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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과열경쟁 위기의 ‘시내면세점’ 르포

황금알 면세점 기업들, 줄줄이 수백억씩 적자무덤

온갖 생색 정부 특혜사업 맞나…중·소형 업체들 변방 내몰려 벼랑끝 이중고

서예진기자(uccskku@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1-11 14: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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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시내면세점 중 상당수가 고객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인지도나 경쟁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대기업 계열 시내면세점에 밀리는 중소형 시내면세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소형 면세점의 상징으로 불리는 동화면세점 ⓒ스카이데일리DB
 
최근 시내면세점 중 상당수가 실적이나 고객유치 등의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내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나타난 예상 외의 상황에 향후 전망 또한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소형 시내면세점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하다.
 
1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시내면세점이 고전하는 이유로 시내면세점의 증가가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가 시내 면세 사업권 개수를 늘리면서 시내면세점의 최대 장점인 희소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더욱이 대기업 계열 시내면세점들 간에 경쟁까지 치열해 지면서 중·소형 시내면세점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에도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결국 정부의 선심성 정책이 업계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황금알 낳는 거위 옛말…시내면세점 업체 간 경쟁 가속화에 너나 할 것 없이 ‘헉헉’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구랍 17일 관세청은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 5개 기업(대기업) 중 최종적으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총 3곳을 선정해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내줬다. 중·소형 면세점 사업자로는 탑시티가 선정됐다.
 
이에 따라 기존 롯데면세점 소공점·코엑스점, 신라면세점 서울점, 동화면세점,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64면세점, 신세계, 두타, SM면세점 등과 더불어 서울 시내면세점은 총 13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2015년 7월까지만 해도 7곳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이 1년 반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서울 시내면세점의 증가는 관련시장의 성장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성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무조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부각됐다. 숫자가 빠르게 늘면서 시내면세점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결국 일부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이는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의 결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은 같은해 9월까지 총 4개월 동안 121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와중에도 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영업을 시작한 두타면세점도 5개월 간 418억원의 매출과 2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말 오픈한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의 역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총 9개월 간 매출액 1934억원, 영업손실 305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도 지난해 9월까지 매출액 2287억원, 영업손실 167억원 등을 나타냈다.
 
주목되는 사실은 중·소형 시내면세점의 경우 대기업 계열 시내면세점에 비해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인지도나 규모, 입점 브랜드 숫자 등에서 열악한 중·소형 시내면세점이 대기업 계열 시내면세점 증가 여파로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이들 중·소형 시내면세점은 해외 명품브랜드는커녕 국산 브랜드 유치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5년 7월에 특허를 따낸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1~9월)까지 매출액 711억원, 영업손실 208억원 등을 기록했다. 오랜 역사와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춘 동화면세점 역시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3226억원, 영업이익 16억원 등을 각각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8%나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통의 강자 동화면세점, 신예 SM면세점 화장품 매장 외엔 관광객 발길 뜸해
 
 ▲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인지도, 자본력, 물량에서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중·소형 면세점들은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은 동화면세점 내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현장 상황과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동화면세점을 직접 찾았다. 동화면세점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중·소형 면세점 중 인지도와 접근성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온 곳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동화면세점 역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의 경우 화장품 등 일부 매장에 고객들이 몰려 있긴 했지만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점이 들어선 건물 주변을 가득 메운 관광버스가 눈에 띄긴 했지만 막상 면세점 내부를 돌아다니며 쇼핑하는 이들은 적은 편이었다.
 
면세점 바닥에 앉아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이 빈번하게 목격됐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 중 상당수가 쇼핑 목적이 아닌 단순히 사전에 계획된 여행코스를 들르는 차원에서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는 대목이다.
 
이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SM면세점을 찾았다. 이곳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고 입지적으로도 비교적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동화면세점 보다 관광객이 적어 보였다. 이곳 역시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 화장품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위치한 3층이나 로비와 가까운 1층은 그나마 관광객이 눈에 띄긴 했지만 나머지 층은 아니었다. 특히 지하에 위치한 브랜드 매장은 상당히 조용한 편이었다.
 
한국 화장품 매장이 집중된 3층의 한 매장에 근무하는 박민영(가명, 33)씨는 “SM면세점은 매장을 연지 오래되지 않은데다 대기업 시내면세점, 인근의 동화면세점 등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해 다른 시내면세점 화장품 매장 보다는 확실히 손님이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치열해진 시내면세점 업계, 틈새시장 노린 사후면세점 흥행 기대감 ‘솔솔’
 
 ▲ 최근 위기에 빠진 시내면세점의 대안으로 사후면세점이 거론되고 있다. 사후면세점은 일반 가격에 구매한 후 추후 공항에서 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를 돌려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은 명동에 위치한 ‘포라리스 면세점’ 지하 식료품 매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일반 시내면세점과는 개념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사후면세점의 상황은 그나마 나아 보였다. ‘텍스 리펀드샵(tax refund shop)’이라고 불리는 사후면세점은 일반 가격에 구매한 후 추후 공항에서 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를 돌려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시내면세점의 대안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포라리스 면세점’을 직접 찾았다. ‘포라리스 면세점’은 ‘(주)명동유엠비’에서 면세백화점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8월 문을 열었지만 아직까지 브랜드 입점이 100% 완료되진 않았다. 먹거리와 간단한 소비재 판매 매장 위주로 구성돼 있다.
 
김왕겸 총괄매니저는 “현재 매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지 않는데도 하루에 손님이 300~400명쯤 온다”며 “매장 입점을 조정하고 여행사 제휴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면 매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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