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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현황을 공개했다. 재산 증가액 1위를 차지한 이는 진경준 검사장이었다. 그는 156억56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0억원이 증가한 수치였다. 이 중 예금액은 138억원이었다. 넥슨재팬의 주식 126억원을 처분하면서 예금액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것이었다. 그는 2005년 넥슨의 비상장주식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이듬해 이를 매각해 마련된 자금으로 넥슨재팬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주식을 처분해 126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그가 해당 주식을 제공받은 시점 직전 해인 2004년까지 진 검사장은 금융정보분석원 심사기획팀장으로 재직했으며 취득 이후에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에 올랐다. 재계를 쥐락펴락할만한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비상장주식인 넥슨재팬 주식은 넥슨 내부에서도 구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 논란으로 인해 검찰총장은 특임검사를 임명해 사건을 조사하게 했고 진 검사장은 18일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된 것은 검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논란은 여기서 끝1나지 않았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넥슨이 구매했다 되파는 과정에서 손해를 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의혹에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관심은 김정주 NXC 대표에게로 쏠린다. 일련의 사건의 핵이라는 평가와 함께 구심점에 서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김정주 게이트’의 서막이 아니냐는 예상도 하는 분위기다. 스카이데일리가 논란의 중심에 선 김정주 대표와 검찰의 수사 상황 등을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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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NXC 대표의 ‘넥슨신화’가 저물어 간다는 평가다. 은둔의 CEO로 알려졌던 그가 검찰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사업성과가 비리와 특혜로 점철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사진은 넥슨코리아 ⓒ스카이데일리
게임업계 ‘은둔의 CEO’로 알려진 김정주 NXC 대표의 실체가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카이스트 전산학과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세계 최장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며 일약 국내 벤처계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던 그의 신화가 저물어 간다는 혹평이 나오기도 한다.
현재 김 대표가 뇌물 및 특혜를 제공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이는 진경준 검사장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다. 당초 진 검사장 수사로 시작된 이번 사건에 우 수석 일가가 연루되면서 더 큰 논란이 됐다.
‘김정주 리스트’가 등장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까지 정황 상 단순히 검찰 쪽에만 줄을 댔을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금수저 김정주, 기업법 변호사 부친영향 ‘독점적 재벌경영’…외척 권력라인 출신
김 대표는 부친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부친에게 6000만원을 차용해 회사를 설립했으며 첫 사무실이었던 역삼동 오피스텔도 부친이 마련해 준 것이었다. 또한 부친은 사업 초반 넥슨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넥슨의 ‘무차입경영’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자식의 사업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판사출신 기업법 전문 변호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대표의 부친은 법무법인 정률의 고문변호사인 김교창 변호사다.
▲ ⓒ스카이데일리
김 변호사는 1955년 서울고등학교, 1961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코스를 밟은 인물이다. 1962년 판사에 임용돼 서울지방법원에서 근무했다. 1966년에는 변호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그는 한국회의법학회·대한공증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김 대표의 모친은 서울대학교 음대를 졸업한 이연자 여사다. 이 여사의 형제·자매들은 주로 대학 강단에 섰다. 김 대표의 큰 이모와 둘째 이모는 이순자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와 이성미 전 미술사학회장이다. 막내외삼촌은 이성규 서울대 명예교수다.
이 명예교수의 남편은 고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이 전 학회장의 남편은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이다. 김정주 대표에겐 막강한 권력라인에 이모부들이 둘이나 있었던 셈이다.
문민정부 하에서 장관직을 지낸 한 전 장관은 참여정부 때는 주미대사로 재직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정대선 현대비엔에스씨 사장과 노현정 전 KBS아나운서의 결혼식 주례를 맡아 현대가와의 인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김 대표를 두고 ‘법조계·교육계·정계를 아우르는 집안에서 태어난 엄친아 혹은 금수저’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아내와 넥슨 장악…‘韓→日→韓’ 지배구조 의혹의 눈초리에 ‘국부유출 논란’
김 대표가 ‘바람의 나라’를 기반으로 성장시킨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 왕좌라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넥슨의 지주사 NXC는 지난해 1조9766억원의 매출고를 올리기도 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376억원, 5456억원을 기록했다.
넥슨의 지배구조를 보면 한국법인인 NXC가 일본넥슨의 지분 57.87%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일본넥슨은 넥슨코리아의 100% 지분을 가진 모회사다. 넥슨코리아는 네오플 등 100% 지분을 가진 9개 법인의 모회사다. 대기업 지분구조와 같이 펼처진 넥슨의 최상위에는 김 대표가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NXC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는 ‘김정주 외 4인’으로 주주구성을 설명하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김 대표 외 4인’에는 김 대표의 아내 유정현 씨가 포함돼 있으며 넥센재팬이 확보한 자사주 등을 포함하면 이들 부부가 확보한 지분만 90% 안팎이라고 전해진다.
지난 2014년 말 기준으로 CEO스코어가 지난해 발표한 국내 여성주식부자 순위에 따르면 유 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그녀의 주식가치는 7711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 같은 넥슨의 지배구조는 꾸준히 논란의 단초가 됐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고스란히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법인인 NXC가 넥슨재팬의 상위에 자리하나 지분율이 비교적 낮은 까닭에 일본에 국부가 유출된 뒤 되돌아오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넥슨재팬은 넥슨의 아메리카·유럽 법인등과 함께 넥슨코리아 계열사였다. 그러다 2011년 12월 일본 내 상장하는 과정에서 넥슨코리아의 상위기업으로 올라섰다. 넥슨이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기형적 게임 산업 문화가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본으로 적을 옮겼다는 것이다.
▲ 검찰 일각에서는 김정주(사진) NXC 대표가 검찰권 뿐만 아니라 당국과 정치권 등 전방위적 로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확대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정치권 인사들이 포함된 이른바 ‘김정주 리스트’가 언급되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석 당시의 모습 [사진=뉴시스]
사행성·중독성 규제산업 특성에 권력입김 좌우…“진경준·우병우 전부였을까” 의혹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새로운 의혹 역시 제기됐다. 과연 김 대표의 로비 대상이 진 검사장에 국한 됐는가 하는 의구심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수 있음을 거론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게임규제와 관련한 입법 움직임만 보여도 주가가 출렁이는 것이 이 바닥이다”며 “만약 김 대표가 로비를 했다면 검찰라인뿐만이 아닌 전방위 로비가 이뤄지지 않았었겠느냐”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업계에서는 ‘김정주 리스트’와 관계된 이야기가 횡횡한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수사 선상에 오를 인물이 줄줄이 나올 것이며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언급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게임산업은 화려한 용어로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이용자들 입장에서 보면 ‘아이템 거래’ 자체가 단순 사행성에 가깝다. 마약처럼 빠져드는 중독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의 등급심사를 받는 등 규제의 울타리에 들어가 있는 것이 게임산업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게임산업은 권력라인이나 사정당국을 이른바 관리선상에서 치밀한 유착관계를 갖지 않으면 언제 어느때 강력한 태풍이 몰아닥칠지 예견할 수 없는 특성을 지녔다. 김 대표에게는 든든한 울타리 내지 방패막이가 당연히 필요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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