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주식부자 구속된 날, 수백억 빌딩 매매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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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프라임 리치빌딩<121>]-미라클인베스트먼트(이희진)

6개월만에 전 소유자 재매입 촉각…올 3월 이씨에 싼값 팔았던 전력 논란

정성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9-23 12:00:43

▲ 최근 구속된 이희진은 지난 3월 자신이 100% 소유한 회사 명의로 청담동 미라클 빌딩을 매입했다. 매입금은 310억원이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빌딩을 매입한지 6개월만인 9월7일 미라클 빌딩은 전 소유주인 제이더블류썬 김진우 회장에게 매매예약 된 상태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사기 혐의로 구속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0)씨가 주식뿐 아니라 빌딩 매매에서도 수상한 거래를 한 정황이 밝혀졌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씨가 구속된 날인 9월 7일, 사실상 그가 소유했던 빌딩을 원 소유주였던 김진우(56) 제이더블류썬 회장에게 다시 넘기기로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더블류썬은 피혁 수출 등의 사업을 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이 구속 영장을 청구한 날, 이씨는 공교롭게도 당시 회사 소유였던 미라클인베스트(이하 미라클) 빌딩 ‘매매 예약’을 했다. 즉 미라클 빌딩이 김 회장 앞으로 가등기된 날짜가 이씨가 구속된 날인 지난 7일이었다.

매매 예약이란 ‘예약 내용에 따라 본 계약을 하겠다’고 약정하는 계약이다. 당장 본 계약을 하기 곤란한 경우, 매매 계약을 좀 더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매매 예약이 됐다는 것은 향후 빌딩을 가등기권자인 김 회장 소유로 넘기겠다는 뜻이다.

이희진씨와 김 회장 사이의 빌딩 매매는 또 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거래 관계라는 이야기가 부동산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미라클 빌딩의 경우 김 회장이 지난 3월 이씨에게 싼값에 팔았는데, 불과 6개월만에 소유권을 다시 넘겨 받게 된 셈이다. 이씨는 미라클인베스트먼트 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가 지난 8월 11일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사임 후 지분 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첫 거래 때부터 미라클 빌딩 매매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등기부등본에는 미라클 빌딩 매입가는 310억원으로 나와있다.

▲ 올해 초 종편 프로그램에서 악플러 500명을 고소한 바 있었다고 밝혔던 이희진은 자신의 재산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사진은 이씨가 미라클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블로그에 올렸던 주주 명부. 현재는 블로그의 모든 글을 지운 상태다 .[사진=이희진 블로그]

부동산 전문가들이 추정한 건물 시세는 450억원 안팎이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대지면적1,002.41㎡(303평), 연면적은 3,895.88㎡(1029평)이다. 미라클인베스트먼트는 빌딩 매입 이전부터 이 건물의 5~6층을 임대해 사용했다.

실제로 미라클 빌딩은 2015년 연말에 450억원에 강남 부동산 시장에 나왔던 전력이 있었던 건물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만에 140억원이나 싼 가격에 빌딩을 이씨에게 넘겨 시선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관계자는 “미라클 빌딩은 김 회장이 직접 지은 건물이어서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빌딩을 주변 시세보다 적어도 100억원 이상 싸게 팔았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회장과 몇 차례 통화도 해 본적이 있었지만 당시 빌딩 매도 가격으로 불렀던 450억원은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희진씨는 지난 5일 이미 긴급 체포됐다. 이씨가 붙잡힌 지 이틀이 지난 7일 원래 소유주였던 김 회장에게 건물을 넘기기로 예약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미라클 빌딩을 법인 회사 명의로 해놓았기 때문에, 위임장만 있으면 본인 부재 상태서도 거래는 가능하다”며 “또 이전에 거래된 것을 9월 7일날 등기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이씨와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 문제와 관련해 압구정동의 한 세무사는 “김 회장이 빌딩을 싼값에 매각하고, 6개월 만에 재매입하는 일은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건물을 둘러싼 사연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최초 매입가를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 산출은 어렵지만 김 회장이 이씨에게 빌딩을 팔고 넘겨받는 과정에서 세금만 수십억원이 빠져 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가등기 상태지만 매매가 이뤄질 경우에는 취득세 등도 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