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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회장은 외판원으로 시작해 웅진그룹을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신화’와 같은 경영인이다. 지난 2011년 32개 계열사를 거느렸던 웅진그룹은 현재 16개 계열사로 쪼그라들었다. 이마저도 상장사는 지주사 웅진(舊·웅진홀딩스),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 등 3개사가 전부다. 그룹 연매출도 1조원에 불과하다. 최고 6조원대를 기록했던 과거의 영광과 상당히 멀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축소 배경에는 극동건설이 있었다. 지난 2007년 웅진건설은 극동건설을 인수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고 2012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웅진코웨이·웅진식품·웅진케미칼 등 주력 계열사들이 줄줄이 매각됐다. 하지만 이 같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법정관리는 14개월 만에 종료됐다. 이후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도 수년간 적자를 기록했던 태양광사업을 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투자라는 원성도 나왔다. 장기간 적자 늪에서 허덕이던 웅진그룹의 태양광사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웅진그룹 영광 재현에 시금석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스카이데일리가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웅진그룹의 태양광사업을 다시 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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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진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국내 유일의 잉곳·웨이퍼 생산업체가 됐다. 잉곳과 웨이퍼는 태양광전지의 ‘셀’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부품이다. 태양광 사업 확대는 최근 ‘방문판매’를 재개하며 재건에 도전 중인 윤석금 회장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은 웅진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웅진에너지가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를 인수했다. 이로써 잉곳(Ingot)과 웨이퍼(Wafer) 생산업체는 국내 웅진에너지가 유일하게 됐다.
잉곳과 웨이퍼는 태양광전지 제작에 사용된다. 태양광전지의 기본 단위인 셀을 만드는데 실리콘으로 제작된 웨이퍼가 사용되며 잉곳은 웨이퍼를 생산하기 위해 만드는 중간 단계 재료로 막대모양을 띄고 있다.
현재 웅진에너지의 잉곳 생산능력은 연 1.3GW 수준이다. 하지만 웨이퍼는 잉곳 생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완제품인 웨이퍼 형태를 구매하는 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웅진에너지의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수요 감소로 인해 태양광 시장 전체적으로 한 동안 부침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웅진에너지는 더욱 고전했다. 그런데 최근 태양광 시장이 재차 부상함에 따라 웅진에너지도 주목받고 있다.
법정관리 극복위해 ‘알짜 계열사’ 줄매각 속에 붙들었던 ‘윤석금 태양광’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뉴시스]
법정관리 극복을 위해 ‘영광의 시절’을 함께 했던 웅진코웨이(現·코웨이), 웅진식품, 웅진케미칼(現·도레이케미칼) 등이 매각되고 웅진플레이도시 등이 M&A 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수년간 표류하던 와중에도 윤석금 회장은 웅진에너지 만큼은 꼭 쥐고 있었다.
지난 2011년 웅진에너지는 3134억원의 매출액과 263억원의 영업이익, 2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 9월 법정관리가 시작된 후 실적은 적자 투성이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012년 1068억원의 영업손실과 19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내며 적자 전환했다.
그런데 지난해의 경우 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전히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1995억원의 1/9 수준인 241억원의 손실액만을 나타냈다. 매출액 역시 상승했다. 2012년 1430억원이었던 매출액도 지난해 1643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사실 이 기간 저조한 실적을 나타낸 것은 비단 웅진만의 일은 아니었다. 글로벌금융위기 후 전체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잉곳·웨이퍼 제작업체의 시름은 더욱 깊었다. 중국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중국·동유럽 등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자연히 잉곳과 웨이퍼를 제작하는 웅진에너지의 미래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볼만 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장기간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군소기업들이 일부 정리되는 등 업계가 재편되고 있다”며 “경쟁자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최근 글로벌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호재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태양광 사업’ 700억 투자계획…윤석금의 초심경영 “영광재현 드라이브” 촉각
이번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 인수에 소요된 금액은 총 30억원이다. 잉곳을 생산하는 그로워(성장로)와 웨이퍼링 장비 등을 확보하게 된 웅진에너지는 향후 7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잉곳과 웨이퍼 생산량 역시 각각 2GW 수준으로 끌어 올려 글로벌 태양광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웅진은 GS그룹의 E&R솔라를 인수했다. 대전과 충북 오창에 분산된 웨이퍼공장을 구미로 통합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구미시에 태양광 관련 산업 투자비용으로 1032억원을 소모할 것이란 내용의 MOU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발판으로 그동안 납품을 이어왔던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한 미국의 선파워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에 잉곳과 페이퍼 판로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영광의 재현을 위해 다시 뛰고 있는 윤석금 회장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윤 회장은 현재 ‘초심 경영’에 한창이다. 본인의 주력인 ‘방문판매’의 전면에 등장하며 재기를 준비 중이다. 윤 회장은 지난 1971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영업사원으로 근무를 시작한지 1년 만에 전 세계 54개국 영업사원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입사 9년 만에 사업국 상무자리를 꿰찼던 그는 1980년 자본금 7000만원으로 웅진출판을 시작해 신화를 작성해 갔다. 그의 도서 방문판매 노하우는 웅진의 성장에 결정적이었다. 또 이 노하우는 웅진코웨이 등 렌탈사업에도 그대로 녹아들었다.
지난 6월 윤석금 회장은 화장품 브랜드 ‘릴리에뜨’ 사업설명회 현장에 직접 강사로 나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파했다. 윤 회장이 내놓은 재기 아이템 중 하나가 화장품이었던 셈이다. 윤 회장은 1988년 한 때 업계 2위 자리까지 올랐던 코리아나화장품의 전신 사랑스화장품을 설립하고 화장품 팡문판매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 웅진에너지의 잉곳 생산능력은 연 1.3GW 수준이다. 웨이퍼는 이에 절반 수준이다. 웅진 측은 이번 인수와 더불어 향후 700억원을 투자해 잉곳·웨이퍼 모두 2GW 수준의 생산량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웨이퍼(사진·위)와 잉곳 설비 및 제품의 모습 [사진=웅진에너지 홈페이지]
또 6월에 윤 회장은 법정관리 당시 지게 된 빚을 모두 청산하기도 했다. 계열사 매각을 통해 일부 상환한 후 남아있던 1470억원의 채무를 모두 정리한 것이다. 기한이 2022년까지 였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6년이나 조기 상환한 셈이다. 이자비용부담 등을 줄이고 가장 전문적이라 할 수 있는 방문판매 시장에 재도전함으로써 본격적인 재건에 나섰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웅진 측이 30억원에 구매한 장비들은 SKC솔믹스가 1000억원을 들여 구입한 장비들이었다”면서 “장부가액과 감정평가 등으로 운 좋게 30억원만 투자해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인수로 인해 잉곳과 웨이퍼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실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윤 회장과 웅진이 B2B(태양광사업)와 B2C(화장품 방문판매)를 통해 과거의 영광 재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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