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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신증권 양홍석 사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대신송촌문화재단을 이용해 대신증권의 지분을 조금씩 확보하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비판을 감수한채 공익재단까지 동원해 우호지분을 늘리는 작업을 해왔지만 일각에서는 지분율이 11%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지배력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여의도 대신증권 사옥 ⓒ스카이데일리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공익재단까지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은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신송촌문화재단은 14일(7394주)과 15일(12만5036주) 양일에 걸쳐 대신증권의 주식 13만2430주를 매입했다. 근래의 주식매입을 통해 대신송촌문화재단의 지분율은 2.36%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이곳의 지분율은 0.87%였다. 5월과 최근의 주식매입을 통해 1.49%p의 지분상승을 꾀한 것이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매입에 나선 재단의 행보를 두고 업계는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대신송촌문화재단은 대신증권 최대주주 양홍석 사장의 조부이자 대신그룹 창업주인 故 양재봉 명예회장이 설립한 재단이다. 현재 양 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허겁지겁 하는 행보로 공익재단까지 앞세워 오너가의 지분율을 높이려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대신생명 파산, 가족 질병사·사고死 등 오너가 휩싼 각종 악재에 약화된 지배력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현재 지분율은 11.1%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양 사장은 7.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양 사장의 어머니인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1.61%, 누나 양정연씨는 1.03%의 지분만을 소유하고 있다.
업계는 대신증권을 향한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같은 여론은 대신증권을 향해 줄곧 제기돼 왔다.
1999년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26.53%에 달했다. 당시 최대주주는 故 양회문 대신그룹 회장(10.59%)이었다. 대신생명이 양 회장과 동일한 10.59%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고 창업주 양재봉 명예회장도 4.43%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율 변화와 양재봉 명예회장의 장내매도가 그 이유였다. 그러던 중 2003년 대신증권의 대주주로 있던 대신생명이 파산하면서 양회문 회장의 지배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같은 해 7월 대신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대신증권의 지분이 녹십자생명으로 양도되면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15.7%에서 8.26%로 급감하게 된다.
악재가 닥치기도 했다. 2001년부터 양재봉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아 회사를 이끌어가던 양회문 회장이 2002년 폐암선고를 받은 것이다. 양 회장은 투병 3년만인 2004년 9월 작고했다.
양 회장이 낙점한 차기 회장은 아내 이어룡 씨였다. 당시만 해도 양홍석 사장이 23세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이 씨는 3년간의 양 회장이 투병생활 동안 경영수업을 받게 됐다. 이후 양 회장 사망 직후인 2004년 10월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양 회장의 지분은 양홍석(4.22%)·홍준(4.16%)·정연(0.46%) 등 세 자녀에게 나눠 상속됐다.
2006년 3월 대신증권 오너가는 최저 수준의 지배력을 갖게 된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최대주주였던 양홍석·홍준 형제가 주식매각을 단행하면서 지분율이 급락했던 것이다. 매각 후 두 형제의 지분은 각각 2.98%, 2.92%에 불과했다.
일가가 보유했던 지분 역시 6.37%였다. 당시 일본계 투자펀드의 지분율이 6.14%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배력에 위기가 왔던 셈이었다. 악재는 또 있었다. 차남 양홍준이 유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 것이다. 차남의 보유지분은 장남에 상속됐다. 상속절차가 마무리 된 후 양홍석의 지분은 5.55%였다.
자사주 매입 방식 경영권 방어…우호지분 증가 불구 지배력 불안 여전
2006년 이후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자 이어룡 회장과 양홍석 사장은 공익재단을 이용해 지분을 조금씩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2006년 0.02%의 지분매입을 시작으로 대신송촌문화재단은 2008년까지 보통주 지분을 0.23%까지 늘렸고 이후 우선주까지 매입하게 된다. 2009년 우선주 매입으로 0.1%까지 떨어진 보통주 지분은 이후 다시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말 0.87%를 기록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공익재단을 동원한 지배력 강화는 세제혜택 등의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홍석 사장은 3대에 이어져 내려오는 흔들리는 가업을 지키기 위해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또한 양 사장은 자사주 지분을 늘려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방법도 함께 사용했다. 회사 이익 중 일부를 이용해 자사주를 매입한 뒤 해당 주식을 사주조합에 배당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우선적으로 방어한 것이다.
2006년 4.06%에 불과했던 대신증권의 자사주는 2016년 9월 기준 19.62%로 상승했다. 이후 대신증권의 오너일가는 자사주를 조금씩 매입해 현재 11.1%의 지분까지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신증권의 지배력은 아직도 불안정한 상태다. 현재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은 다른 증권사들의 지배력에 비해 크게 모자라는 수치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견해다.
올해 9월 공시기준 삼성투자증권의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9.54%이며 미래에셋대우는 43.03%, 교보증권은 55.3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 역시 각각 47.85%, 36.32%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어 대신증권에 비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증권업계 한 중역은 “11.1%의 지분율은 외국계 자본에 언제든지 넘어갈 수 있는 수치다”며 “공익재단을 활용한 지분확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양홍석 사장은 새로운 지배력 강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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