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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선(사진)은 tvn 코미디빅리그의 1기 멤버로서 올해로 개그우먼 생활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녀는 현재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개그맨이 돼서 행복하다고 전했다. 앞으로 작은 역할을 맡더라도 좋으니 오랫동안 개그를 하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뚱뚱하다고 해서 둔한 것은 아니에요. 저는 몸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운동신경을 가졌죠. 비슷한 체형의 이국주·김민경·홍윤화와 달리 김병만과 같은 개그맨이 되고 싶어요”
김명선(26)은 2014년 tvN ‘코미디빅리그’를 통해 데뷔한 3년차 개그우먼이다. 현재도 코미디빅리그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코빅열차’, ‘노량진랩소디’, ‘하녀’ 등의 코너에 출연하며 주목받았으며 같은 방송사 SNL코리아를 통해서도 종종 얼굴을 알리고 있다.
그녀는 여느 뚱뚱한 개그맨들과 다른 체형을 갖고 있다. 아크로바틱(음악·춤·체조 등이 가미된 2명이 짝을 지어 하는 경기)을 통해 뚱뚱하지만 탄탄한 몸을 깆고 있는 것이다. 백핸드·핸드스프링·공중돌기·스핀 등을 무리없이 해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다. 그녀는 개그 외에도 연기·디제잉·진행 등 다방면에 재능을 뽐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고교축제 MC맡아 키우게 된 개그맨·방송인의 꿈…대학진학 대신 상경 ‘연기의 길로’
“제가 처음 개그맨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교 때 축제 진행을 맡게 되면서였어요. 제가 맡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방송반원이 진행을 도맡았는데 제가 비(非)방송반원으론 유일하게 진행 멤버로 발탁된 것이죠”
“축제를 준비하며 방송의 기본에 대해 조금이나마 익히게 됐던 것 같아요. 음향과 카메라·영상편집, 배경음악을 선택하는 것까지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물어봤었죠. 나중에 안 일이지만 방송반원이 아닌 제가 반짝이는 눈빛과 함께 세세하게 질문하자 선배들이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축제를 통해 경험한 방송의 재미 그리고 무대의 맛은 그녀가 개그우먼이 되는데 밑거름이 됐다. 많은 무대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웹자키 선발대회 DJ 콘테스트’에 참여하게 된다. 학교축제 진행을 맡았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큰 대회였으나 그녀는 당당히 1등을 차지하게 된다.
▲ 얼마전 종영한 코미디빅리그 프로그램 ‘하녀’에서 열연한 개그우먼 김명선(사진 위). 그녀는 2014년 코미디빅리그 ‘코빅열차’를 통해서도 유명세를 탔다(사진 아래) [사진=김명선 페이스북]
“제 고향은 경남 김해입니다. 자연히 강한 억양의 사투리가 말투에 배어 있었죠. 심사위원들께서도 제 말투는 꼴지라는 평을 했습니다. 당시 제가 1등할 수 있었던 것은 스토리텔링이었어요. 고3의 애환을 담은 글이 청중들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게 했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죠”
김해시에서 개최되는 행사 중 비교적 큰 행사였던 이날 관객석에는 인제대학교 총장도 자리해있었다. 그녀의 무대가 끝난 후 인제대 총장은 그녀에게 ‘스카웃’을 제안한다. 방송연예과에 입학해 재능을 펼쳐보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단칼에 거절하게 된다. 개그맨·방송인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서였다. 대학도 마다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녀가 발걸음한 곳은 대학로였다.
“김해·부산에 있던 연기아카데미도 다녀봤지만 더 넓은 무대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학이 아닌 상경을 택했죠. 서울에 오자마자 KBS·MBC·SBS 방송국 앞에서 사진부터 찍고 대학로에 있는 연기아카데미를 다니며 꿈을 키우기 시작했죠”
옥탑방에서 시작한 ‘주(晝) 개그 야(夜) 생계’ 생활만 6년…꿈을 향한 시련 6전7기
그녀는 신촌의 한 옥탑방에 방을 얻어 본격적으로 개그 지망생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2009년 그녀는 당시 첫 출범한 김대범소극장 극단 1기 멤버로 합류하게 된다. 7년간 꾸준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온 코미디 체험연극 ‘당신이 주인공’을 올리는 곳이다. 김명선을 비롯해 정윤호, 박소라, 홍나영, 이찬 등 10여명의 개그맨을 배출하기도 했다.
극단 활동을 통해 무대경험을 쌓으면서 그녀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선 듯 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동경했던 개그콘서트의 문은 높기만 했다. 2009년부터 응시하기 시작한 KBS공채 신인개그맨 선발대회에 번번히 탈락했던 것이다. 2014년까지 무려 6번을 연속으로 탈락하는 등 고난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
“낮에는 극단생활을 하고 저녁 무렵부터 새벽까지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어요. 가난한 생활보다 낙방의 시련이 더욱 컸죠. 특히 다섯 번째 응시 때 저는 떨어지고 극단동기이자 룸메이트였던 박소라 씨는 붙게 됐어요. 그 때 처음으로 이 길이 제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 개그우먼 김명선은 6년간의 개그맨 준비 시절 힘든 일도 많았다고 한다. 5번째 kbs 개그맨 공채 당시 룸메이트자 친한 동료 박소라씨의 합격소식과 본인의 낙방소식을 동시에 접하며 처음으로 좌절했다고 고백했다. 그 순간 개그에 대한 열정이 그녀를 다시 일으킨 원동력이라고 고 회상했다. ⓒ스카이데일리
심사위원들에게 낙방 이유를 묻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의 시련이 소중했던 순간이라고 소개했다.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구했고 관객 성향에 따라 시의적절한 개그를 선보일 수 있는 순발력 등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낙방했던 6번째 오디션에서 제가 선보인 연기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 선수의 연기를 묘사하는 것이었어요. 손 선수의 기술을 뚱뚱한 몸매의 제가 구사했죠. 실은 제가 중학생 때 아버지·사촌오빠의 뒤를 따라 직업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꿔 운동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됐어요. 제 능력과 상반되는 연기를 제법 펼치는 모습에 주목받기도 했으나 이 역시 저만 할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의 시도라 생각해요”
모든 개그맨 지망생들이 꿈꾼다는 KBS공채서 번번이 ‘물’ 먹게 된 그녀는 코미디빅리그의 오디션 선발방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시간제한이 없다는 점 때문에 마음 놓고 본인이 준비했던 연기를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김석현 PD를 비롯해 몇몇 작가들이 제 연기를 지켜봤는데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고 가라 했어요. 연기가 끝나고 질문과 답을 주고받은 시간까지 무려 저를 위해 면접관들이 40분을 할애했죠"
“마지막에 장덕현 작가가 제게 ‘KBS 공채시험’에 응시한 적이 없느냐고 물어봤어요. 그렇다고 하면서 떨어졌다고 답했죠. 그 때 장 작가가 ‘아니 네가?’라고 되물으며 떨어진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놀라시는데, 그동안의 고생과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한없이 눈물짓기도 했답니다”
오디션을 통해 그녀는 tvN 1기 개그맨이 됐다. 서울에서 올라와 극단에 들어갔을 때도, 이번에도 처녀단원이었다. 방송사 개그맨만 된다면 뭐든 뜻대로 될 줄 알았지만 기획한 개그가 모두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다.
“신인들끼리 뭉쳐 기획안 5개를 준비했는데 모두 ‘킬’ 됐어요. 사실 공채라 하더라도 방송에 출연해야 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생계가 걸린 일이기도 했죠. 하지만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야만 무대에 올라갈 수 있고 그것이 관객을 만족시키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 지난 24일 개그우먼 김명선은 케이블채널 tvn의 ‘예능인력소’ 에 출연해 3대 MVP로 선정될만큼 활약상을 보여줬다. 특히 개그맨 정형돈 얼굴모사를 하면서 출연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영분에선 그녀가 물구나무서기, 덤블링 등을 자유자재로 소화해 일부 시청자들은 의외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사진= tvn ‘예능인력소’ ]
지하철 첫차서 소스찾는 개그우먼…근육돼지 독보캐릭터 잘 살려 ‘롱런’ 소망
“요즘 관객들 진짜 똑똑해요. 예전에는 코너 하나가 주목받기만 해도 6개월은 갔었어요. 하지만 요새는 그 수명이 점차 짧아지고 있죠. 코너 하나를 맡아 무대에 오르더라도 꾸준히 다음 코너를 준비해야 하죠”
“관객들이 개그 패턴을 미리 읽는 수준까지 오르면서 저 역시도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개그를 짜기 위해 노력해야만 해요. 또한 아무리 호흡이 잘맞는 동료라도 관객분들께서 먼저 질려하시죠. 그래서 다채로운 조합으로 팀을 꾸리고 매번 신선한 개그소스를 발굴해야 하는 창작의 고통이 심하답니다”
그녀는 일상에서 소스를 얻는 편이라 소개했다. 단순히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유심히 관찰해 그 안에 숨겨진 재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하철 첫차를 최고의 소스처로 여겼다. 술취한 사람들부터 졸린 눈을 비비고 일을 하기 위해 올라탄 이들까지 각기 다른 많은 이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다양한 관찰이 가능해서다.
“뚱뚱한 제 모습 부끄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건강한 돼지’ 캐릭터를 유지할 생각이에요. 큰 프로그램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다만 시청자에 건강한 웃음을 드릴 수 있게 오래도록 방송가에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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