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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저금리 기조에 불안한 경제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식, 예금 등의 전통적인 방식의 재테크 방식을 탈피하고 미술품을 매매해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식을 택하는 미술품 재테크족들이 늘고 있다. K옥션은 지난달 27일부터 올해 3월까지 온라인 경매를 진행했으며 오프라인 경매는 2월에 예정돼 있다. 사진은 온라인·오프라인 경매가 이뤄지는 평창동에 위치한 서울옥션(사진 왼쪽)본사와 압구정동에 위치한 K옥션의 온라인 전시장 ⓒ스카이데일리
#1. 남창식(48·가명)씨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온라인 미술품 경매에 참가했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10만원에 구매한 그림을 경매에 출품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위탁(판매 요구)을 통해 경매에 내놨던 그림이 140만원에 낙찰돼 첫 경매에서 130만원의 매매차익을 거둔 이후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최근에도 지난해 150만원에 구매했던 그림이 올해 경매를 통해 350만원에 낙찰되는 등 미술 경매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술품 경매’가 저성장 시대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부 미술 애호가들에 한해 이뤄졌던 미술품 경매가 온라인으로 확대되면서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늘어난 것이 주된 배경으로 손꼽힌다.
온라인 경매의 경우 오프라인 경매보다 저렴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된다는 점에서 ‘미술품 경매’를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문적인 미술 지식 없이도 이를 통해 상당한 매매차익을 남기는 재테크족이 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정보공개형식 미술품 경매, 낮아진 진입장벽에 회원 가입만으로 ‘OK’
업계에 따르면 미술품 경매 채널은 크게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뉜다. 오프라인은 실제 경매장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통 경매를 주관하는 회사가 1년에 4~6회 가량 개최한다.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선 회사마다 달리 책정된 연회비를 지불해야만 입찰 자격을 얻을 수 있다.
▲ 자료: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스카이데일리
반면 온라인 경매는 연회비 부담 없이 웹사이트 회원가입만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어 진입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시장점유율 92%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옥션과 K옥션을 중심으로 10개 정도의 중소 경매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미술품 재테크는 경매를 통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미술품을 내정가(경매 시작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 받아 ‘매매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경매를 통한 미술품 거래는 공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그림이 얼마에 거래됐는지 알 수 있다.
이에 온라인 미술품 경매가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재테크족이 이용하기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랑이나 아트딜러를 통한 판매자와 구매자간 그림 거래는 대부분 비공개로 이뤄져 거래 당사자가 아닌 이상 어떤 그림이 얼마에 거래됐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미술 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이들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경매가 이뤄졌지만 온라인 경매가 확대되면서 누구나 쉽게 미술품 경매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미술품 경매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재테크족 일각에서는 미술품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이라는 평가마저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매주 열리는 온라인 거래, 매번 바뀌는 130여점 작품…최고 수익률 7배
기자는 2일 K옥션에서 진행한 온라인 경매의 프리뷰 전시장을 방문했다. 프리뷰 전시장은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을 공개하는 자리다. 이날 총 132점의 작품이 출품됐는데 직접 현장을 방문하면 도록(경매 목록집)과 사진에서 보던 것과 실물간 차이, 액자 변화 여부 등을 꼼꼼히 체크할 수 있다.
전시된 작품 옆에는 ‘작품명’, ‘경매 추정가’, ‘시작가’, ‘내정가’, ‘규격’ 등의 정보가 젹혀있다. 경매 추정가는 위탁자의 판매 희망가와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세를 토대로 매겨지는 가격이다. 내정가는 경매에 들어가기 전 경매사와 위탁자가 합의한 최소 낙찰가를 의미한다.
▲ 온라인 경매를 앞두고 미술품 경매회사 마다 프리뷰 전시장을 통해 작품을 실물로 공개한다. 작품마다 추정가, 내정가, 사진규격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웹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경매에 출품된 작품들과 낙찰된 가격을 통해 미술시장 전반적인 시장이나 선호도 등을 파악해볼 수 있다. 사진은 K옥션의 온라인 경매 프리뷰 전시장 ⓒ스카이데일리
위탁자의 경우 낙찰금액에서 매매차익 460만원에 대한 수수료(16.5%)만 경매회사에 지급하면 된다. 결국 위탁자는 낙찰금액에서 매매차익에 대한 수수료 75만9000원을 제외한 454만1000원을 얻게되는 셈이다.
이외에도 시작가 150만원이었던 자개 ‘나전삼층농 2점’은 350만원에 낙찰됐다. 200만원의 매매차익을 거둬 총 317만원을 받게됐다. 시작가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특히 미술분야에 안목있는 투자자들이 온라인 경매를 통해 오프라인 시장에서 인지도 있는 작가의 작품을 시작가에 구매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이날 거래된 신동우 작가의 수묵담채화 작품과 앤디워홀의 작품은 응찰 경쟁없이 각각 시작가 40만원, 70만원에 그대로 낙찰되기도 했다.
K옥션 관계자는 “이같은 낙찰자들은 작품을 1~2년 정도 소장한 후 자신이 구입한 가격에 20~50%를 더해 경매를 통해 되파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미술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만큼 시작가에 낙찰해간 것은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미술품 시장 규모 ‘나날이’ 증가, 단색화·도자기·신진 작가 등 ‘인기’
이처럼 미술품 경매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고수익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덩달아 미술시장 규모도 증가했다. 한국미술감정협회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의 거래건수는 2010년 2만9600점에서 2016년 4만5000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 또한 868억원에서 1720억원으로 2배가량 상승했다.
이는 경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작품의 가격대가 과거에 비해 저렴해지면서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최근에는 자개, 백자 등 고미술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열린 K옥션의 오프라인 메이저경매에서 삼층석탑이 10억2000만원에 낙찰됐으며 같은기간 서울옥션 경매에서도 고미술품인 ‘삼국지연의도’ 가 6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신진작가들 중 유망주의 작품이나 인진도 있는 작가의 작품을 온라인에서 싸게 사두면 훗날 가치가 올라 매매차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옥션 관계자는 “재테크족들이 소액으로 투자하기 적합한 미술품은 도자기, 민속품 같은 고미술품이나 유망작가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홍경택, 이동기, 김동유, 권기수, 강형구 등은 한국 팝아트와 극사실주의 선두 작가들이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장 관심 밖에 있었다. 홍경택 작가 작품의 경우 2000년 초반 20~30만원 선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3월 ‘색연필(100호 기준)’을 주제로한 작품이 8500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 박서보, 정상화, 천경자, 박수근 등과 같은 블루칩 작가의 작품도 불과 2~3년 전에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한 소장자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 ‘막은 내리고’를 2014년 5억5000만원에 구입했다가 2015년 k옥션에서 8억6000만원에 팔았다고 설명했다. 불과 1년사이 3억원 이상을 번 셈이다.
‘단색화’ 대표 주자인 박서보 작가의 작품은 2007년 중반 호당 30~40만원 선에서 2014년까지 40~55만원에 머물렀지만 2015년 들어 580~700만원으로 가치가 갑자기 상승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술품 재테크를 시작하기에 앞서 미술 시장에 대한 공부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진수 홍익대 교수는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의 가치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만큼 미술시장 트렌드와 선호도를 꾸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술품 재테크는 여유자금을 갖고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지영 아트 컨설턴트는 “미술품은 90% 예측 가능한 안전한 투자이며 수익률 제한이 없어 고수익을 노릴 수도 있다”며 “경매 시장에서는 작가의 생존여부, 희소성 등이 가격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며 경매 낙찰가가 작품의 시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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