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기가 오고 있는 사분오열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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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사설(社說)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02 00:02:48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정국이 온 나라를 뒤흔든 병신년 한해가 마무리되고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민들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지난 한해 우리 국민들은 일단의 사람들이 벌인 어처구니없는 국정농단에 허탈함을 넘어 쓴웃음이 날 정도로 아픈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권력 주변에서 수없이 기생하는 사람들이 마치 썩은 고기를 미친 듯이 먹어대는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았다.

악습과 적폐는 그 환부를 온전히 도려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제 새해에는 차분히 냉정함을 찾고 진실은 특검의 수사에 맡기고 최후의 판단은 헌법재판소에 일임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호(號)는 선장이 없는 상황에서 국론마저 이리저리 사분오열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최대 위기라는 것을 절치부심 곱씹어야 한다.

정치권의 핵분열이 가져올 후폭풍과 낙진은 분명 국론분열의 심화다. 정치권의 그들은 새로운 먹잇감을 찾기 위해 국론분열을 획책할 것이 자명하다. 지역과 연고, 학연과 혈연, 진보와 보수, 부자와 빈자 등에 줄을 대며 온갖 분파행동을 일삼아 허기진 정치적 욕망을 또 채워갈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수순이다.

국회의원들은 국정농단과 탄핵정국 사태에서도 국민들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400조가 넘는 슈퍼예산을 펑펑 쓰는 돈으로 통과시키면서 그들 대부분이 그 돈으로 자신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 됐었다. 그것이 바로 국론분열 중심에 그들이 있다는 반증이다. 이미 그들이 원하는 국민들 간 물어뜯는 싸움판이 적당히 잘 만들어 졌다.

새해에는 안타깝게도 이처럼 희망보다 절망의 시간들이 더 많을 것 같아 걱정이다. 정치인들의 권모술수와 교언영색이 심화될수록 우리사회의 혹독한 대립과 갈등의 한파가 몰아친다. 이미 탄핵찬성과 탄핵반대가 그 분열의 정점에 있다. 이어 도저히 상대를 용서할 수도 용서해서도 안 되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극에 달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상대를 미워하는 감정에 각자 정의감이 넘친다고 해도 국가와 국민이라는 큰 눈으로 보면 그것은 결국 싸움일 뿐인데도 그것은 돌아보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 모두는 이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저마다의 정의감이 상대에게 칼이 된다면 일단 한 발짝씩 양보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완벽한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 생각이 있더라도 더 큰 정의감은 화합이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드시 괴멸시켜야 할 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들은 곧 우리 이웃이고 함께 노를 저어갈 형제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하는 이유에는 우리가 싸우고 있는 사이 더 큰 적들이 우리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외교정세를 큰 눈으로 보면 우리는 집안싸움에 골몰한 채 내분에 휩쌓여있는 모양이 틀리지 않다. 정글로 비유하면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와중에 그들을 보지 않은 채 싸우는 작은 동물의 의미 없는 영역다툼이다. 온갖 돌출행동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의 트럼프 당선인만 봐도 1월 중 공식 취임하면 우리에겐 엄청난 파장들을 몰고 올 인물임이 틀림없다. 일본의 아베는 그런 트럼프에 갖은 아양을 다 떨어가면서 밀착외교를 벌이며 동북아 질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새판을 짜려하고 있다.

미국의 힘을 빈 호가호위를 통해 새로운 군국주의를 지향하는 아베는 이미 트럼프에게 가까가이 가는데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이를 통해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 등과 담판 외교에 나서고 있다. 우리가 트럼프 근처에도 못가며 기웃거리는 사이 일본은 우리를 밀어낸 채 그들만의 밥상을 열심히 차리고 있는 것이다. 그 밥상엔 지금이 절묘한 호기라는 듯 한반도의 이권을 저울질하는 굿판의 모습이 보인다.

태평양을 향해 나아가는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고 미국과 핵패권 G1·G2를 시소게임 하는 러시아의 푸틴 행보도 긴장된다. 대중국 무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중국이 미국과 군사적·외교적 대척점에 설 경우 우리를 냉정하게 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대비해야 한다. 이미 그런 징후가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도 장기집권을 넘어 영구집권을 향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군사적으로 우리와 가까워질 수 없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를 버리는 카드엔 미국이 자리하고 있지만 우리는 미국 또한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자칫 아베의 농간으로 일본에 밀려 외면당할 처지에 있다. 결국 한국은 외교적으로 이미 고립상황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베는 자국의 이익을 정점으로 새로 그린 중장기 동북아 설계도를 갖고 트럼프에 내락을 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아베가 중·러와 긴장 또는 화해라는 이중삼중의 밀당외교를 벌이고 있는 것은 그 방증이다.

우리 내부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새롭게 변해가는 국제질서에 대책이 없다. 우리의 국제적 이권이 농단당할 상황이 눈앞에 있지만 그것을 진지하게 거론하는 인사조차 없다. 국가의 리더급 인사들은 마치 폭풍우가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모두 풀잎처럼 누웠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왠지 모를 장단에 맞춰 여전히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는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지도자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큰 위기이지만 제대로 된 선장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참담한 위기다. 앞으로 국민들은 어떤 대통령이 서도 그 대통령을 믿기 어려워진 상황이 만들어 졌다. 따라서 우리는 국민의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자신들만의 성전을 지키면서 입에 발린 말로 현혹하는 인사들이나 선전·선동에만 능한 정의감을 내세우는 인사들 모두 척결대상이다. 그 결단은 우리 국민 모두가 냉정함을 되찾고 진실로 한 발짝씩 양보해 화합하며 자신의 직무에 충실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너무 들떠 있다. 그것이 진짜 위기를 불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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