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울리고 자극한 롯데껌 유혹 ‘엄마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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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롯데자일리톨 토이플레이 논란

미끼상품 ‘완구’ 떼쓰는 아이들…롯데측 무대포식 입장 “부모·아이들 만족”

변효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0-12 00:03:45

▲ 롯데제과 자일리톨 토이플레이(사진)는 소형 완구와 껌으로 구성된 제품으로 지난달 28일 출시됐다. 출시 후 부모들 불만이 높다. 아이들이 조르는 탓에 너무 곤혹스럽다는 반응들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나 본 부모들 대부분은 안전 등을 이유로 아이들에게 껌을 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진정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었다면 장난감이 아닌 보다 설득력 있는 제품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트에서 만난 한 ‘엄마’는 최근 출신된 롯데제과 ‘자일리톨 토이플레이’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자일리톨 토이플레이는 자일리톨 성분이 함유된 껌과 함께 헬리콥터·산타클로스·오리 등 다양한 장난감이 함께 들어있는 제품이다.

롯데제과 측은 지난달 25일 해당 제품의 출시 당시 “아이의 치아 건강을 생각하는 부모 마음과 놀이를 즐기는 아이의 마음을 담았다”며 “충치예방에 도움이 되는 껌과 완구가 함께 들어있어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 만난 부모들은 질색하는 모습들이었다.

대체적으로 부모들은 껌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 보였다. 오래 씹으면 턱 근육이나 턱관절, 치아배열 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불안감에서였다. 또한 아무곳에나 뱉거나 머리카락에 붙는 등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이야기 했다.

부모마음 외면한 롯데제과…“슈퍼 갈 때마다 떼쓰는 아이 때문에 진이 다 빠져요”

3남매를 키우고 있다는 박옥래(42·여) 씨는 “껌은 아이들이 그냥 삼킬 가능성이 적지 않아 권하지 않는다”며 “행여 아이들이 고집을 피울까 관련 매대 근처로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송민지(39·여) 씨 역시 “젤리는 물론이고 입 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소프트캔디 종류도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자칫 목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인데 주변만 봐도 대다수 부모들 역시 아이들에게 껌을 비롯한 사탕류는 잘 권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일리톨 토이플레이와 같이 껌과 장난감이 결합된 상품이 출시되면서 엄마들이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박은성(38) 씨는 “엄마 입장에서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껌을 잘 사주려 하지 않는데 장난감을 포함한 껌 상품이 출시돼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면서 “판매에만 치중한 업체 측의 상술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박수영(35·여) 씨는 “과자와 함께 판매되는 장난감의 경우 과자와 장난감 모두 부실한 경우가 많아 구매를 꺼리게 된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슈퍼 갈 때마다 자일리톨 토이플레이를 사달라며 조르는 아이 때문에 진이 다 빠진다”고 호소했다.

이승은(43·여) 씨는 해당 제품을 두고 “아이들은 혹하겠지만 엄마들은 싫어할 전형적인 상품이다”며 “가뜩이나 지속성 낮은 부실한 장난감에 엄마들이 꺼려하는 껌을 함께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하락 롯데제과 ‘킨더조이’ 벤치마킹 했나…“결국은 미끼상품” 분분

서울 서초구의 CU편의점 모 지점 관계자는 “킨더조이의 경우도 장난감과 함께 출시한 바 있는데 롯데만큼의 거부감이 있지는 않았다”면서 “일부 부모들은 아이들이 조르는데도 ‘껌이라서 안 된다’며 제지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매출하락을 맛 본 롯데제과가 킨더조이 측이 재미를 본 마케팅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봤다. 업계는 장난감을 끼워 파는 것은 유사한 전략을 내세웠지만 제품 선정에 있어서는 잘못된 선택이라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모들이 껌을 싫어할뿐더러 아이들 역시 자일리톨이 아닌 단맛이 나는 껌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며 “결국 제품 경쟁력보다 동심을 자극한 ‘미끼상품’을 통해 매출상승을 꾀하려는 셈이다”고 전했다.

▲ 롯데제과(사진·본사) 측은 “치아건강을 생각한 부모들과 자일리톨을 좋아하는 아이들 모두에게 인기 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업계와 부모들은 장난감을 팔기 위한 끼워팔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

실제 취재 중 만난 유정숙(68·여) 씨는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손자와 함께 놀이터에 있던 그녀는 “아이가 굳이 껌을 원하면 사줄 의향은 있지만 아이가 자일리톨 껌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 특유의 냄새 때문인데 만약 자일리톨 토이플레이를 사주더라도 껌은 버리고 장난감만 가지고 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타깃 소비층 자체가 영·유아들이 아닌 껌을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제로 아이들이 자일리톨 껌을 좋아하고 부모들 역시 충치예방 등을 이유로 해당 제품을 많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시 된지 한 달이 채 안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고 장난감 수집의 재미까지 더해 시간이 갈수록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현장과 동떨어진 반응을 보였다.

변효선 기자 gytjs4787@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