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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들의 주요 수입원은 기업들의 접대비다. 지난 7월 국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법인카드로 결제한 접대비는 총 9조9685억원이다. 2008년 7조502억원이었던 기업접대비는 매년 늘어 지난해 최고치를 갱신했다. 그런데 기업들의 접대 관행에 김영란법이라는 강력한 제재가 생기며 유흥업소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됐다. 유흥업소 매출 감소로 인해 유흥종사자 수입 역시 감소했다. 그런데 이들이 소비하는 헤어숍이나 렌탈숍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유흥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남구 논현1동 학동로20길 상권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일부 업종 변경이 일어나는 등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강남의 대표적인 이른바 ‘나가요 원룸촌’으로 불리는 유흥업소 종사 여성들의 밀집지역(속칭 선수촌)에 있는 학동로20길 상권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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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법 시행 이후 유흥업소 관련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유흥업소 여성종사자가 주요 고객인 학동로20길 상권 또한 김영란법 영향으로 매출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사진은 저녁 시간부터 붐비는 학동로20길 미용실들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2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시행 이후 강남 유흥업소들이 위축되며 관련 상권 역시 매출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 강남구 논현1동 학동로20길 상권이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유흥업소는 2500여개(3만2605명)다. 업소가 밀집된 강남의 경우 현재 300여개가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주택길 학동로20길 이색 풍경…한집 걸러 ‘의류 렌탈샵’, ‘헤어샵’ 즐비
논현1동 원룸촌은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이하 유흥종사자)들이 거주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네일·헤어·메이크업샵 등 뷰티 관련 업종과 옷가게가 유독 많다. 그러나 이곳 상인들은 김영란법의 도입으로 유흥업소와 함께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평일 오후 2시경에 방문한 학동로는 인적이 드물었다. 네일·헤어·메이크업샵은 모두 문을 연 상태였지만 손님은 없거나 한두명 정도였다. 한 블록 너머 왁자지껄한 영동시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가 가장 붐비니 조금만 기다려보라”며 “신논현역 일대에는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거주하는 원룸촌이 형성돼 있어 저녁부터 장사가 된다”고 전했다.
▲ 학동로20길에는 다른 동네에서는 보기 힘든 ‘의류렌탈샵’이 눈에 띄었다. 주로 회원제로 운영되는 ‘의류 렌탈샵’에서는 유흥종사자를 대상으로 수입 의류나 보세 의상을 대여해 준다. ⓒ스카이데일리
이곳에는 다른 동네에선 찾아보기 힘든 ‘의류 렌탈샵’이 눈에 띄었다. 의류 렌탈샵은 직접 사기엔 부담스러운 수입 의류나 보세 의상을 렌탈비를 지불하고 대여하는 곳이다. 현재 Feel렌탈, 로코코의류렌탈, 뷰티플러스, 코코엠 등이 영업중이다.
C렌탈샵은 회원제다. 가입비는 5만원이다. 가입 회원만 의상을 빌릴 수 있으며 1박 2일 3만원이다. 30만원 월정액 회원은 한달 최대 22벌까지 대여 가능하다.
C렌탈샵 관계자는 “과거 학동로에는 명품 렌탈샵도 있었지만 유흥종사자들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명품을 렌탈하던 샵은 거의 망하고 일반 의류 렌탈샵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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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보기 = 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200미터 남짓 그리 길지 않은 거리에는 한 건물당 옷가게가 한두개씩 존재했다. 의류샵이 많아진 것은 최근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한 액세서리샵, 명품 렌탈샵 등이 나간 자리를 이들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G렌탈샵 관계자는 “경쟁 매장이 늘면서 전보다 매출이 많이 줄어 든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흥종사자들은 업무상 다양한 옷이 필요하다”며 “고객 수요가 분명한 이 동네에서 계속 영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 반이 지나며 헤어샵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학동로20길 200여미터 남짓한 짧은 거리에만 10군데가 넘는 헤어샵이 있다. 많은 가게가 지척 거리에서 경쟁중이다.
학동로20길 헤어샵은 대부분 메이크업을 겸하고 있다. D헤어샵 관계자는 “주고객인 유흥종사자들을 위해 메이크업까지 하게 됐다”며 “늦은 저녁 출근해 새벽에 퇴근하는 유흥종사자를 고려해 24시간 운영한다”고 전했다.
커트나 펌이 주요 매출 요인인 다른 헤어샵들과는 달리 학동로 헤어샵의 주요 매출은 드라이다. 드라이 가격은 매장에 따라 1만5000원에서 3만원까지 다양했다. 메이크업은 드라이보다는 비싼 4만원대였다.
J헤어샵 관계자는 “강남이라서 비쌀 것 같지만 헤어샵들이 워낙 많이 경쟁을 하기 때문에 적정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역세권이 아니라 월세 부담도 비교적 적고, 단골이 확보된 헤어샵들은 아직은 살만하다”고 말했다.
▲ 부동산 관계자는 “상권이 침체되면서 강남치고는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라고 전했다. 200미터 남짓한 거리에는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나간 액세서리샵, 명품 렌탈샵 자리에는 옷가게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네일샵은 김영란법 영향 매출 반토막…상권 침체로 임대료 몇 년째 동결
네일샵은 오후 6시가 넘어간 시점까지도 손님이 많지 않았다. B네일샵 관계자는 “유흥종사자들의 수입이 줄어든 영향을 받고 있다”며 “유흥종사자들이 출근하기 위해서는 헤어 드라이나 메이크업은 필수지만 네일아트는 수입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이는 항목이다”고 말했다.
네일샵 관계자는 “고객의 95%가 유흥종사자”라며 “전에는 유흥종사자 출퇴근에 맞춰 새벽까지 영업했는데, 현재 상황에선 도저히 영업시간 대비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란법 이후로 매출이 정확히 반토막 났다”며 “일반 직장인은 몰라도 이 동네 자영업자들은 전부 김영란법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여년간 학동로에서 중고명품 수선·매입·판매샵을 운영하고 있는 A매장 관계자는 “주로 유흥종사자들이 손님에게 선물받은 명품을 현금화하기 위해 판매하러 온다”며 “인기있는 명품 브랜드의 경우 중고라도 실구매가 30%선에서 매입하는데 최근에는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고 전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상가 임대료 시세는 1층 10평 기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50만원 선이다. 권리금은 점포마다 상이하지만 최소 3000만원부터 시작한다.
R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은 강남치고는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라며 “상권이 침체되면서 몇 년째 임대료가 자연스럽게 동결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 토탈패션샵 SG샵 관계자 단박 인터뷰 |
▲ ⓒ스카이데일리 -이곳에서 창업을 한 이유는
“학동로20길은 근처 원룸촌에 거주하는 20·30대 여성 수요가 꽤 있는 편이다. 옷가게가 아무리 많아도 아이템만 좋으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지난 6월 창업했다”
-다른 렌탈샵과의 차별성은
“SG샾은 다른 가게와는 달리 토탈패션샵이다. 의류뿐만 아니라 가방, 악세사리, 구두 등도 구비하고 있다. 한번에 모든 치장이 가능하다.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고객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영업 현황은 어떤가
“창업하기 전부터 현재 상권이 침체된 상황이란 것을 알고 시작했다. 확실히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어렵다. 그래도 하루 5~6명 이상 손님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최대한 버텨볼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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