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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스카이데일리
무망(無望)이라는 단어가 있다. 더 이상 바라볼 것이 없다는 말이고 어떤 희망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 내년 2017년은 바로 무망의 때가 된다.
나 호호당이 ‘2017년 무망의 때’라는 이 문장을 적은 것은 10년 전인 지난 2007년 2월이다. 지금 다시 낡은 비망록의 그 부분을 펼쳐놓고 물끄러미 응시하다 보니 감개가 적지 않다.
당시 수성 펜으로 그렇게 적으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과연 2017년이 되면 정말 그렇게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과연 어떻게 되기에 그럴 수 있지 하고 내 스스로도 실감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 그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16년 겨울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봐도 그러하니 말이다.
얼마 전 최근 국내 30대 그룹 257개 계열사의 올 3/4분기까지 유무형 자산 투자액을 집계했더니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4%나 감소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특히 설비투자와 관련된 유형 자산의 투자액은 무려 27%나 줄어들었고 내년은 더 줄어들 전망이라 한다.
이에 30대 그룹의 절반 이상이 내년에도 사업 확대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한다.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말은 다름 아니라 설비 투자를 감축하고 그에 따른 고용을 줄이겠다는 말이다.
이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헬조선이라 하면서 자조의 감성에 젖어있다. 기성의 직장인들은 혹시라도 잘릴까 봐서 전전긍긍한다. 그런 와중에 노동시장의 양극화, 기득권 노조와 비정규직으로 나뉘는 구도는 더욱 맹렬히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 역시 이제 대학에 가본들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익히 감지하고 있으며 나이든 계층은 노후대책이 없다는 사실에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설비를 축소하고 인력을 줄여서 이익을 내는 기업은 있어도 사업을 확장해가면서 제대로 이익을 내는 기업은 이제 정말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좀비기업만 도처에 넘쳐난다.
산업별로 구조조정이 시급한 분야가 너무나 많다. 그런가 하면 나름 거국적으로 지원의 대상이 돼온 농어촌 사정 또한 엄청나다, 사실 수년 전부터 이런저런 경로로 들은 소식이라곤 영농조합 비리, 단위조합장 비리 등등 온통 해먹었다는 얘기밖에 없다.
정치는 더 이상 언급할 대상조차 아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개혁에 대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적당히 서민을 위하는 척 ‘코스프레’를 하면서 권력놀이에만 급급할 뿐이다.
평창 올림픽, 2018년 초에 있을 국가 행사이다. 예전에 3번의 도전 끝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왜 저러는가 싶었다. 2번이나 유치에 실패했으면 그게 하지 말라는 하늘의 뜻이건만 왜 기어코 유치해야 할까 우려했다.
일본의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이 너무 초라해서 망각된 대회가 됐듯 우리의 평창 올림픽 또한 저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 하지는 않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렇기에 이제 평창 올림픽은 국제 사회에 약속해놓은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격으로 치러야 하는 하나의 커다란 국가적 리스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는 중국 역시 그렇다. 평창 다음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니 2022년인데 그 또한 중국이 한창 무너지고 있을 무렵에 열릴 것인데 왜 저런 것마저도 우리를 따라하는가 싶다. 단언컨대 중국의 운세를 볼 때 저처럼 큰소리칠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분명해진 것은 부동산 경기를 통해 경제를 유지해가는 방식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다. 가계부채를 늘리고자 해도 이젠 더 이상 늘릴 수 없는 스스로의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 운영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 시작됐고 이에 12년이 흘러 올해 박근혜 정부로서 일단락이 됐다. 참 길게도 이어진 거품 팽창의 흐름이었다.
부동산과 주택 시장은 대출을 통해 돈이 계속 유입될 때나 오르거나 유지될 수 있는 것이지 돈줄이 끊어지는 그 순간부터 그 반대의 흐름이 시작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의 적자를 국내 건설경기를 통해 벌충해온 건설사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가거나 인수 합병을 통해 정리될 것이다.
또 하나 내수에 있어 커다란 역할을 맡아온 사교육 시장 역시 정확하게 부동산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건설과 사교육이야말로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우리 내수경제를 이끌어온 핵심 항목이 아니던가. 이제 그 거대한 흐름이 반전되고 있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이젠 죽으나 사나 수출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기댈 데라곤 바라볼 것이라곤 수출밖에 없다.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할 것은 수출이다. 그러니 달러 환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어제 방위사업청장이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온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말하는 바람에 비난을 받고 있다. 정치적 감각이 부족한 것 같기는 하지만 말 그 자체야 바른 말이지 않은가.
대중국 수출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 또한 중국을 경유해서 미국 시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상당수이니 우리에게 있어 미국은 국가의 사활이 달린 시장이다. 그러니 트럼프가 어깨에 힘 좀 주기 위해서 방위비 분담금을 좀 늘려 보자고 요청해오면 성의를 보일 밖에 도리가 없다.
그게 아니면 삼성전자가 잽싸게 미국 내 트럼프를 지지한 주에 거하게 공장 하나 지어서 일자리를 좀 만들어주던가 해야 할 것이다. 그도 아니면 중국 시안에 지은 거대한 반도체 공장 설비를 뜯어서 미국의 새 공장으로 이전하든가.
올해 삼성은 경쟁사보다 앞선 하이엔드 제품을 선보이려는 시도 끝에 내놓은 갤럭시 노트 7이 대실패로 끝이 났다. 그러더니 급기야 금년 3분기 들어서는 영업이익 면에서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따돌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화웨이가 저처럼 약진하고 있다는 말은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이윤을 창출하기 어려운 ‘레드 오션’이 돼버렸다는 말과 같다, 이 또한 내년이 무망의 때라는 말과 부합하는 뉴스라 하겠다.
혹시 내가 부정적인 면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이 글을 쓰는 지금 현재에도 자문해본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내가 일부러 억지로 부정적인 소식만을 골라낸 결과 내년이 ‘무망의 때’라는 것이 아니다.
내년은 우리 국운의 동지인 것이 확실하다. 동지는 빛이 가장 짧은 때이니 희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제 7년 반에 걸친 혹한을 견뎌야 한다. 2024년이 되면 국운의 입춘 바닥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 초봄을 맞이해 7년 반에 걸친 재생 혹은 갱생의 세월을 보내야만 비로소 우리는 어떤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합쳐서 15년에 걸친 시련기가 될 것이다.
물론 그 세월을 겪고 견디고 나면 지금의 헌 나라는 새 나라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 사람은 모두가 새 사람이 돼 또 다시 넓은 세상을 향해 웅비해가는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
http://www.hohod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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