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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 보험’

영업 규제 없는 브리핑 보험영업조직…소비자 온갖 꼼수에 ‘속수무책’당해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6-12-03 15:07:56

▲ 김덕용 프라임에셋 팀장 ⓒ스카이데일리

지난 달 초 상담전화가 걸려왔다. 30세 초등학교 영양사인 그녀는 “10년 후에도 비과세 혜택과 시중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금리 2.85%를 유지한다기에 부담스럽더라도 30만원짜리 15년납 연금보험에 가입했다”며 옳은 선택인지를 물어봤다.

듣자마자 머릿속에 스치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브리핑 보험영업조직이었다. 브리핑 보험영업조직이란 말 그대로 대중을 모아놓고 보험관련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체결하는 전문보험조직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여성 고객은 브리핑 보험영업조직의 꾐에 넘어가 상품을 가입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연금보험이라고 가입한 상품은 종신보험 상품이었다. 그녀는 필자와 상담 후 보험 철회를 결정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중을 모아놓고 보험가입 목적의 강연을 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보험가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워낙 강한데다 보험설계사 또는 보험전문가의 신뢰도가 다른 전문직에 비해 많이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조직들이 어떻게 영업을 하는 있을까?

이들은 기업법정의무교육이라는 묘수를 찾아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과정은 정말 단순하다. 이들은 불특정다수의 기업 및 단체에 전화를 걸어 의무로 해야 하는 교육을 선심쓰는 듯 무료로 해준다고 한다.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성희롱 예방, 개인정보 보호교육, 산업안전 보건교육 등을 진행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고려해볼 수 있는 제안이다. 이들은 교육커리큘럼을 진행하다가 10분 정도 시간을 양해를 구해 상품설명을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복잡한 보험상품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현혹될 만한 내용 위주로 설명한다. 유의사항이나 불리한 약관 내용은 말해주지 않는다. 이들에게 10분은 가두리 양식장에서 좋은 미끼를 끼워 손쉽게 낚시를 하는 시간인 셈이다.

짧은 시간에 고객의 변심을 막고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온갖 꼼수가 난무한다. 대필로 이루어지는 자필서명, 의무사항 미고지, 필수내용 미전달 등은 전부 위법이다. 문제는 최초 이 행위가 이뤄지는 과정이 위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업방식 자제가 위법이 아니기에 피해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보험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쉽게 당하게 된다. 설령 본인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도움을 청할 곳도 없다보니 대부분은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채 단순 보험 해지로 손해를 감내한다.

브리핑 보험영업조직의 위법 활동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은 죄의식도 없이 법망을 피해 영업을 이어가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눈속임으로 자신의 이득만 취하는 이들 때문에 보험업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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