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창조경제 명암<575>]-민영화 추진 우리은행 대출꺾기 현장

이광구 행장 알고 있나…서민 상대 ‘무차별 꺽기’

급여·적금에 카드·자동이체 권유…타은행 이동까지 무대포식 고객 빼앗기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1-08 02:07:16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꺾기’는 은행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일정 금액을 강제로 예금하도록 하거나 특정상품에 강제로 가입하도록 하는 관행을 일컫는다. 주로 대출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로 꼽힌다. 금융당국 역시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2015년 꺾기를 ‘5대 금융악’으로 선정한 후 중소기업 임원들이 기업 대출 1개월 전후로 예·적금 등 상품에 가입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등 근절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꺾기 근절을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대출 1개월 이후에 강제로 예·적금에 가입시키는 ‘신종꺾기’가 등장하는 등 꺾기는 금융권에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은행이 대출 시 금리혜택을 미끼로 소비자들이 원치 않는 금융상품을 반 강제적으로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에서 우리은행의 ‘변종꺾기’에 대해서 현장 취재했다.

 ▲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의 대출영업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이용해 대출이 절실한 금융소비자들에게 원치 않는 상품을 사실상 강매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고객이 이용하고 있던 타 은행 서비스를 빼앗아 오는 모습까지 보여 업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최근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우리은행의 대출 영업 행태에 대한 불만 여론이 높게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대금리를 빌미로 자사 금융상품의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 일명 ‘꺾기’를 암암리에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 및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리러 우리은행을 찾았다가 대출 과정에서 원치 않는 상품을 가입하게 됐다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강제적으로 이뤄지진 않지만 우대금리 조건을 내세워 어쩔 수 없이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유도한다는 게 금융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소비자들은 우리은행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돈을 빌리는 사람의 간절함을 이용한 ‘변종꺾기’나 다름없다”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꺾기’란 은행이 대출을 할 때 일정한 금액을 강제로 예금하거나 기타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는 관행을 말한다.
 
심지어 기존에 가입했던 다른 금융사 상품을 어쩔 수 없이 해지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는 고객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엄밀히 따지면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우려 섞인 지적이다.
 
우대금리 미끼 내걸고 적금·급여통장·신용카드 요구…“싹 다 털렸다는 느낌 든다”
 
지난달 우리은행 한 영업점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이주헌(가명·38)씨는 대출 과정에서 무려 4개나 되는 상품을 가입하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대금리 조건 때문에 원치 않더라도 각종 상품을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에 따르면 그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급여통장 이전, 적금통장 개설, 신용카드 발급, 공과금 자동이체 서비스 등 4가지 상품을 권유받았다. 하나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고 있었던 이 씨는 우대금리를 내세우는 직원의 거듭되는 권유에 마지못해 모든 상품을 가입했다. 심지어 현재 사용 중인 급여통장에서 한 번 더 이체하는 식의 ‘가짜 급여통장’도 개설했다.
 
이 씨는 “한 두 가지도 아니고 4가지 상품이나 가입하게 하는 것은 개인 금융 거래를 모두 우리은행에 내달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마치 ‘다 털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직원에게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에 다들 이렇게 한다’는 말 뿐이었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서울 시내 몇몇 우리은행 지점들을 내방해 취재한 결과, 이 씨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 고객으로 가장한 후 일선 영업점의 대출 신청 절차를 직접 밟는 과정을 통해 현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방문한 모든 지점의 직원들은 신용대출을 상담 받으러 왔다는 기자의 질문에 기본적인 인적사항 확인 후 가장 먼저 급여통장 여부를 확인했다. 그리고 급여를 우리은행으로 이체할 시 보다 저렴한 이율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후 직원들은 신용카드, 적금, 자동 계좌이체 등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조건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 우리은행 직원들은 대출 상담을 받는 기자에게 금리 혜택을 내세우며 적금, 신용카드, 급여통장, 자동이체 등을 무차별적으로 추천했다. 지금 당장 대출 받을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췄음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다 만들 것이니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며 지속적으로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사실상 강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사진은 우리은행의 카드, 적금, 자동이체 상품 설명서 ⓒ스카이데일리
 
각 지점들의 설명은 대부분 비슷했다. 직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급여통장 시 0.2%, 신용카드(3개월 50만원 이상 사용시)는 0.1%, 공과금 자동계좌이체 0.1% 등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은 설명 말미에 “모든 대출 고객들이 필수적으로 가입하는 상품들이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 직원은 조회 후 기자가 주택청약 통장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후 청약 통장 개설을 추천하기도 했다. 청약 통장 가입하면 적금 가입 시 금리혜택을 볼 수 있고, 신용등급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일부 직원의 경우, 지금 당장 대출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우선은 대출 상담만 받으러 왔다는 의사를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상품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나중에 대출 받을 때 어차피 가입할 상품들이다”며 “그 때 한 번에 하려면 복잡하니 적금, 카드 등은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편하다”고 피력했다.
 
타 은행 상품과 비슷한 상품 유도…“사실상 고객 뺏기 행위나 다름없다” 지적
 
현재 가입 돼 있는 타 은행 상품과 성격이 유사한 우리은행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도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는 사실상 타 은행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앞서 대출 상담을 받았던 한 고객은 “우리은행 직원으로부터 ‘보험·카드납부 등 다른 은행에서 사용하고 있던 자동이체 서비스를 우리은행으로 3건 이상 옮길시 추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해당 직원이 단순히 ‘제안’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의 자동이체서비스 사용 정보를 전부 조회해서 하나씩 알려주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해당 고객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은행 직원은 모니터를 면밀히 살피면서 “타 은행에 있는 보험료 자동이체를 우리은행으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카드 자동이체를 우리은행으로 계좌 이동하면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직원의 거듭되는 제안에 해당 고객은 타 은행에서 이용하고 있던 자동이체 서비스를 결국 우리은행으로 옮겨올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고객은 “고객 정보를 임의로 들춰보면서 서비스 가입을 종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역시 대출 상담과정에서 급여통장을 우리은행으로 꼭 변경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대출 상담을 위해 찾은 모든 지점 직원들이 그랬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영업 행태가 알려지면서 금융권 내부에서도 ‘고객 가로채기’, ‘고객 빼오기’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미끼로 고객을 일단 창구에 앉힌 뒤 해당 고객이 이용하고 있던 타 은행의 서비스를 빼앗아 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 과정에서 통장, 카드, 계좌이체, 적금 등을 모두 가입하게 하는 것은 결국 타 은행 주거래 고객을 뺏어오겠다는 얘기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 금융전문가는 “이미 가입돼 있는 상품에 대한 금리 혜택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일지 몰라도 반강제성을 띠는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저금리 상품을 통해 타은행의 고객을 뺏는 것 역시 공정한 거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 “타 은행 대비 낮은 대출 금리, 미끼상품 판매하기 위한 유인책”
 
최근 우리은행의 일반 신용대출금리는 금융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3분기 실적 공개 이후 은행들의 ‘고금리 대출’ 문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우리은행 신용대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 자료: 전국 은행연합회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0.07%p 상승한 4.31%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서서히 높이자 “은행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대출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일반신용 가계대출 평균금리(3.27%)가 전체 은행 평균보다 1%p 이상 낮은 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KEB하나은행(4.28%)과는 1%p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우리은행의 꺾기 행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유독 높은 배경이다. 저금리를 내세워 고객들을 유인한 뒤 고객들이 원치 않는 상품을 끼워 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순 금리혜택 권유를 넘어선 반강제성 영업으로 인해 ‘변종꺾기’라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시험공부 안해야 잘못된 교육 위기 벗어납니다”
위기지학(爲己之學) 정신 교육본질 되찾기…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