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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가 국내에서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되면서 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덕분에 속초 시민들과 상인들은 ‘포켓몬 고’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숙박업소들은 대부분 ‘포켓몬 고’ 특수를 실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포켓몬 고의 성지로 불리는 엑스포광장 일대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현재의 호황은 포켓몬 고로 인한 특수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이구동성 포켓몬 고가 알려지기 전부터 하계 휴가철 인파로 인기 숙박지는 예약 만실이 됐다는 것이다. 포켓몬 고 특수를 알기 위해서는 비수기인 9월이 돼야 알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켓몬 고 특수는 남 얘기…인터넷 예약 없으면 장사 안 되는 모텔
속초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으로 포켓몬을 잡고 있었다.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만난 관광객들 대부분은 당일치기로 속초를 찾았다. 반면 1박 이상을 한다는 사람들의 경우는 ‘포켓몬 고’보다는 휴가를 즐기기 위해 속초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미국인 관광객 드웨인(Dwayne·33) 씨는 “SNS를 통해 포켓몬 고가 속초에서 된다는 사실을 알고 왔지만 당일치기(Day trip)로 왔기 때문에 숙소를 잡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속초행 버스를 타는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포켓몬 고’가 아닌 일반 관광을 목적으로 속초로 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기자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속초 관광객 7팀 중 4팀이 그랬다. 3명의 친구들과 함께 속초를 찾은 김혜진(17) 양은 “특별히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고, 숙박은 이미 인터넷으로 예약했다”고 말했다.
▲ A모텔 업주는 “포켓몬고 특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특수를 기대해 플래카드를 내걸었지만 얼마 뒤 플래카드가 없어졌다”고 했다. 업주는 시청 단속으로 추측하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진은 A모텔 업주가 공개한 방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속초해수욕장 인근 A모텔 대표는 “인터넷 예약 시스템이 없는 우리 모텔은 포켓몬 고 특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 객실 전체 인테리어를 바꿔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맘때보다 고객 이용률은 못하다”며 “장사가 안 돼 다른 종업원을 쓰지 못하고 혼자서 18개 객실 청소와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만원 주고 포켓몬 고 관련 숙박 이벤트 플래카드를 걸었는데 불법이라며 시청에서 떼 간 것 같다”며 “요즘 같은 때에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시청에서 봐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보여준 플래카드 설치 당시 사진 속엔 ‘포켓몬 고 이용자 10% 할인’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는 기자에게 영업장부를 보여줬다. 평일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주말이었던 지난달 말에도 만실이 아니었다.
만실된 모텔, 텐트 야영장, 게스트하우스…“포켓몬 고가 매출 증대시켜주진 않는다”
고속터미널 인근 모텔들은 이미 만실이 된 곳이 많았다. B모텔 입구에는 숙박업소 어플 ‘여기어때’ 광고판이 세워져 있었다. 해당 모텔 업주는 두 달 전부터 여기어때와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그에게 장사 현황을 묻자 “매일 만실”이라고 짧게 답했다. 가족과 함께 B모텔을 찾은 김진읍(50)씨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 속초해수욕장 인근엔 모텔, 텐트장(사진)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인터넷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업소 업주들은 성수기 기간 동안에는 만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포켓몬 고 특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자리를 옮겨 속초해수욕장 내 텐트 야영장을 찾았다. 텐트가 총 56개가 있는 이곳은 성수기인 지난달 23일부터 8월 둘째주까지 예약이 꽉 차 있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노제운 팀장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며 “성수기에 예약이 힘든 것은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 앤(Anne)을 운영하는 고봉곤 대표도 “객실이 10개 있는데 2~3주 전에 8월 중순까지 이미 예약 마감됐다. 포켓몬 고 특수라고 말하기 힘들다”며 “인터넷 시대인데 인터넷 사전 예약 없이 지나가다가 숙소를 잡으려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 대표에 따르면 포켓몬 고로 인한 매출 상승은 회의적이었다. 그는 “젊은 층 손님 비중이 20~30% 가량 늘어났지만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 “포켓몬 특수를 정확히 알려면 성수기가 지나고 9월이 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속터미널 인근 D모텔 관계자는 “포켓몬 고를 하러오는 젊은 손님들의 상당수는 당일치기 여행으로 오는 경우가 많고 설사 잔다고 해도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가 찜질방에 가서 숙박하는 게 다반사다”며 “모텔에 오는 경우에도 방은 하나만 잡고 4~5명씩 머무르기 때문에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 속초시내 숙박업소는 특수를 기대하면서 발빠르게 움직였다. 포켓몬 고 관련 프로모션도 진행하며 관광객들이 몰리길 기대했다. 하지만 업주들은 생각만큼 ‘포켓몬 고 손님들’이 숙박업소를 찾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은 속초해수욕장 인근 ‘포켓몬 고’ 관련 숙박업소 프로모션 플래카드 ⓒ스카이데일리
대학생이라고 밝힌 정모씨는 “속초에는 관광이 아닌 게임을 하러 온 것이다”며 “만약 포켓몬 사냥이 서울에서도 가능했다면 속초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씨는 숙박 대부분을 찜질방에서 해결하고, 식사는 터미널 인근 이마트에서 해결했다. 그는 빨래가 생길 때만 숙소를 잡고서 숙박과 빨래를 동시에 해결한다고 전했다.
늘어난 호텔 예약 “여름 성수기 매년 만실, 포켓몬 고 특수 아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숙박예약 어플인 체크인나우로 속초 숙박 시설을 예약한 건수가 늘어났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까지 객실 판매 수는 87% 증가했다”고 했다.
그러나 체크인나우로 예약이 가능한 속초시에 있는 호텔 관계자들은 “객실 판매량 증가는 포켓몬고보다는 휴가 성수기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마다호텔의 김철민 과장은 “사실상 포켓몬 고 때문에 호텔이 혜택을 봤다고 하기는 힘들다”며 “포켓몬 고가 뜨기 전에 이미 성수기 예약은 꽉 찼던 상황이었다. 지난달 14일부터 성수기 기간 내내 만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속초시청 관계자 역시 “현재 속초시내 숙박업계가 호황이 맞긴 하지만 그것이 포켓몬고 때문인지 성수기 시즌과 포켓몬 고 열풍이 겹쳐서인지는 분명하게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자료 : 속초시청 ⓒ스카이데일리
속초 시내에서 숙박업을 하는 한 업주는 “강원도 대표 관광지인 속초는 포켓몬고가 없었던 시절에도 여름 한철만 민박을 하는 숙박시설이 있을 정도로 숙박업소가 많았다”며 “포켓몬 고가 여름 시즌을 지나고도 인기를 끈다면 더 많은 숙박시설이 생겨나겠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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