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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트러스트그룹이 고신용자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J트러스트의 자회사인 JT저축은행의 1등급 평균금리는 22.53%에 달했다. 2등급의 평균금리(12.44%)보다 월등히 높았다다. 사진은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JT저축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금융지주사로의 도약을 시도 중인 J트러스트그룹이 비정상적인 대출 금리 책정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고신용자에게 오히려 높은 금리를 적용해 온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로 인해 유명 모델 기용, 프로야구 스폰서 등을 통해 ‘일본계 대부업’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노력마저 무색해 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들의 가계대출 과정에서 기현상들이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1등급의 고신용자들을 대상으로도 20% 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대출 과정에서 신용도가 높을수록 낮은 금리가 적용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의 ‘금리 책정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내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는 실정이다.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저축은행들이 대출업무의 기본인 상환능력 심사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J트러스트그룹의 자회사 JT저축은행이 시중 저축은행 가운데 ‘대출 금리 역전현상’이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JT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중 1등급 신용자들의 평균금리는 22.53%다. 이는 2등급(12.44%)은 물론 3등급(20.11%), 4등급(19.82%)의 평균 금리보다 높은 수치다.
▲ 자료: 저축은행 중앙회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특히 지난 2월 출시된 ‘JT점프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남다르다. 점프론은 신용등급별 금리구간 자체가 고신용자에게 고금리가 적용될 수밖에 없게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점프론의 1등급 금리 구간은 최소 17.9%에서 최대 27.9%다. 반면 2등급 금리 구간은 12~22%며 3등급은 12~27.9%다. 1등급보다 최저금리가 높은 구간은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8등급뿐이었다.
일반적인 현상과는 상반되는 금리가 설정된 데 대해 한 금융 전문가는 “간소화된 절차를 미끼로 리스크가 적은 고신용자들을 유인해 고금리를 취하는 수법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JT저축은행은 상품 출시당시 “기존 인터넷 대출 신청 시의 과다하고 복잡한 정보 입력 과정을 간소화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심사와 마구잡이식의 금리책정 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저축은행 별로 신용등급 평가 시스템은 모두 갖춰져 있다”며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자산증축과 증식에만 급급해 신용등급에 따른 체계적인 대출이 아닌 마구잡이식 대출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 자료: 저축은행 중앙회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정당한 금리 책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금융권에서 대출한도를 모두 채웠거나 보다 간편하게 대출을 이용하려는 고신용자들이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고금리 상품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며 “저축은행들은 신용 심사나 자산관리 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작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신용자에 높은 금리…“막무가내 식 금리 책정에 사무라이 사채업자냐” 또 분분
주목할 점은 고신용자에 대한 고금리 대출 논란으로 그동안 잠잠했던 ‘대부업체’에 대한 인식이 재각인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J트러스트그룹이 계획 중인 ‘JT캐피탈 상장을 통한 지주사 전환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저축은행업계 및 금융소비자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J트러스트 그룹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일본계 대부업체’ 이미지를 털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국민적인 반발 여론이 끊이지 않는다면 결국 금융당국 또한 상장심사, 지주사 전환 요건 충족 심사 등에서 부담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동안 J트러스트그룹은 일본계 대부업체 이미지 탈피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인기 연예인 고소영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넥센히어로즈 야구단 스폰서 계약 체결을 시도하는 등 대부업 이미지 희석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또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 행사 개최 등의 사회 공헌 활동도 시도했다.
▲ J트러스트 그룹은 고소영을 그룹모델로 기용하고 넥센 히어로즈와의 스폰서 계약을 시도하는 등 ‘일본계 대부업’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시도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이번 고신용자 고금리 대출 논란으로 인해 그 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과거 ‘사무라이 사채업자’라는 농도 짙은 비판까지 받았던 J트러트스그룹은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굴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고신용자에 대한 막무가내식 고금리 대출 논란이 불거져 나오면서 또 다시 과거의 이미지가 재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동안 대부업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결국 근본마저 바꾸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계 금융사 J트러스트그룹, 한국 진출 후 발 빠른 사세 확장…상장기업 도약 시도
J트러스트그룹은 일본·한국·싱가폴 등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 금융회사다. 현재 국내에서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 JT캐피탈, TA에셋 등을 운영하고 있다.
J트러스트그룹은 일본 법인인 KC카드를 통해 지난 2012년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금융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KC카드는 미래저축은행 인수 후 사명을 친애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J트러스그룹은 이어 SC캐피탈, SC저축은행도 인수해 한국계열사를 4개(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 JT캐피탈, TA에셋)로 늘렸다.
한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J트러스트그룹의 다음 목표는 금융지주사 설립이다. J트러스트는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JT캐피탈을 지주사로 하는 주식시장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TA에셋 등 한국계열사를 JT캐피탈의 자회사로 편입해 JT캐피탈을 지주사로 만드는 게 당시 발표한 계획의 골자였다.
동시에 친애저축은행의 은행명을 JT친애저축은행으로 변경해 그룹 브랜드를 ‘JT’로 통일시키는 작업도 진행했다. 빠르면 오는 2018년, 늦어도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을 완료한다는 게 J트러스트그룹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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