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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면세점 발표를 앞두고 현대백화점이 내놓은 관광공약이 실효성 논란에 부딪혔다. 현대백화점 측이 내세운 총 6가지의 공약을 이행하더라도 실제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어린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봉은사와 삼성동아이파크 아파트 ⓒ스카이데일리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시내 면세점 사업자 발표를 약 한 달여 가량 앞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야심차게 내놓은 공약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져 나와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유통업계 및 현대백화점그룹 등에 따르면 이번에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신청한 기업들은 저마다 중소기업 상생, 지역경제 활성화 등과 관련된 각종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시내면세점 특허권 심사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상생협력 부문에 대한 노력 여부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특허권 신청 기업 중 유일하게 시내면세점을 갖고 있지 않은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26일 향후 5년간 강남일대 관광 인프라 구축 및 콘텐츠 개발 지원 등에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이 발표한 공약의 내용은 크게 6가지로 구분됐다. 그 내용을 보면 △한류스타를 주제로 1000㎡(303평) 규모 ‘강남돌 테마파크’ 조성 △현재 조성돼 있는 ‘한류스타거리(K-Star Road)’의 확장 △연간 3∼4회 ‘한류스타 슈퍼 콘서트’와 함께 사인회·팬미팅 진행 △헬리콥터 나이트 시티 투어·유람선 한강 투어 등 새로운 개념 ‘강남 투어 프로그램’ 개발 △선릉·봉은사 등 도심 속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 △강남지역 맛집과 연계한 ‘한국 전통맛집 투어’ 추진 등이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유통업계 안팎에서 일부 공약의 경우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관광자원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두고는 더욱 많은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탄천주차장 확보 및 루이비통 유치발표 등이 사실가 다른 것으로 밝혀져 ‘허위 공약’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실효성 논란이 불거져 나오자 일각에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투자약속 역시 면세점을 유치하기 위한 선전용 공약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봉은사 등 전통문화 체험관광 프로그램 계획 발표…봉은사측 “전혀 들은 바 없다”
▲ 현대백화점 측이 내놓은 공약 중 전통문화체험 코스에는 봉은사와 선정릉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봉은사 측에서는 이러한 공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봉은사 입구, 전통문화체험관 모연 안내문, 봉은사 내 문화재 설명판 ⓒ스카이데일리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측에서 개발 예정이라고 밝힌 도심 속 전통문화 체험관광 프로그램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체험이긴 하다. 그러나 대상지가 강남에 국한됐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는 시각이다. 선·정릉, 봉은사 외에는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측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전통문화 체험코스 외에 어떤 지역을 새롭게 개발할 지에 대해 의구심 어린 시선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실제로 왕릉만 보더라도 강남보다 강북에 더 많이 위치해 있다. 강남에는 선·정릉과 헌·인릉이 전부지만 강북에는 정릉, 태·강릉, 의릉, 숭인원·영휘원, 연산군묘 등이 있다. 왕릉이 보고 싶은 관광객들은 강남보다는 강북을 찾는 것이 좋은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전통문화 체험공간이 강남일대에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봉은사와 선릉 외에 강남문화재단도 있다”며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지원하겠지만 기존 콘텐츠들과 연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의 해명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문화재단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전통문화 체험과 연계할 만한 프로그램은 딱히 없었다. 지난 4~6월 사이 선·정릉에서 상설무대형태로 ‘우리국악 한마당’이라는 공연행사를 3번 가량 진행한 것이 전부였다. 강남문화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별도로 진행 중인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없으며 향후 계획 또한 논의되고 있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측이 봉은사를 전통문화 체험코스와 연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봉은사 측에서 짓고 있는 전통문화체험관에 스리슬쩍 얹혀 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위 말하는 ‘무임승차 논란’이 불거져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봉은사는 현재 템플스테이 활성화를 위해 2개동을 신축하고 있다. 한창 공사 중인 체험관 건설자금은 봉은사 신도들의 모금·후원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체험관 건설과 관련해 현대백화점 측의 지원은 없는 셈이다. 심지어 봉은사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 측이 내세운 봉은사 관광코스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봉은사가 전통문화체험관을 만든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며 “(봉은사 체험관 지원계획에 대해 묻자)아직 면세점 특허권을 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고 답했다. 사업 상대방과의 구체적인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계획부터 밝힌 것을 시인한 셈이다.
아이파크 충돌사고 악몽 잔재 속 헬리콥터 나이트 시티투어 계획…주민들 “달갑지 않다”
▲ 지난 2013년 L사의 헬리콥터가 삼성동아이파크 아파트(사진)에 충돌하며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강남일대 헬리콥터 나이트시티 투어를 공약으로 내건 현대백화점 측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스카이데일리
현대백화점이 내놓은 관광 콘텐츠 개발 중 헬리콥터 나이트 시티투어를 놓고서도 이런저런 잡음이 무성하다. 지난 2013년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 헬리콥터 충돌사고가 뇌리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머리 위로 헬리콥터가 날아다닌다는 생각에 우려감을 나타내는 주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계 및 강남구 거주 주민 등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측은 최근 헬리콥터 투어전문 업체 블루에어와 MOU를 맺었다. 블루에어는 안전문제 등으로 한동안 헬리콥터 투어를 중단했지만 내달중순 경부터 투어를 재개할 계획이다.
현재 강남구 주민들은 현대백화점의 계획에 대해 상당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강남권에는 고층 아파트단지들이 산재해 있어 충돌 가능성도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밤에 운행되는 점은 우려감을 더욱 드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소음 역시 문제점으로 꼽혔다.
실제로 삼성동 주민들 중 다수는 헬리콥터투어에 대해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다. 아이파크 거주자 최숙원(35)씨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며 “그러나 헬리콥터투어 외에 다른 방안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 굳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관광객을 유치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지하철역을 향하던 50대 여성(아이파크 입주민) 역시 “고층에 거주하다 보니 충돌 당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며 “주변사람들도 그렇겠지만 (헬리콥터 투어는) 정말 달갑지 않다”고 토로했다.
삼성동 주민이라고 밝힌 50대 표 모씨와 심 모씨도 “(아이파크 주민들이)알게 되면 반대 서명을 할 것 같다”며 “(헬리콥터는)어쩌다 한번 씩 지나가도 굉장히 시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삼성동 주민 김 모씨(50) 역시 “서울공항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보니 안 그래도 헬리콥터가 지나갈 때마다 ‘뭔 일 났나’ 싶어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며 “매연문제도 그렇고 주민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고 밝혔다.
강남구 주민들의 우려 섞인 반응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당시 사고는 LG그룹 측의 헬리콥터였으며, 현재 추진중인 헬리콥터 시티투어와는 무관하므로 별개의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시티투어 항로는 안전하게 건물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나이트 시티투어라고 했지만 일몰을 보는 것이지 완전 깜깜할 때 투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북 보다 볼거리 부족한 강남…관광객 외면 받고 있는 시티투어버스 ‘왜 타라하나’
▲ 현재 운행되고 있는 서울시티투어버스 중 강남시티투어버스는 상대적으로 볼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운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백화점 측이 내놓은 강남야경투어버스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관광객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강남시티투어버스(왼쪽)와 봉은사역 정류장 ⓒ스카이데일리
현대백화점그룹이 계획하고 있는 나이트 시티 투어에는 헬리콥터 외에 전용 버스를 통한 시내 관광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전용 버스 투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 운행 중인 비슷한 성격의 강남시티투어버스에 대한 관광객들의 호응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강남시티투어버스를 직접 타봤다. 버스에 오른 후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놀라움이었다. 버스 안에는 운전기사 외에 탑승한 관광객이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3시 50분을 막 지나고 있었다.
텅 빈 버스에서 만난 운전기사는 손님이 타지 않는 이유로 관광자원의 부족을 꼽았다. 그는 “지난 6년간 광화문 일대를 투어 하는 버스를 운전해오다 최근에 강남일대를 투어 버스로 옮겨왔다”며 “강남이 상대적으로 강북에 비해 관광자원이 부족해 손님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콘텐츠가 개발돼야 (관광객들이)재방문을 하기 때문에 볼거리가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아직 그런 면에서 강남은 많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대백화점 측에서 관광자원을 개발해 준다면야 정말 좋겠지만 만약 시티투어버스를 따로 운영한다면 결국 조그마한 밥그릇 나눠먹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시티투어 버스의 사례에 비춰보면 야간은 일반 시간대보다 이용객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강남코스는 아예 야간 시간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는 한강변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시티투어 버스만 운영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시티투어버스는 별도로 운영하는 것보다는 기존 시티투어버스와 연계하거나 여행사를 섭외해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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