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문제 무시한 ‘대구신세계’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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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2-16 20:27:48

▲ 박소현 기자 (부동산부 1팀)

지난 1976년 대구 신세계백화점이 문을 닫았다. 강세를 보인 향토백화점들에 밀려 철수를 한 셈이다. 40년 전 굴욕을 딛고 신세계는 어제(15일) 대구에 백화점을 오픈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내 백화점을 입점시킨 것이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민간자본이 투입된 최초의 광역복합환승센터로 신세계가 투자했다. 백화점을 비롯해 아쿠이리움, 영화관, 테마파크 등이 들어선 이곳을 위해 신세계가 쏟아 부은 금액만 8800억원이다.

신세계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지역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데 애썼다. 또한 채용박람회 등을 열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기여하려 애썼다. 일종의 현지화 작업이었다. 하지만 오픈을 전후해 갖은 논란이 발생했다.

우선 무리한 오픈을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당초 이곳은 동대구역 고가교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는대로 개점할 예정이었다. 교통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한 계획이였다. 하지만 고가교 완공이 내년 10월로 연기됐다. 상황이 이러자 신세계는 충분한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점하기로 결정했다.

자연히 극심한 교통난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곳은 각종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다. 자연히 오고가는 사람들과 차량이 많은 곳이다. 또 백화점 역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는 물론 인근 도시들의 거주민들까지 이곳을 찾을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안 없이 개장만 서둘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친(親) 대구’ 행보를 보여 온 신세계의 행보에 의구심을 품은 것이다. 특히 인근 상인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된 상태다.

최근 신세계 측은 대구시 교통대책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약 300억원이 소요되는 ‘동대구로-대구신세계 주차장 지하진입로’ 공사를 ‘조건부’로 수용한 것이다. 1년 후에도 심각한 교통문제가 지속된다는 단서가 붙었다.

주민들은 신세계 측의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통지옥이 1년간 반복돼야 이뤄준다는 것이며 설사 300억원을 투입해 지하진입로 공사에 들어간다 한들 최소 1년 이상 교통지옥이 반복돼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무시한 채 당장의 손해만 모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물론 신세계가 주민들의 불만을 해결해야 할 의무도 없다. 기업인만큼 이득을 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 얼굴의 신세계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역과의 스킨십에 열을 올리며 대구사회에 녹아들려 했던 신세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우려감이 감도는 상황이다.

향토백화점에 밀려 사업을 접었던 40년 전을 되돌아 볼 때다.

박소현 saynihi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