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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스터’의 쇼케이스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영화 쇼케이스였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쇼케이스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하며 배급사 CJ가 올해 유독 흥행에 부진했던 점에 주목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출연배우 김우빈, 이병헌, 진경, 엄지원, 강동원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CJ E&M의 대규모 영화 쇼케이스(시사회)를 치른 배경을 두고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지난 5일 CJ E&M은 개봉을 앞둔 배급작 ‘마스터’의 쇼케이스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했다. 스스로 ‘사상 최초’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이번 쇼케이스의 규모는 방대했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라 할지라도 통상 극장에서 쇼케이스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이번 작품의 경우 충무로가 주목하는 감독과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했다는 점만으로도 흥행 기대작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자연히 개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감시자들’ 조의석 감독 메가폰…청룡상 남우주연상 이병헌 등 출연 ‘흥행예정작’
영화 마스터는 수조원대 사기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사기범들 간 추격전과 속고속이는 스토리를 그린 범죄오락액션영화다.
영화 ‘감시자들’을 통해 충무로의 새로운 흥행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조의석 감독의 차기작이며 스타성과 흥행성이 입증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영화라는 점에서 연말 극장가의 최대 기대주로 분류된 영화다.
특히 주연배우 이병헌의 경우 지난달 25일 열린 제3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 배우다.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매그니피센트7’, ‘미스컨덕트’ 등 할리우드 주조연급으로 활약할 국제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기도 하다.
또 다른 주연 강동원의 경우 최근 3년새 ‘군도:민란의 시대’, ‘검사외전’, ‘검은 사제들’ 등 다작행진을 이어가는 배우다. 잘 생긴 배우에서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거듭남은 물론 점차 흥행성까지 갖춘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이 밖에도 ‘친구2’, ‘스물’, ‘기술자들’을 통해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보폭을 넓힌 배우 김우빈을 비롯해 ‘1000만 요정’ 오달수, 백상예술대상·대종상·청룡영화상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서 수상경력을 지닌 배우 엄지원 등이 합류했다.
실제 지난 4일 저녁 치러진 쇼케이스 현장에 다수의 취재진과 관객들이 몰렸을 정도로 기대감은 뜨거웠다. 3000석의 쇼케이스 레드카펫 지정석의 경우 예매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기 시작한지 14분 만에 매진될 정도였다.
아직 영화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작품성을 제외한 다방면의 흥행요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의 쇼케이스가 과하게 치러진 까닭에 영화계 관계자들 역시 그 연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독보적 1위 배급사 CJ의 조급증 인가…“1000만영화 반전카드 내세운 것”
영화계 안팎에서는 CJ 측이 흥행이 유력한 영화 개봉을 앞두고 대규모 쇼케이스를 갖게 된 연유로 CJ가 배급해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투캅스’, ‘공공의적’ 시리즈로 유명한 영화계 거장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 투입된 금액만 120억원이었다. CJ E&M 방송사 tvN ‘삼시세끼’를 통해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던 배우 차승원이 주연을 맡아 당초 가을 극장가의 기대작으로 꼽혔다.
하지만 실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은 97만여명에 불과했다. 또한 같은 달 개봉한 또 다른 기대작 ‘아수라’ 역시 황정민·정우성·주지훈·곽도원 등 충무로 간판급 스타들이 대거 합류했으나 손익분기점(350만명)을 넘기지 못한 259만명의 관객동원에 그쳐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 관계자는 “CJ는 기획·제작·투자·배급 등 영화제작에 필요한 전 단계에 걸쳐 업계 최상위급의 대형업체다”며 “하지만 유독 올 해 흥행시장에서 CJ의 성적이 미미했으며 자연히 뚜렸한 성과를 거둬야 하는 CJ입장에서 연말기대작인 마스터에 집중하는 듯 하다”고 평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까지 국내 개봉한 259편의 영화들 중 CJ E&M이 배급한 영화는 12편이다. 이 중 ‘감독 확장판’을 내세우며 재개봉한 ‘인천상륙작전’을 제외하면 11편의 영화를 배급했다.
▲ 영화 마스터는 전작 ‘감시자들’을 통해 흥행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조의석 감독과 스타성·흥행력을 갖춘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영화라는 점에서 연말 극장가 최대 기대주로 분류된 영화다. 영화계에서는 이번 쇼케이스(사진)에 대해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참패를 겪은 CJ가 기필코 흥행시키겠다는 조급함이 묻어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 가운데 흥행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영화는 705만명의 관객을 모은 ‘인천상륙작전’이 유일하다. 외화를 제외한 한국영화만을 놓고 보면 9위에 ‘아가씨’(429만명)을 진입시켰을 뿐이다. 반면 CJ E&M과 함께 국내 4대배급사로 불리는 다른 업체들의 행보는 달랐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올 해 유일한 1000만 영화 ‘부산행’(1156만명)을 배급했다. 쇼박스는 10위권 내에만 ‘검사외전’(971만명), ‘터널’(712만명), ‘럭키’(573만명) 등을 진입시켰다. CJ와 함께 10위권 내에 단 한편의 영화(덕혜옹주·560만명)만을 진입시킨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올해 배급한 영화는 5편이다. CJ의 절반 수준이며 타율로 봤을 때 CJ를 웃돈다고 볼 수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작품의 수준을 단순히 관객 수만을 가지고 따질 수 없지만 상업영화 특성 상 관객들에 외면을 받은 작품들이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내는 경우 역시 드물다”며 “결국 CJ 입장에서는 2016년을 대표할만한 제대로 된 흥행작 하나가 절실한 셈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감독이 유명하거나 뛰어난 연출력을 자랑한다고 해서, 혹은 스타급 배우들이 총출동 한다고 해 흥행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결국 CJ의 이번 쇼케이스는 올 해 CJ가 영화계에서 보여준 성적이 부진했음을 대변하는 행사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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