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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에서 수제버거 시장에 진출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손쉽게 수제버거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수제버거 시장에 뛰어든 대표적인 식품기업은 SPC·신세계·아워홈이다. 사진은 신세계 쟈니로켓 수제버거 ⓒ스카이데일리
수제버거 시장에서 대기업의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 SPC그룹이 국내 독점 운영하는 쉐이크쉑버거 등장으로 시장 분위기가 더욱 달아올랐다.
식품 대기업에서 수제버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업계는 국내 햄버거 시장을 1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요식업계 한 관계자는 “정크푸드로 알려진 햄버거를 ‘프리미엄 햄버거’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크라제버거를 시작으로 수제버거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넓혀진 상황에서 쉐이크쉑버거의 성공으로 또 다시 시장 열기가 달아올랐다”고 평했다.
지난 1998년 크라제버거를 시작으로 국내에 수제버거 시장이 생겨났다. 수제버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1만원 남짓한 가격임에도 ‘한번쯤 먹어봐야 하는 햄버거’로 통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0년에는 아워홈이 ‘버거헌터’를, 2011년에는 신세계가 ‘자니로켓’을 개점했다.
손님 발길 끊이지 않는 쉐이크쉑…수제버거 특징 잘 살려 고객 만족 높아
쉐이크쉑의 인기는 여전했다. 기자가 점심시간에 찾아간 신논현역 인근 쉐이크쉑 매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첫 개점 이후 몇 시간 동안이나 줄을 서야 했던 이곳은 지금까지도 그 인기가 이어졌다.
손님 송경주(24·여) 씨는 “뉴스에서만 보던 곳이라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다”며 “맛있다는 말만 들었는데 와서 먹어보니 맛있어서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 문을 연 쉐이크쉑은 개점 이래 지난 한달 간 8만여개 누적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 평균 3000개 가량을 판매한 것이다.
▲ 쉐이크쉑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수제버거 시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쉐이크쉑은 지난 7월 SPC그룹이 들여온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다. 하루 평균 3000개씩 팔리며 강남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쉐이크쉑 강남점 매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고객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개점 당시 쉐이크쉑 관계자는 “패스트푸드보다 파인캐주얼(Fine Casual)이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단순 햄버거 매장이 아닌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인캐주얼은 ‘파인 다이닝(Fine Dining)’과 ‘캐주얼 다이닝(Casual Dining)’을 합친 말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즐기는 외식 문화를 일컫는다.
대기업에서 하는 수제버거 브랜드는 대부분 비슷한 콘셉트를 추구하고 있다. 아워홈의 버거헌터는 캐주얼 다이닝을 표방하고 있다.
기자는 점심시간을 넘긴 2시경 여의도IFC몰 내에 있는 버거헌터 매장을 방문했다. 매장 안에는 4팀의 고객이 있었다. 메뉴는 다양했다. 햄버거와 함께 먹는 감자칩 외 스파게티 등 일반 햄버거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메뉴도 있었다.
매장 앞을 지나가는 한 무리의 일행이 “여기가 저렴하다”는 말을 하며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평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점심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헌터 클래식 버거가 9500원으로 1만원이 넘지 않는다.
손님 전모(25) 씨는 “오늘 처음 방문인데 맛있어서 만족했다”며 “다른 일반 햄버거 가게들은 미리 만든 제품을 쌓아놓고 팔지만 이곳에선 그때그때 만들어 줘 더 맛있었다”고 말했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에는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신세계백화점 내 자니로켓에는 시간이 갈수록 자리가 채워졌고 가족과 함께 온 이들부터 혼자 온 손님까지 다양했다.
자니로켓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미국적인 오리지널 햄버거 브랜드를 추구하며 고유의 메뉴와 차별화된 맛과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자니로켓은 오리지널 햄버거와 아메리칸 프라이즈(American Fries) 등 대표 메뉴만 50여 종이다.
▲ 아워홈의 버거헌터와 신세계푸드의 쟈니로켓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집적 만든 패티와 신선한 채소의 사용 등 수제버거만의 매력을 잘 살렸다는 평가와 함께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스카이데일리
고객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는 답변부터 수제버거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도 있었다. 수제버거 특징 중 하나는 두꺼운 두께의 감자튀김이다. ‘자니로켓’ 역시 정통 감자튀김을 표방하고 있다.
윤영진(61·여) 씨는 “간단히 요기를 하기 위해 감자튀김만 먹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놀랐다”고 웃어보였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방문했다는 서승연(23·여) 씨는 “고기 패티가 두껍고 일반 프랜차이즈와 달리 진짜 수제로 다져진 고기를 먹은 느낌”이라고 만족해했다.
자니로켓 측은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갈아서 패티를 만들었다”며 “풍부한 육즙과 직접 개발한 소스, 신선한 토핑이 자니로켓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가격 불만 이긴 입지…좋은 입지 조건은 ‘우연’ 아닌 ‘지원’
수제버거의 대부분 음료수와 감자튀김을 추가할 경우 1만원이 넘는다. 비싼 가격은 수제버거 시장 형성 초기에도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이다.
최근 문을 연 쉐이크쉑버거의 대표 메뉴 쉑버거는 단품 가격이 6900원이다. 여기에 탄산음료와 감자튀김을 더하면 가격은 1만원 중반대가 된다. 할인이 되는 세트 메뉴는 따로 없다.
쟈니로켓에서 가장 싼 햄버거 단품메뉴는 9500원이다. 매장 입구에서 만난 송모 씨는 입구 앞에 비치된 버거 메뉴와 가격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던 참이었다.
스스로를 햄버거 마니아로 자부하는 송씨는 “가격만 볼 때 홍대에서 파는 개인 수제버거 집들에 비해 어떤 이점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가격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 신세계푸드의 쟈니로켓은 지하철 연결로와 이어진 신세계백화점 입구에 위치해 있다. 이곳 출입구를 통해 백화점에 들어서는 고객들은 쟈니로켓 매장을 한 번쯤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쟈니로켓 매장 ⓒ스카이데일리
대기업 수제버거의 또 다른 특징은 모기업의 지원으로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교통의 요충지인 센트럴시티에만 ‘쟈니로켓’ 매장이 두 개나 있다. 센트럴시티점과 강남점은 도보 3분 이내 거리에 있다.
강남점은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8번 출구와 붙어있는 백화점 입구에서부터 15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센트럴시티점은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과 센트럴시티가 연결된 출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 눈에 보이는 자리에 있다.
자니로켓 본점은 지하철 회현역과 연결된 신세계백화점 출입 통로 앞에 있어 손님들이 보지 않고 못 지나가는 곳에 위치했다. 쟈니로켓 본점을 방문한 김진명(25·남) 씨는 “아무래도 지하철과 연결된 백화점 진입로에서 매장이 바로 보이니 쉽게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버거헌터 역시 입지 조건이 좋은 곳에 있다.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버거헌터는 아워홈이 운영하는 푸드코트인 ‘푸드 엠파이어’ 내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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