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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상그룹이 조직·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로 모아졌다. 임세령·상민 상무가 나란히 전무로 승진한 것이다. 대상그룹은 임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줄곧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왔다. 사실 이 때문에 두 자매에 대한 대상 안팎의 관심 역시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후계가 딸들 뿐이라는 점과 장녀는 삼성가 후계의 전 며느리였다는 점에서 ‘임창욱의 후계자’로 누가 발탁이 될 것인지를 놓고 재계의 관심이 남달랐다. 임세령 전무가 지난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혼한 뒤 대상 경영에 참여하면서 이 같은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번 조직개편의 결과를 두고서도 마찬가지다. 배우 이정재와 연인관계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한 임세령 전무는 식품BU(Business Unit) 마케팅을 담당하게 됐다.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 가 대상 미국지사에서 근무 중인 임상민 전무는 식품BU와 소재BU의 전략담당을 맡게 됐다. 임상민 전무에게 힘이 쏠리는 대목이다. 실제 임 전무는 언니 임세령 전무를 제치고 그룹 지주사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스카이데일리가 대상의 사업개편과 후계구도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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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그룹(사진·본사)이 대상베스트코에 힘을 실어주는 계열사 조직개편 단행에 이어 주력 사업계열사 대상의 조직을 식품BU와 소재BU로 나누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대상그룹의 두딸 임세령·상민 상무가 전무로 나란히 승진자 명단에 오르자 후계구도 윤곽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스카이데일리
대상그룹이 임창욱 명예회장 두 딸의 후계개편에 속도를 낸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9월말 대상그룹은 대상베스트코에 대상·대상FNF의 식자재유통사업을 넘기고 대상이 대상FNF를 흡수·합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이달에는 대상을 식품BU와 소재BU로 분리해 별도의 경영조직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대상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대상이 식자재 등을 책임지고 자회사 대상베스트코 등에서 외식사업 등을 별도로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임상민 전무가 식자재사업 등 전반을 챙기며 후계에 한 층 가까워 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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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편을 통해 두 자매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직책이다. 언니 임세령 전무가 식품BU 마케팅만을 담당한 것에 비해 임상민 전무는 식품·소재 두 부문 전략담당중역에 올라 그룹 전반을 맡아 동생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임세령 전문가 국내에서 근무하는 것과 달리 임상민 전무의 경우 미국지사에서 근무한다는 점을 들어 동생의 후계를 점치기도 했다. 대면보고가 가능한 언니가 아닌 원거리경영을 감수해야 하는 동생을 보다 높이 평가한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대상 내부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2009년 입사한 동생 임상민 전무가 2011년 합류한 임세령 전무에 비해 대상그룹 입사가 빠르고 경영능력 또한 동생이 언니의 우위에 선 다는 평가 때문이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임세령 전무는 대상에이치에스(구 와이즈앤피) 대표를 맡으며 동남아 레스토랑 ‘터치 오브 스파이스’를 런칭한 후 3개 매장을 출점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나 각종 잡음과 함께 잇따른 폐점을 맞아야 했다.
반면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런던비즈니스스쿨MBA 등을 수료한 동생 임상민 전무는 대상이 IMF 외환위기 당시 매각했던 라이신사업분야에 17년 만에 재진출하는데 공을 세운 것으로도 전해진다. 라이신사업은 동물사료 등에 포함되는 필수아미노산 성분으로써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해진다.
현재 임상민 전무는 언니 임세령 전무보다 지분율에 있어서도 앞선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대상그룹 지주사 최대주주기도 한 동생 임 전무가 보유한 지분은 36.71%다. 대상문화재단 등을 비롯해 일가가 보유한 전체 지분 66.53%의 절반 이상이며 언니 임세령 전무가 보유한 20.41%보다도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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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론에 대해 대상 측은 아직까지 “후계구도 등과 관련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사실상 ‘임상민 후계체제’ 하에 언니 임세령 전무의 포지셔닝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는 인물은 올 1월부터 기존 초록마을과 함께 대상베스트코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 박용주 대표다. 지난 1990년 대상 회장 비서실에 입사한 그는 2006년 대상홀딩스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지난 2013년부터는 초록마을 대표직을 맡았고 올 초부터 대상베스트코 대표직을 맡으며 차례로 오너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대표이사를 거쳐왔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초록마을의 경우 대상홀딩스가 50.47%로 최대주주인 가운데 임세령·임상민 자매가 각각 30.17%, 20.31% 보유한 곳이다. 대상베스트코의 경우 그룹 핵심사업계열사 대상이 70%를 보유한 가운데 임창욱·세령·상민 3부녀가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지난해 12월 사재를 출연해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을 확보했다.
박 대표가 이곳에 겸직으로 부임하게 된 배경으로는 적자난에 허덕이던 대상베스트코를 살리기 위해 구원 등판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곳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4267억원, 4595억원, 463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줄곧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나타내 온 곳이다. 특히 최근 3년 새 100억원대에서 300억원대로 손실규모가 커진 곳이기도 하다.
지난 9월 발표된 주력사업계열사 대상과 ‘종가집김치’로 유명한 대상에프앤에프의 외식·식자재유통사업을 대상베스트코 측에 매각하고 대상이 대상에프앤에프를 인수하는 ‘큰 그림’ 역시 박 대표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상 관계자는 “지난 9월 해당 계획발표 후 대상 등 계열사에서 대상베스트코로 인력이동이 있기도 했다”면서 “통상 이럴 경우 관리직급 이상만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사원급들도 대거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상베스트코를 지원하겠다는 그룹차원의 방침과 더불어 대상 사업부문이 식품·소재로 나뉘게 되면서 임세령 전무가 식품분야를 맡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는 직원들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따라서 그룹 전반은 동생이 맡고 점차 알짜로 평가받는 식자재유통과 급식·외식사업 등은 언니가 챙기는 수순으로 본다”고 말했다.
▲ 이번 개편을 통해 임창욱 명예회장의 뒤를 이을 총수로 임상민(사진·오른쪽) 전무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또 식품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임세령(사진) 상무의 입지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그녀가 식자재·식품사업 위주로 사업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진=뉴시스]
한편 최근 대상그룹이 대상베스트코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식자재를 납품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계열사 구내식당 운영방안이 검토됐다는 것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업에 필요한 식자재유통에도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두 기업은 사돈 관계다. 임창욱 명예회장의 아내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박삼구 회장의 경우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불편한 관계지만 대상가(家)와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상그룹이 200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임세령 전무는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 금호기업 출자자들 중 개인출자자에 이름을 올렸으며 5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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