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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테크가 발전하면서 기존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대출이 개인과 개인 간 거래로 이뤄지게 됐다. 이에 개인의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대출거래가 가능하게 한 P2P 금융플랫폼이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단순 대출 거래를 넘어 홈쇼핑 광고주,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등 전도유망한 사업자에 투자해 그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방식인 P2P금융펀딩이 재테크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국P2P금융투자자협회 ⓒ스카이데일리
최근 개인과 개인의 금융거래로 불리는 ‘P2P(peer to peer lending) 금융’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한 이색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개인 간 대출 거래를 넘어 전도유망한 사업을 선택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의 거래가 늘고 있다는 추세인데, ‘P2P금융 펀딩’이 그것이다.
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시중은행 예금이자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재테크족들의 관심이 P2P금융으로 모여들고 있다. P2P금융의 경우 지점운영비, 인건비, 대출영업비용 등 금융 중개비용을 줄여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 기준금리가 연 1.25%로 하락하는 등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P2P금융을 통한 수익률은 연 1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한국P2P금융협회에 등록된 27개 P2P업체의 평균 수익률은 13.5%에 달했다. 이에 반해 은행권의 1년 만기 예·적금 연평균 수익률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각각 1.6%, 2.8% 수준에 그쳤다.
▲ 자료: 저축은행중앙회, 한국은행연합회 [도표=한지은]
P2P금융과 은행권의 수익률 차이는 1000만원에 대한 1년 수익률을 계산했을 때 더욱 확연하게 드러났다. 상환기간 1년 상품이라고 가정했을 때 수익금은 P2P금융 135만원, 시중은행 16만원, 저축은행 28만원 등으로 각각 추산됐다. 다만 우대금리 적용 여부에 따라 수익금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
시중은행 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 덕분에 P2P금융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1526억원에 불과했던 P2P금융 시장 총 누적 대출액은 올 11월 말 기준 3967억원까지 증가했다. 6개월여 만에 61.5%나 상승한 셈이다.
전도유망 中企 판로 확보 위한 금융 플랫폼 TV홈쇼핑 광고주 투자 ‘펀듀’ 인기
금융권 등에 따르면 P2P금융 시장은 아직까지 시중 은행에 비해 규제가 적어 관련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자본금 5억원 이상’이라는 조건만 충족하면 이렇다 할 제재가 없기 때문에 스타트업 기업들의 진출이 특히 활발한 편이다. P2P금융 업체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경이다.
그 결과 기존 개인과 개인 간 대출 등 단순 플랫폼을 넘어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플랫폼을 앞세운 업체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TV홈쇼핑 광고주의 사업자금을 모집하는 ‘펀듀’, 자영업자들의 상점 운영자금을 모집하는 ‘펀다’와 ‘펀더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9월 설립된 P2P금융플랫폼 ‘펀듀’는 연 14조원 규모의 TV홈쇼핑 시장에 주목한 것이 특징이다. TV홈쇼핑이 상대적으로 효과는 크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에 착안, 성공가능성이 큰 제품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여력이 마땅치 않은 기업들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수익금을 나눠 갖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회원가입을 한 후 자금을 모집 중인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채권정보를 확인한다. 포트폴리오에는 해당 채권의 신용등급, 모집금액, 투자기간, 수익률, 모집금액, 모집현황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투자자는 채권정보를 확인한 후 자신이 투자금을 정한 후 투자하면 된다.
▲ 펀듀는 지난 2014년 설립된 P2P금융 펀딩 업체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개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홈쇼핑 광고주(TV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에게 대출을 제공한다. 펀듀는 지난해 첫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한 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사진은 펀듀의 남상우(왼쪽)·박희웅 공동 대표 ⓒ스카이데일리
대출상환기간 4개월, 수익률 15.3%의 상품에 10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매 월 12만75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해 마지막 4개월째가 되면 투자자는 원금 1000만원에 51만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펀듀에 따르면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손실률이 발생한 사례는 거의 없다. 투자 받은 기업들의 연체율이나 손실율이 ‘0%’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개 업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백개의 회사를 살필 정도로 승인률도 낮은 편이다. 재무건전성, 아이템 등은 물론 대표이사 마인드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보다 가게 투자가 트렌드”…전도유망 소상공인 매장에 대한 금융투자 각광
‘펀다’와 ‘편더스’ 등은 자영업자 및 프랜차이즈 기업 등에 대한 투자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P2P 금융 플랫폼이다. 큰 개념과 이용방법은 여타 P2P금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 상품을 보고 수익성, 대출상환기간 등을 고려한 후 투자하면 된다. 다만 투자 상품이 자영업자 혹은 프랜차이즈 기업 등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펀다’의 경우 홈페이지 내에 6개의 상품이 나열돼 있다. 투자자는 이들 중 하나를 선택해 상환기간, 수익률, 상품종류, 상환일 등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한 후 투자를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구랍 29일 오후 12시부터 투자모집을 시작한 ‘두근두근 정육점’은 계약기간 1년, 수익률 17.68%의 상품이다. 투자자가 이 상품에 1000만원을 투자하면 계약종료일에 원금과 함께 176만원 가량의 수익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펀더스’는 ‘펀다’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P2P금융플랫폼이다. 다만 투자 상품이 개인을 넘어 프랜차이즈 기업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투자자들의 상품 선택 폭을 넓히고,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펀다’와 ‘펀더스’ 등은 상대적으로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으나 가게 임대료, 시설비 등 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유용한 금융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소상공인은 초기 사업비용을,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금을 각각 얻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 2일 기준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수는 27개사이며 누적 대출액 규모는 3967억원에 이른다. P2P금융 펀딩은 소액으로도 손 쉽게 차입자 사업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P2P금융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한도를 연간 P2P업체당 1000만원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사진=자영업자 전용 P2P금융플랫폼 ‘펀다’ 화면캡쳐]
특히 카페, 주점, 할인마트, 분식집, 정육점 등 다양한 업종의 지역상점이 투자 상품인 ‘펀다’는 가게 매출을 중요한 담보로 인식하고 그게 걸맞은 매출 확인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투자 안정성을 끌어 올렸다. 각 상점의 포스단말기(주문·접수, 결제, 매출관리 등 매장 운영이 유용한 기능이 탑재돼 있는 전자장치)를 분석할 수 있는 특허기술력을 기반으로 출시한 ‘펀다에이전트’를 이용해 담보를 설정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이색적인 플랫폼을 앞세운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업체들이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들 업체의 성장은 당분간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투자의 기본은 무엇보다 안정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업체의 신용도와 투자 상품의 안정성 등을 꼼꼼히 살피고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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