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중독, 기름이 만드는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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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중독, 기름이 만드는 매직

최성규의 미친(味親)…치킨②

최성규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08 18:14:33

▲ 최성규 부장

닭고기는 기본적으로 고단백 저칼로리 건강식품이다. 부위에 따라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다. 소득이 높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백색육인 닭고기의 소비량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고기를 많이 먹는 국가는 미국이다. 2014년 기준 미국인들은 1인당 89.7kg의 육류를 소비했다. 그들이 가장 많이 섭취한 고기는 닭고기(44.5㎏)다. 미국인들은 쇠고기(24.5㎏)와 돼지고기(20.7㎏)를 합친 것만큼 닭고기를 먹었다.

이에 반해 한국인들은 1년 동안 한국인들은 1년간 돼지고기(24.4㎏), 닭고기(15.4㎏), 쇠고기(11.6㎏) 순으로 많이 먹었다. 아직 국내에서는 백색육보다는 적색육 소비가 많지만 닭 소비량은 의미있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70년 1.4kg에서 2014년 15.4kg으로 44년 동안 11배 이상 소비량이 늘었다.

닭고기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닭 요리 또한 다양해졌다. 시중에는 전기구이, 오븐구이, 진흙구이, 숯불구이, 찜닭, 닭한마리, 닭볶음탕 등 수많은 닭 요리 전문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입맛을 천하통일한 닭요리는 아직까지는 ‘치킨’밖에 없다.

생닭은 기름에 튀겨지는 순간 전혀 다른 음식으로 변한다. 치킨 맛의 첫 번째 비밀이 짠맛이라면 두 번째 비밀은 튀긴 음식 특유의 ‘지방맛’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퍼듀대학교의 리차드 매티스 영양학 교수는 저농도의 지방은 재료 본연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면서 쓴맛이 맥주와 초콜릿 등에서 단맛과 조합돼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것처럼 지방맛도 단독으로는 맛이 없을지라도 혼합되면 음식을 맛있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 ⓒ스카이데일리

식재료를 기름에 튀기면 물성이 바뀐다. 치킨 반죽이 기름에 들어가면 반죽에 있던 수분이 날아가 우리가 좋아하는 바삭한 질감으로 변한다. 기름이 만드는 매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방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든다.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그래서 인간은 지방을 섭취하면 뇌에서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도록 진화했다. 도파민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지만 문제는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방은 설탕과 함께 뇌 신경망의 형태를 바꾸는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주로 가공식품 형태로 섭취되는 트랜스지방은 인체에 더욱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스지방은 말 그대로 트랜스(변형된) 지방이다. 변형된 지방은 원래 상태에서 자신이 했던 세포막 형성과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또한 몸에서 배출이 잘 안 되며, 활성산소를 높이고 암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시킨다.

몸에 좋은 기름으로 알려진 올리브유도 한번 가열하면 트랜스지방이 발생한다. 가열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될수록 트랜스지방이 많이 발생한다.

치킨을 건강하게 먹기 위한 방법은 껍질을 떼고 먹는 것이다. 기름에 직접 닿는 껍질 부분에 트랜스지방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껍질을 제거한 치킨은 치킨이 아니다. 따라서 건강한 치킨을 먹기 위한 유일한 방법을 기름을 자주 교체하는 곳을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기름을 사용하는 곳을 알 필요가 있다. 좋은 치킨의 첫 번째 기준은 색깔이다. 닭을 많이 튀기면 튀길수록 기름은 검게 변한다. 따라서 황금색이 아닌 진한 갈색깔의 치킨은 의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색은 속일 수가 있다. 검은색 기름을 규산마그네슘으로 정제하면 다시 황금색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냄새로 구분하는 것이다. 산패가 된 기름은 ‘쩐내’라는 나쁜 냄새가 난다. 쩐내가 아닌 탄내가 나도 기름이 오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름을 오래 사용하면 연기가 나면서 음식에 탄내가 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탄내가 난다면 그 집은 배제하는 것이 좋다.

최성규 powwow1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