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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가 외관 논란에 휩싸였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곳 단지내 오피스텔이 닭장 논란에 휩싸이며 일각에서는 “보기 흉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오피스텔 전경 ⓒ스카이데일리
다음달 완공 예정인 대우건설의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이하 파크하비오) 내 오피스텔 외관을 놓고 뒷말이 많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야심작이지만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큰 새장이나 닭장 같다” “오피스텔이 아니라 병원 같은 모양새다”는 말뿐 아니라 “보기 흉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완공을 앞두기 전까지는 이곳 아파트에 대한 호평 일색이었다. 지난 2013년 11월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공급을 시작한 이래 높은 계약률을 보이며 입주 희망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청약 당시 1순위 기준 최고 6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가격’과 ‘입지’, ‘편의시설’ 면에서 두루 호평을 받았다.
파크하비오는 아파트 999 세대에 오피스텔 2289 세대가 입주하는 대단지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분양면적 116㎡ 로열층 평균 분양가는 5억9500만원이었다. 평당 1699만원 선으로 인근 올림픽훼미리 아파트 현 시세 트 8억원 선 보다 크게 낮았다.
역세권에 위치한 입지 역시 뛰어나다. 장지역 4번 출구에서 직선거리로 약 100m에 불과하다.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인근에는 NC백화점, 이마트, CGV 등 다양한 편의, 문화 시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외관이 심상치 않다. 온통 흰색으로 칠한 건물이 송파대로를 따라 죽 늘어서 있다. 이 건물들이 닭장 논란이 일고 있는 201동부터 203동 오피스텔이다. 인근 주민들은 물론 입주 예정자까지도 예사롭지 않은 이들 외형들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건축 설계사 A씨는 “건물 디자인으로 인해 한정된 공간에 오피스텔이 높고 빽빽하게 들어선 느낌을 더 준다”면서 “수요자들에게 쾌적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는데는 성공하지 못한 듯 하다”고 평했다.
부동산 중개사 방문 고객들 “왜 저렇게 지었나” 십중팔구 질문 던져
서울 송파구 장지역 4번 출구를 나오면 가든파이브가 보인다. 오른편으로 돌아보면 가든파이브 정문이 있다. 정문 앞 공원에서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마무리 공사 중인 아파트가 보인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다.
▲ ‘파크하비오’ 오피스텔에 대한 외관의 비판은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누리꾼들은 비꼬는 어투로 외관을 지적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장지역 4번 출구에서 가까운 건널목은 송파대로와 충민로가 겹치는 사거리다. 사거리에서 아파트를 바라보면 웅장해 보인다. 파크하비오는 아파트 999가구, 오피스텔 2289실, 호텔 487실 등 매머드급 복합단지로 이뤄져 있다.
닭장 논란에 휩싸인 오피스텔(201동~203동) 단지를 사거리 골목에서 바라 본 모습은 실제로 빽빽했다. 한 눈에 담아내기도 버거울 만큼 창문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사거리 건널목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던 주민들도 한참 동안 오피스텔 단지에 시선을 보내며 건물 이모저모를 자세히 훑어보기도 했다.
건널목에 서 있던 한 주민은 “단지가 새장이나 닭장 같아 보인다”며 “새로 지은 집이어서 내부는 좋기야 하겠지만 바깥에서 볼 때는 좀 흉물스러워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크하비오 인근 부동산 외부에는 ‘34평 아파트 전세 5억~6억’ ‘월세 보증금 2억에 월 180만원’, ‘오피스텔 14.5평 전세 2억4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 ‘월세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20만원’ 등 주로 전월세 가격을 적어놓고 있었다. 오피스텔 매매가는 2억9000만~3억이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 외관에 대해 “그런 얘길 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외관을 제외하면 장점들이 많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단지 설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서 “10명이 부동산을 찾아오면 하나 같이 왜 저렇게 지었냐는 말을 꺼낸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오피스텔 쪽을 바라 보며 병원 같아 보인다는 말도 한다”고 입주 희망자와 인근 주민들의 말을 전했다.
SNS에서는 파크하비오의 디자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요새 내가 느끼는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물~ 송파 파크하비오~”라며 “송파 쪽은 건축물 대잔치냐”라며 비꼬기도 했다.
파크하비오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송파대로를 중심으로 건너편에 있는 문정 건영아파트 외관엔 ‘주민피해 보상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주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공사를 강행해 소음에 시달리는 한편 공사장 분진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재독 건축가의 비범한 디자인…대우건설 “개인적 시각 차이일 뿐”
▲ ‘파크하비오’는 슈투트가르트 중앙도서관의 모습과 흡사했다. 이 도서관과 ‘파크하비오’의 디자인을 맡은 인물은 재독 건축가 이은영(60) 씨다. [사진=Yi ARCHITECTS]
파크하비오의 입면 디자인은 건축가 이은영(60) 씨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재독 한인 건축가이자 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2011년 독일 서남부 슈투트가르트 시내에 있는 중앙도서관을 설계해 주목 받았다.
특히 독일 언론들은 건물 내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소식을 전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글로 ‘도서관’이란 글자를 넣도록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슈투트가르트 도서관 전 유럽 현상공모’ 234개 응모작 가운데 이씨는 1등에 당선된 바 있다.
이 도서관은 지난 2013년 CNN Travel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7곳 중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파크하비오’도 슈투트가르트 도서관과 외관 디자인이 매우 유사하다. 백색의 단순함을 주요 콘셉트로 삼았다.
아파트 단지를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은영 건축가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모습을 만들어 낸 반면 도시는 상업화된 디자인의 홍수로 인해 우리의 눈이 많이 피곤해졌다”고 밝혔다.
▲ 이은영 건축가 [사진=Yi ARCHITECTS]
이어 그는 “그런 맥락에서 파크하비오는 고전적 건축요소를 현대로 재해석해 백색의 순수함에 담아내며 담백하고 격조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다”고 말하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파크하비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씨의 입면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도심 속에 지은 건축 작품’이란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외관에 대한 비판에 대해 “건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생긴 문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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