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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에서도 지진을 예측하는 시스템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지진발생 시 발생하는 P파와 S파를 통해 가급적 빨리 예측해 피해를 줄이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이를 위해 지진관측소가 곳곳에 촘촘히 들어서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측소는 질·수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사진은 서울대지진관측소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2. 일본 지진 감지 프로그램에 따르면 24일과 29일 각각 6.6, 6.8 규모의 지진이 한반도에서 발생한다. 앞서 경주에서 발생한 12일 지진과 19일 여진을 모두 정확하게 맞췄다. 앞선 지진으로 지반이 상당히 약해진 상태서 이정도 규모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들 두 사례는 지난주 온라인을 달군 지진관련 괴담들이다. 기상청과 관련 학계에서는 첫 번째 괴담에 대해서는 “우연치고는 상당히 비슷한 시간대 지진이 났던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주기와 지진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두 번째 사례에 대해서는 “이미 24일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짓으로 판명된 사례다”며 “지진과 관련해서 전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서 조차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다”고 말했다.
日, 고베대지진 후 예측시스템 마련 실패…조기경보시스템 주력 ‘관측소 관건’
앞서 일본은 지난 1995년 고베대지진 후 지진예측시스템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1조원에 육박한 예산을 투입했으나 현재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언제·어디서·어떤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본은 이후 지진조기경보시스템에 주안점을 뒀다. 이 시스템을 통해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순간 진앙지역 주변의 휴대폰에는 지진조기경보 사이렌이 울리게 돼 있다. 진앙지에서 지진 감지 후 단 10초 내에 국민 개개인에게 대피 통보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동시에 방송사들은 화면 하단에 지진관련 속보를 띄우고 또한 정규 편성된 방송 송출을 중단 하고 즉시 지진관련 재난방송 속보 체제로 변화한다.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도 이 같은 기민한 움직임으로 피해를 대폭 줄인 바 있다.
당시까지 구마모토는 일본 내에서도 지진 발생 빈도 및 가능성이 현저히 적은지역으로 분류되던 곳이었다. 이곳에 동일본대지진 후 최대인 7.3 규모의 지진은 다수의 피해를 발생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초동대처가 빛을 발했다. 일부 내진설계가 미비한 시골마을들의 가옥 등이 붕괴됐으나 조기경보로 인해 국민들이 즉각 대피할 수 있게끔 유도했다. 조속히 재난방송이 전파를 타고 민·관·군이 하나 되는 후속조치가 이뤄지면서 여진 등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줄였다.
▲ 자료: 英 로이츠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지진 조기예측의 관건은 지진 발생 시 발생하는 두 지진파를 얼마나 빨리 감지하느냐에 달려있다. 진앙지로부터 흘러나오는 지진파는 ‘P파’와 ‘S파’가 있다. P파는 직선방향으로 뻗어 전달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흔들림이 적다. 속도는 느리지만 큰 진동을 동반해 실제 땅을 흔들어 피해를 주는 S파에 비해 2배가량 속도가 빠르다.
P파를 우선 감지해 지진의 규모 등을 가늠해 조기경보체계를 발동하고 S파가 도달하기 전 조속히 대피 등을 유도해 피해를 반감시키는 작용을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은 지진발생으로부터 5초 이내에 경보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때때로 S파가 도달하기 전 경보가 울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지진경보체계가 있다. 지난 12일 경주지진 당시 우리 시스템이 P파를 감지해 분석하는데 26초가 걸렸다. 상황전파까지 50초가 소모됐다. 당시 이웃나라 일본의 감지 및 경보는 우리보다 빨랐다는 후문이다.
전문가들은 단 몇 초라도 조속히 지진을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소한의 대응태세를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지진관측소다. 현재 기상청 지진관측소는 총 127개소다. 반면 일본의 관측소는 1000개 이상이다.
“단 1초라도 버는 것이 관건”…서울, 재난 노출위험도 뉴욕 앞질러 ‘세계 3위’
최근 한반도와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 추이를 보면 서울과 가까운 거리의 진앙지도 속속 발견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충남 태안 인근 해상에서 5.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으며 지난 2003년에는 인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5.0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었다. 앞서 1978년 충북 속리산에서는 5.2 규모의 지진이, 1980년 평안북도 서부지역에서 5.3규모의 지진이 있었다.
반면 서울의 지진 관측소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기상청 지진관측소 현황에 따르면 서울 내 지진관측소는 총 5개소다. 이마저도 광대역·가속도 지진 탐지가 가능한 서울대 관측소를 제외한 강서·중랑·노원·종로구 관측소는 가속도 정보만이 계측 가능하다.
다른 단층 지역에 비해 지진 발생가능성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서울의 경우 여느 곳보다 지진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최근 영국 재난·재해전문 보험사 로이즈(Lloyd'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재난에 취약한 도시로 전망됐다.
▲ 사실적인 재난묘사라는 평을 받은 드라마 ‘디데이’는 진도 6.5의 지진에 무참히 무너지는 서울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영국 보험회사 로이즈가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301개 도시의 재난발생 시 피해규모를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재난발생 시 1035억달러(116조5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드라마 ‘디데이’ 스틸컷]
로이즈 측이 전 세계 301개 도시를 대상으로 자연재해를 비롯한 각종 재해 발생 시 각 도시별 피해규모를 예측한 ‘2015-2025 시티 리스크 인덱스’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난 발생 시 1035억달러(한화 116조5000억원)의 피해가 점쳐졌다.
1·2위를 기록한 타이베이(1812억달러)와 도쿄(1532억8000만달러)의 피해규모 추산에 지진위험성 등이 반영된 데 반해 서울의 경우 지진위험성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타이베이를 능가하는 피해가 당면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을 제외한 국내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봐도 서울의 피해액은 단연 독보적이다. 국내 2위 부산(204억5000만달러), 3위 대구(135억달러) 등에 비해 각각 5.1배 7.7배 높은 피해 규모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실이 일본 도쿄대 기술연구소 연구결과를 인용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진조기경보를 통해 진동이 도달하기 전 20초가 확보될 경우 95%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
결국 최근 논란이 되는 ‘10초 전파’뿐만 아니라 관측소 및 관련기기 확충을 통해 촘촘한 진앙분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오는 2020년까지 지진관측소 314개소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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