 그래픽=고윤석 ⓒ스카이데일리 |
▲ 2000년대 초까지 허허벌판이던 판교 일대는 2004년 판교신도시개발계획이 확정된 후 고급주택단지, 판교테크노밸리, 아브뉴프랑·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 등을 품은 신도시로 탈바꿈했다. 그 중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표방하며 분당구 삼평동 일대에 조성된 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 IT벤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판교테크노밸리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히 앞서 한 차례 대규모 개발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세가 큰 폭으로 오른 선례가 있어 기대감은 더욱 높게 일고 있다. 벌써부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판교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문의가 잦아진 편이다”며 “제2판교테크노밸리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한 번 오른 땅 두 번은 안 오르겠느냐’는 심리가 고스란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기회의 땅 판교, 일대 아파트 평당 분양가 10년 만에 두배 가까이 ‘껑충’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선 지역 일대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2001년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후 2004년 경기도가 판교테크노밸리 기본 계획을 수립했다. 같은 해 12월 판교테크노밸리 20만평 특별 계획 구역 지정과 함께 판교 신도시 실시 계획이 승인됐다.
그 후 2006년까지 3조5000억원이 넘게 투입된 토지보상이 완료됐고 2009년 부지, 조경, 전기 공사 등을 시작으로 판교택지개발지구 공사가 본격화 됐다. 2010년 판교테크노밸리 글로벌 R＆D센터 기공식을 가진 후 2013년까지 공사가 이어져 현재는 대부분의 시설이 완공됐다.
▲ 제2판교테크노밸리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대규모 첨단 산업 단지인 판교테크노개발은 일대 부동산 시세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판교IC에서 강남역까지 직선거리로 약 13km에 불과한 거리에 있어 일찌감치 지리적으로 높게 평가됐던 판교 일대는 대규모 유동인구를 확충하게 되면서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또 2011년 서울과 판교를 잇는 지하철 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 강남역까지 지하철로 약 14분이면 진입이 가능해져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판교역 인근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점차 고조됐다. 이 때문에 당시 부동산 시장에서는 판교 일대 아파트는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세 상승이 높게 예측됐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판교역 인근의 D부동산 관계자는 “당시 판교 일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비교적 낮게 책정됐었다”며 “이 때문에 ‘판교 신도시’라는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가 급증해 판교 일대 분양권 불법전매 행위 등에 대한 투기 단속이 이뤄졌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벨리 개발 초기 단계인 지난 2006년, 이 일대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 선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평균 매매가는 3.3㎡당 2300만원 선이다. 약 10여년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주목되는 것은 앞으로 분양가 상승 곡선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오는 2019년 제2테크노밸리 개발이 마무리 돼 유입 인원이 많아지면 그 중 일부는 인근 지역에 상주할 가능성이 짙다는 게 그 이유다. 주택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아파트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경기도 성남시 삼평동 M공인 관계자는 “제2판교테크노밸리 개발로 유입인구 증가 및 기반시설 확충, 교통여건 개선 등의 호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히 얼마가 오를지 장담할 순 없지만 이들은 모두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견인하는 호재들이기 때문에 시세가 오른다는 사실 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교통·편의시설 모두 갖춘 ‘동판교’ 일대, 강남 명성 위협 부촌지역 변화
▲ 판교신도시 중 동판교는 서판교에 비해 늦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동판교에는 대부분의 상업·문화·업무시설이 몰려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아브뉴프랑과 알파돔시티 라스트리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판교신도시는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서판교와 동판교로 나뉜다. 판교동과 운중동으로 이뤄진 서판교는 금토산을 중심으로 자연 경관이 좋아 단독 주택지와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가 몰려 있다.
반면 백현동과 삼평동이 속한 동판교에는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테크노밸리,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호텔 등 대부분의 상업·문화·업무시설이 몰려있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판교 신도시’는 사실상 동판교 쪽에 가깝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판교 일대 개발 초기, 아파트 분양가에 있어 녹지나 개천 등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서판교가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각종 편의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동판교 일대 아파트 분양가가 서판교를 앞질렀다.
금강 공인중개사 노동욱 부장에 따르면 동판교, 그 중에서도 역세권 아파트는 3.3㎡당 매매가가 3000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판교 내 아파트의 매매가는 3.3㎡당 2000만원 선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차이 역시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및 각종 편의시설의 입점 등에 따른 이유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노 부장은 “판교 일대 아파트 수요자들 중 서판교 쪽 매물을 문의하는 이들은 별로 없는 편이다”며 “특히 판교테크노밸리 개발과 판교현대백화점 개관, 제2판교테크노밸리 개발 등의 호재가 연거푸 발생하면서 동판교와 서판교의 인기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판교역 인근 상가 건물의 임대료는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2006년 당시 대로변에 위치한 10평 규모의 상가 임대료는 보증금 약 1억원, 월 임대료 약 3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임대료는 보증금은 비슷하지만 월 임대료가 약 500만원 정도로 형성돼 200만원 가량 올랐다. 10년 새 66% 가량 오른 셈이다. 더욱이 현재 대로변 상가 대부분에는 권리금이 형성돼 있으며, 그 금액은 약 2000만~3000만원 수준이다.
판교역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판교 일대 상권이 점차 확대되면서 일대 상가 임대료 또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는 편이다”며 “특히 얼마 전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활성화 됐고, 앞으로 제2판교테크노밸리 개발까지 완료되면 상권은 더욱 커져 임대료 추가 상승 또한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 면적 43만㎡ 규모 제2판교테크노밸리 조성, 일대 부동산 또 다시 ‘들썩’
▲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옛 한국도로공사 부지와 개발제한구역 43만㎡에 판교창조경제밸리가 조성된다. 창조경제밸리는 도시첨단산업단지로서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사업공간들로 구성된다. 오는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사진은 창조경제밸리 조성 공사장 현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국토교통부 및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제2판교테크노벨리(창조경제밸리)는 경기도 분당구 금토동 일대 개발제한구역과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한국도로공사 부지 등을 포함해 약 43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2019년 6월 완공될 때까지 투입되는 사업비는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현재 판교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 대부분은 제2판교테크노밸리 개발은 판교 일대 부동산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판교역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제2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서면 그곳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들이 판교로 넘어와 소비를 하거나 주거지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판교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당연히 판교 일대 아파트와 상가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고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창조경제밸리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직접 수혜 지역인 금토동 일대는 특히 조명을 받고 있다. 판교F&A개발 관계자는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며 “그러나 가격 상승에 따른 기대감 때문에 금토동 일대에 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팔지 않으려 하고, 이 때문에 현재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매물로 나온 토지가 있는데 지주가 너무 연로해서 땅이 개발될 때까지 살아계실 가능성이 적다. 겨우 설득해서 (지주가 땅을) 내놓았다. 이것 말고는 매물이 정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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