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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훈민(사진) 씨투소프트 대표는 IT개발자다. 최 대표는 배달 솔루션 ‘브룽’과 예약고객 관리 시스템 ‘테이블 매니저’를 개발했다. 노쇼(예약부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테이블 매니저는 단체 및 VIP 예약 관리가 필수인 요식업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IT 분야에서는 그 어떤 스펙도 중요치 않습니다. 오로지 실력만이 자신을 대표하죠”
최훈민(22) 씨투소프트 대표는 IT개발자다. 청년 스타트업 씨투소프트는 배달 솔루션 ‘브룽’과 예약고객 관리 시스템 ‘테이블 매니저’를 개발했다. ‘테이블 매니저’는 단체 및 VIP 예약 관리가 필수인 요식업계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60개 음식점과 계약을 했습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미팅 요청이 들어오고 있고요. 절반 정도가 미팅 당일에 계약합니다”
통상 기존 음식점에서는 예약이 들어오면 주로 수기로 장부를 관리하고 있다. 사람이 하다보니 누락이나 오기가 발생했다. 예약 즉시 관련 정보를 전산으로 기록할 수 있는 ‘테이블 매니저’는 이런 오류를 최소화시켰다. 바쁜 음식점 현장에서 사용하기 쉽게 조작법이 간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효율화시키는 것이 IT의 핵심가치라고 생각해요. 현장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입시 공부에 실망한 최 대표는 결국 고등학교 자퇴를 결정했다. 그리고 경쟁 중심 입시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기 위해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사진은 당시 1인 시위 모습 [사진=뉴시스]
IT영재 고1 자퇴생…청소년 교육 현실 대표하는 영웅되다
“IT특성화고등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입시에 치중한 학교 분위기 때문에 자퇴를 결심했습니다. 경쟁만 부추기는 현 입시교육 제도는 변해야 해요”
최 대표는 자타공인 IT영재다. 2010년 중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금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IT 심화학습을 위해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그러나 IT특성화고의 실상은 최 대표의 생각과는 달랐다. IT교육보다 대학입시를 더 중요시하는 모습은 여타 학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의미 없다고 생각한 입시 공부에 실망한 최 대표는 결국 자퇴를 결정했다. 경쟁 중심 입시제도에 대한 문제제기를 위해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죽음의 입시경쟁 교육을 중단해주십시오’라는 그의 메시지는 SNS를 통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의 노력은 100인 릴레이 시위로 이어졌다.
최 대표는 시위를 통해 일종의 대안학교인 ‘희망의 우리학교’를 설립했다. 1인 시위 74일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최 대표는 청소년의 교육 현실을 대표하는 영웅이 됐다.
단돈 500만원 골방 창업…가맹점 출근 도장 찍으며 1년간 프로그램 개선
“영웅이란 말에는 결코 동의하지 않아요. 저는 교육운동가가 될 생각은 없었거든요. 다만 사회를 바꾸기 위해 ‘대학을 안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싶었어요.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은 프로그램 개발이었죠.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최훈민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결심했어요”
최 대표는 2014년 스무살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간 IT개발 개인의뢰를 통해 번 돈과 희망의 우리학교 월급을 모아 자본금 500만원을 만들었다. 사무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5만원짜리 단칸방을 구했다. 화장실도 창문도 없는 방이었다.
창업 한 달만에 밥 먹을 돈까지 떨어졌다. 어머니 카드를 빌려 간신히 버텼다. 기적처럼 첫 일거리가 들어왔다. 대한지적공사 웹사이트 구축 프로젝트였다. 최 대표는 독자적인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 외주를 병행했다.
▲ 테이블매니저’는 1년간의 개발 단계를 거쳐 2014년 말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로그램에는 고객의 전화번호, 이름, 최근 예약 기록, 메뉴 취향 등의 기본적인 정보가 연동된다. 노쇼 위험도도 함께 표시가 된다. ⓒ스카이데일리
“사실 ‘테이블매니저’는 세 번째 완성작이예요. 두 번의 실패를 통해 현장의 흐름 파악이 우선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죠”
첫 번째 작품은 지난 2011년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들과 개발한 전자메뉴판이었다. 정부에서 지원한 창업동아리 사업의 일환이었다. 고객이 태블릿PC를 통해 메뉴를 선택하면 주방에서 바로 요리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식당의 일손을 덜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음식점 사장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저렴한 메뉴를 파는 작은 규모의 식당에서는 태블릿PC 구입을 부담스러워 했다. 고급 식당에서는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전자메뉴판을 원하지 않았다.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개발은 결국 개발자의 욕심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테이블매니저’는 1년간의 개발 단계를 거쳐 최 대표가 법인을 세운 2014년 말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가맹 사업장에 직접 찾아가 실제 사용에 따른 불편사항을 지켜봤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점주들도 점차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했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보완하자 사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최 대표는 올해 7월부터 ‘테이블매니저’ 마케팅을 시작했다.
“현재 ‘테이블매니저’를 보면 설정 하나하나마다 조언해준 사장님이 기억납니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할 예정입니다”
‘노쇼(예약부도)’ 방지 예약 솔루션도 갖춰…고급 외식업체에서 인기
“첫 고객은 삼성 서초사옥 앞 일식집 사장님이에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있었는데 예약 전화를 할 때마다 이름을 물어보니 단골도 못 알아보냐고 화를 내셨대요. ‘테이블매니저’를 제안하자마자 바로 계약을 결정하셨죠”
‘테이블매니저’를 가장 요긴하게 활용하는 곳은 고급 레스토랑이다. 프로그램에는 고객의 전화번호, 이름, 최근 예약 기록, 메뉴 취향 등의 기본적인 정보가 연동된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레스토랑은 ‘노쇼(예약부도)’ 문제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생겼다. ‘테이블매니저’가 고객의 ‘노쇼’ 위험도 정보를 함께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향후 최 대표는 법률적 검토를 통해 가맹 음식점간 ‘노쇼’ 고객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월세 15만원에서 200만원짜리 사무실로 옮기고, 밥값이 없어서 엄마 카드를 빌렸던 상황에서 연매출 3억을 바라보는 스타트업이 됐어요. ‘우리의 기술로 세계 무대에서 승부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외주를 줄이고 테이블 매니저 사업에 정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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