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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우 칼럼니스트
항상 항(恒)은 ‘항상’ ‘변함없이’ ‘일정한’의 뜻을 가진 글자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다 해서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정하다는 얘기는 변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일정한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틀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주역에서는 우레가 위에 있고 바람이 아래에서 일어나는 뇌풍항(雷風恒)이다. 천둥 번개와 벼락이 치면서 비구름을 몰고 오고 비구름은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것이다. 변화는 일어나지만 자연의 법칙 내에서 변하는 것이다.
기업의 8괘를 보면 우레는 직원들의 역량, 정보화고 바람은 전략이다. 특히 IT 운영과 관련해 접목해 보면 IT 인력들의 역량이 새로운 IT 운영전략과 조화를 이루면서 계속해서 변화를 이끌어 가는 과정이다.
사용자, IT, 외주벤더 삼각협업의 정상작동을 통한 저비용·고효율 IT 운영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규 IT 운영순환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IT 운영의 효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고 성과를 개선해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다. 그 동안의 효율 향상 방안은 고성능의 하드웨어를 도입해 응답속도를 높이거나 대용량데이터를 신속히 분석해 만족도를 높이는 아웃풋향상을 통한 효율향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본적으로 기업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 자원들은 이미 확보돼있는 상황이고 커다란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웃풋개선에 의한 효율 향상은 곧 정체상태다.
한동안 6 시그마운동이 전 기업에 활발히 전개되던 시절이 있었다. 6시그마에서도 어떤 공정의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웃풋 중심의 활동을 하다 개선이 정체에 이르거나 근본원인을 찾기 어려워지면 아웃풋보다는 인풋에 초점을 맞추면서 개선활동을 이어나간다. 인풋을 줄일 수 있으면 분모가 작아지므로 분자인 아웃풋이 그대로여도 효율은 큰 폭으로 개선된다.
IT비용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으므로 이를 유지·보수할 인력이 이에 비례해 증가했다. 프로그램마다 개선·변경·요청사항이 끊이지 않으므로 작업량을 줄이기가 어려워진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풋에 해당되는 요구사항을 줄이는 것이다. 당연히 요구사항이 줄어들면 작업량도 줄어들어 인력도 줄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작업은 IT 조직 독자적으로는 할 수가 없다. 사용자들의 동의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용자, IT, 외주벤더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IT조직은 필요한 기술, 방법, 자원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사용자가 동의하게 되면 과감하게 프로그램도 통폐합 할 수 있고 불필요한 요청도 사전제거 할 수 있으므로 인풋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단계별로 진행사항을 살펴보자.
새로운 저 비용,고 효율 플랜 적용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IT에 대한 기본적인 역량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선을 요청하는 것은 요구사항이 아니고 요청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IT의 높은 유지비용 대비 낮은 성과는 피할 수 없는 난제가 되고 만다. 통제할 수 있어야 개선이 가능한 것을 명심해야 한다. 프로세스혁신순환에서 프로세스체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업무에 대한 주권을 외주 벤더로부터 가져오지 못 한다면 종속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통제는 요원해 진다. 주권을 회복한다는 것은 외주 벤더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프로세스를 알고 진정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다. 저 비용, 고 효율 IT 운영으로 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이 단계를 먼저 넘어야 한다.
프로세스의 무분별한 변경 통제
요구사항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 어떤 요구사항들에 의해서 프로그램들이 변경됐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내역을 관리해야 한다. 말은 단순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회사들에 있어서 변경사항의 이력을 관리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외주화해 외부인력들이 관리하고 있으니 확인하기도 어렵고 심하게 표현하면 그러한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것이다.
IT조직 중심으로 프로그램 변경 관리를 해야 하고 이는 향후 전산감사를 대비해서도 필요한 기능이다. 회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접속했고 데이터를 변경했는지 프로그램변경을 지시했는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구사항이 접수되고 프로그램변경이 수용되더라도 단순히 해당프로그램만 변경하면 안 된다. 연관된 프로세스를 함께 확인함으로써 프로그램의 변경이 프로세스에 어떤 변화를 주게 되는지 파악해야한다. 필요하면 연관프로그램과 프로세스를 같이 변경해야 한다.
프로세스영향도 분석이라는 용어가 바로 이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다. 프로세스 체계도가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은 사실상 이 부분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체프로세스에 대해 파악이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프로세스의 변화가 다른 프로세스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요구사항 필터링
변경이력을 관리하다 보면 이전에 개선했던 사항이 조금만 변경돼도 담당자가 바뀌면 새로운 변경사항으로 요청되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모르고 있으면 그냥 진행된다. 단순히 데이터의 표현방법이나 화면상의 위치변경 때문에 기존프로그램을 바꾼다는 것은 진정한 낭비다.
변경이력관리의 주목적이 바로 무분별한 요청과 이에 따른 막연한 변경, 이로 인한 작업량 증가, 인력증가를 줄이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내가 필요해서 요청하는 것인데 ‘왜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이냐’, ‘당장 필요한데 검토는 왜 하느냐’ 등의 불만이 나오게 된다.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향후 이어질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동기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정기 협의체로 외주벤더 통제
변경관리 강화, 영향도분석 강제화를 통해 요구사항을 관리하게 되면 사용자의 시스템변경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사용자의 이해도가 증가되면 불필요한 요구사항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 변경 시 누락된 프로세스를 뒤늦게 변경함으로써 추가비용이 발생하던 문제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프로그램 개발 예상비용 산정이 정확해 진다.
무리한 납기요청으로 인한 긴급변경도 사전관리가 가능해지므로 전체일정관리도 용이해진다. 전반적으로 사용자들도 IT 운영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고 습숙도가 향상되므로 처음 목표했던 IT 비용의 인풋관리가 가능해지기 시작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와 같은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IT 인력들도 단순 벤더관리에서 벗어나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항상항(恒)의 본 뜻처럼 IT 운영프로세스를 지속 관리하는 것이 비용절감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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