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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88>]-이형구 와이낫스튜디오 실장

“동물도 웃습니다. 신기한 얼굴 표정 앵글에 담죠”

인간과 동물 간 사진 통한 소통 가능해…기업광고 일하다 동물전문 작가 변신

이경엽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2-24 00: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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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구 와이낫스튜디오 실장이 반려동물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기로 결심한 계기는 바로 그가 기르던 고양이 이하늘(사진)때문이었다. 이 실장은 자신의 반려묘 사진을 찍다가 반려동물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아버지께서 직업이 수의사세요.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물고기, 곤충 등 다양한 동물에 관심이 많았죠. 어렸을 때는 개를 길렀었고, 현재는 ‘이하늘’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와이낫스튜디오에서 이형구(39) 실장을 만났다. 일반적인 스튜디오에서 ‘실장’은 전문적인 사진가를 뜻한다. 와이낫과 같은 1인 스튜디오에서는 실장이 대표를 겸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학교에 다니던 중에 사진에 푹 빠져서 사진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10년 넘게 유수의 대기업과 광고 촬영을 함께하다가 반려동물 사진의 길로 들어서게 됐지요”
 
그가 사진에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시절인 23살 때였다. 환경공학과를 다니던 그는 흑백사진 동아리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사진과 인연을 맺었다. 동아리에서 카메라의 재미에 푹 빠진 그는 전공을 뒤로하고 사진을 평생 업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군 전역 후 학교를 다니면서 스튜디오에서 일했습니다.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열정때문이었지요. 부모님과 협상을 해서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올라와서 사진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부산 출신인 그는 학교를 다니면서 부산의 여러 스튜디오에서 일을 했다. 이 시기 웨딩, 베이비, 행사, 콘서트,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촬영법을 섭렵했다. 그러나 부산에는 상업 사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광고 촬영을 가르치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다.
 
“제가 광고 촬영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곳은 이용정 스튜디오입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광고촬영 스튜디오였죠. 열심히 일하다보니 어느새 광고전문 사진사가 돼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곳들과 광고 사진을 함께 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샘, 빙그레, 동아제약, 외환은행, 프로스펙스, 우리카드, 현대캐피탈, KT&G, 매일유업, 서울우유, 동부화재, 동부건설 등의 기업 광고가 그의 손을 통해서 완성됐다.
 
“그렇게 십수년 동안 여러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면서 광고촬영 전문 사진가로 실력을 쌓았습니다. 프리랜서로 독립한 이후 2014년부터 반려동물 전문 사진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 와이낫스튜디오에서는 반려동물 업계를 위한 광고 사진은 물론 가족 사진, 반려 동물 프로필 사진 등을 촬영한다. 반려동물 사진을 찍는 것이 인물 사진보다는 어렵지만 이형구 실장은 광고 사진을 했던 당시 노하우를 살려 사전 기획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와이낫 스튜디오]
 
이 실장이 반려동물 전문 사진가가 되는 데에는 반려묘 이하늘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프리랜서로 독립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집에서 고민하던 중이었다. ‘알짱알짱’ 대고 있는 이하늘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몇 장을 찍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고 그는 반려동물 전문 사진가가 돼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물보다 어려운 반려동물 사진…기획과 연출을 통해서 해결
 
이 실장의 근본은 광고사진이다. 그에게 반려동물 사진이란 인물이 아닌 반려동물이 주인공인 광고사진일 뿐이었다. 이 실장이 생각하는 사진가는 ‘사진을 파는 사람’이다. 좋은 사진을 찍어서 사진 그 자체를 파는 것이다.
 
“광고 사진 촬영은 다른 분야와는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촬영을 하기 전에 기획 단계를 반드시 거친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사전 기획단계에서 논의를 한다면 어떤 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이름을 ‘와이낫(Why not?: 왜 안 돼?)으로 정한 것도 어떤 요청이 들어와도 기획과 연출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자신감 때문입니다”
 
반려동물 사진은 일반 인물 사진보다 훨씬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은 말을 하면 바로 알아듣지만 동물은 주인이 주위에서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겨우 주인의 의도를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저는 반려동물의 감정이 담긴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세세하게 하품을 한다거나 웃는다거나 하는 표정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사진을 담고 싶은 것이죠. 주인들이 감정이 무디고 표정이 없다고 말하는 동물들에게서도 표정을 이끌어 냅니다. 3년 동안 반려동물을 찍다보니 요령이 생긴 것이죠”
  
 ▲ 이형구 실장은 대학교 졸업 직후 서울로 올라와 10년 넘게 기업 광고 사진을 촬영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14년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동물 사진을 찍기로 결심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반려동물 행사 재능기부, 앞으로 유기묘 체계적으로 돕고 싶어
 
이 실장은 반려동물 전문 사진사가 되고 첫 1년간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고객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홍보해야할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장점에서 활로를 찾았다.
 
“지금도 흑자를 보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특히 반려동물 관련 제품이나 사료를 생산하는 회사의 광고사진을 찍는 B2B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이 분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광고 촬영 전문가가 전문적으로 반려동물을 찍는 경우는 없었어요. 지금도 해외에서 구입한 화질이 떨어지는 사진이나 아마추어가 촬영한 사진을 광고에 활용하는 회사가 많은 것은 안타깝죠”
 
지금은 입소문이 나면서 B2B 손님뿐만 아니라 개인 손님도 스튜디오를 자주 찾는다. 요즘 트렌드는 반려견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것이다.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반려인들이 주로 찾는다. 그는 한 가족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 가족은 원래 고양이 한 마리와 강아지 두 마리를 길렀어요 그런데 가족사진을 찍고 얼마 후 강아지 한 마리가 죽었죠. 그래서 이 사진이 강아지가 함께 찍은 유일한 사진이 됐습니다. 이 가족들은 지금도 저에게 고마워합니다. 기업 광고를 했을 때는 느끼지 못한 보람과 행복이죠”
 
그는 유기견 돕기 봉사 행사나 유기묘 TNR(포획·중성화·방사) 행사 등에 참여해 재능기부로 행사장면 사진을 찍기도 한다.
 
“제 꿈들 중 하나가 유기묘를 체계적으로 돕는 겁니다. 지금은 유기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사진전을 여는 것이 고작이지만 앞으로는 유기묘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요. 또 하나의 꿈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가서 야생동물을 촬영하는 것입니다. 워낙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모두 좋아하다보니 아프리카에는 꼭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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