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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GS건설이 경기 용인 기흥구 중동 일대에 시니어주택(노인복지주택) ‘스프링카운티자이’를 분양했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5층, 8개 동에 총 1345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입주는 2019년 9월 예정이며, 계약 시점에 만 57세 이상만 계약할 수 있다. 사진은 스프링카운티자이 모델하우스 ⓒ스카이데일리
GS건설이 분양하는 ‘스프링카운티자이’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 입주 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단지 인근 대형병원 건립이 언제가 될 지 불투명해 졌고, 각종 편의시설이 단지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 3일과 4일 이틀간 신분당선 동천역 인근 모델하우스에서 스프링카운티자이의 청약접수를 받았다. 모델하우스에는 노인주택에 대한 기대를 안고 방문한 인파들로 가득했다.
시니어주택 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한 GS건설은 용인 동백지구 인근에 노인복지주택 1345가구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GS건설은 노인 복지에 초점을 맞춘 주택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
시공사인 GS건설에 따르면 입주자들은 단지 앞에 들어설 동백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 연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큰 메리트로 노인복지 주택의 취지와도 부합된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입주자들이 의료 연계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시니어주택 핵심, 동백세브란스병원 공사 재개 언제될 지 불투명
GS건설은 스프링카운티자이 분양을 앞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건설될 예정이었던 ‘동백세브란스병원’ 공사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인허가권자인 용인시청은 그 동안 동백세브란스병원 공사 중단을 이유로 GS건설에 분양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일 연세의료원측이 병원 공사를 재개한다고 발표를 하며 GS건설은 가까스로 분양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공사재개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입주 예정자들은 병원 완공이 언제 끝날 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병원 공사 차질로 GS건설 측이 내세운 노인 의료 서비스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용인시는 연세의료원측으로부터 공사 재개를 위한 4가지 전제 조건이 담긴 협조공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 내용은 △용인시 동백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주변 일대를 의료 특화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전환 △처인구 역북동 용인세브란스병원 부지 종 상향 △진·출입로 교통체계 정비 △수도권 제2외곽 순환고속도로 이천-오산 구간의 삼가동 나들목 설치 등이다.
연세의료원 측은 “이사회에서 공사재개 의견은 나왔으나 1000억 이상 투입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라며 “공사재개 시점은 용인시의 협조사항 등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고 확정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동백세브란스병원 공사재개 시점 표명 없이 ‘공사재개와 내년 상반기 내 시공자 입찰공고’ 원칙만 밝히고 있다”며 “앞으로 연세의료원과 적극적인 협의를 하며 공사재개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공사 재개를 촉진하기 위해 연세의료원 측에 동백세브란스병원 일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하는 것을 제안한 바 있다.
▲ [자료=GS건설] ⓒ스카이데일리
병원 연계서비스는 검사예약 서비스 뿐…“이마저도 확정된 사항 아냐”
GS건설에서 내놓은 시니어주택은 겉은 아파트와 비슷하지만 정식명칭은 노인복지주택이다. 노인복지주택은 노인복지법 내 노인복지시설에 속한다. 그래서 주택법이 아닌 노인복지법에 규정을 두고 있다.
법 조항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은 주거의 편의, 생활지도, 상담 및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아울러 단지 내에 사회복지사가 상주하고, 의료·간호실을 갖추는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GS건설 역시 스프링카운티자이를 선전할 때 이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GS건설이 동백세브란스와 협의했다는 의료연계서비스는 특별하지 않았다. 진료서비스가 아닌 검사·검진 등을 예약하는 수준이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마저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 관계자는 “연세의료원측과 2011년 검진·검사 예약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며 “그러나 아직 본계약은 하지 않은 상태다”고 해명했다.
MOU는 계약 체결 전 계약조건을 산정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로 그 효력 범위는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MOU를 체결해도 서로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의료·교통·편의 모두 불편…“이곳은 건강한 노인들만 입주해야 할 듯” 분분
노인복지 시설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의료 시설뿐만 아니라 다른 시설조차도 노인을 위한 눈에 띄는 시설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기자가 ‘스프링카운티자이’ 샘플룸을 방문해 본 결과 노인을 위한 시설은 화장실에 있는 안전바와 방 내부에 있는 비상벨이 전부였다. 그 외에는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었다.
▲ 노인복지주택은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값싼 녹지 지역에도 건축이 가능하고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되는 특징이 있다. GS건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분양가는 3.3㎡당 평균 990만원이다. 사진은 스프링카운티 자이 모델하우스 내부 ⓒ스카이데일리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김성철(54)씨는 “어머님이 지내실 곳을 찾고 있는데 거실 바닥이 대리석으로 돼 있어서 넘어지시면 크게 다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문턱이 낮게 설계됐다고 하는데, 그건 요즘 아파트가 다 그렇게 돼 있어 큰 메리트는 못 느꼈다”고 말했다.
GS건설 측이 제공한 안내 자료에 따르면 두 단지에 각각 카페·편의점 등 부대시설 들어설 예정이다. 그런데 대형마트, 동사무소 등에 간다면 차량을 이용하거나 5~10분 거리에 있는 동백역까지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장순희(72)씨는 “대형마트를 잘 가는데 거리가 좀 멀다. 그리고 셔틀버스가 2대가 다닌다고 하는데 운영시간도 8~20시까지고 그 외 시간은 어떻게 이동할지 걱정이다”며 “이곳에는 건강상태가 좋은 사람만 올 수 있겠다”며 기반 시설 부재의 문제점을 비꼬며 말했다.
전매 기간 제한 없어 투기수요 자극, 모델하우스 앞 떴다방 버젓이 운영
일각에서는 GS건설이 수익에 눈이 멀어 투기세력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값싼 녹지 지역에도 건축이 가능하고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고령화 사회로 급변하고 있는 시대와 맞물려 노인복지주택은 건설사들의 틈새시장이 되고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만 60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분양 받을 수 있다. ‘스프링카운티자이’는 기간제한 없이 계약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GS건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분양가는 3.3㎡당 평균 990만원이다. 신축 아파트이지만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 아파트 평균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용인시 중동 지역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 8월 기준 3.3㎡당 1012만원대 수준이고, 동백역 역세권의 입주 10년 차 아파트의 시세는 3.3㎡당 1221만원을 기록했다.
기자가 만난 모델하우스 한 분양상담사는 “분양가도 저렴하고 전매제한이 없어 아무래도 투기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모델하우스 앞 간이 천막으로 만들어진 불법 부동산중개업소(떴다방)에는 ‘프리미엄’ 문구가 붙여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관계자는 “GS건설에서 추진 중인 노인복지주택이 60대 이상에게만 전매가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생~1963년생)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입주 후 사고파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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