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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Ⅰ-세대교체 대기업 권력지도<3>]-대림그룹(이해욱 부회장)

건설명가 후계때문에…평생 ‘대림맨’ 회사 떠났다

상습폭행·무능 논란 때 ‘임원들 사표’…지배력 갖추고도 7년 주변만 ‘맴맴’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1-12 01: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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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1988년 ‘5공 청문회’ 당시 여느 정재계 인사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 바 있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이들과 달리 “(정치자금을)줬다”며 “저쪽에서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 줄 수 있느냐”고 말하는 등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이 명예회장은 ‘소유와 경영분리’ 원칙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 명예회장이 물러난 뒤 7년째 공석인 회장직을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은 “그도 어쩔 수 없는 아버지다”는 자괴감 어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재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리고 사건사고가 많은 후계 아들을 위한 빈자리라는 의미에서다. 실제 대림그룹의 후계구도는 이해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자질 논란이 적지 않아 그룹을 이끌어 갈 키잡이는 없는 상태다. 스카이데일리가 2017년 신년특집Ⅰ ‘세대교체 대기업 권력구도’ 세 번째로 대림그룹을 조명해봤다.

 ▲ 최근 건설명가로 꼽히는 대림그룹(본사)의 후계자 이해욱 부회장의 경영승계 속도가 지배력에 비해 더디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2010년 이준용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그의 장남이 그룹의 총수를 물려받을 것으로 점쳐졌으나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림그룹의 회장직은 공석이다. ⓒ스카이데일리

건설명가로 불리는 대림그룹의 경영승계 이슈가 재조명되고 있다. 후계자 선정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승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후계자를 측근에서 보좌하던 고위 임원들의 잦은 인사이동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이 불거져 나와 주목되고 있다.
 
1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대림그룹 총수인 이준용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이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해 대림그룹을 책임질 적임자로 사실상 낙점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그룹 안팎에서는 이 명예회장의 퇴진으로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되긴 했지만 얼마 안가 이 부회장이 그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7년여가 흐른 현재까지도 대림그룹의 회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인 상태다. 이 부회장이 지분의 과반 이상을 보유한 그룹의 지주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은 주력 계열사 대림산업의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 있지만 이 부회장은 여전히 왕좌의 자리 주변에서만 맴돌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여전히 공식행사에는 이 명예회장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 경영권 승계 이후에도 ‘반쪽짜리 후계자’라는 평가도 끊이지 않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경영 승계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는 배경이다.
 
임기 전 떠나는 고위 임원들, 떠난 시점은 갑(甲)질 파문 등 ‘부정적 이슈 직후’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대림그룹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5일 단행된 대림산업 주주총회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우선 주주총회가 실시되기 바로 직전 운전기사 상습 폭언·폭행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이해욱 부회장이 공식 사과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저의 잘못된 행동이 누군가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며 “저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하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룹 핵심계열사인 대림산업 고위 임원들의 대규모 인사이동 사실도 전해졌다. 당시 대표이사를 역임하던 김동수 사장과 이철균 사장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김 사장과 이 사장이 물러난 빈자리는 김한기 사장과 강영국 사장으로 채워졌다.
 
앞서 대림산업은 이해욱 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수, 김재율, 이철균 등의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들 중 사의를 표명한 김 사장과 이 사장은 모두 대림산업의 국내외 사업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아왔다.
 
토목·건설 등의 국내 사업은 김동수 사장, 플랜트 등의 해외 사업은 이철균 사장이 각각 담당했었다. 두 사람은 모두 대림그룹에서 35년 이상 몸담아 온 ‘대림맨’으로, 그룹 내에서는 샐러리맨 성공신화의 대표주자로 평가됐었다.
 
당시 두 사람의 동반퇴진을 두고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그 배경을 궁금해 하는 여론이 높게 일었다. 두 사람 모두 임기를 1년여 가량 남긴 시점에서 조기 퇴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여론 일각에서 이해욱 부회장의 갑(甲)질 논란에 따른 국민적 비판 여론 확산을 책임지는 차원의 인사라는 시각이 불거져 나와 시선이 모아졌다.
 
대림그룹을 둘러싼 부정적 이슈 등이 불거져 나왔을 때 오너 외에 다른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게 주장의 이유였다. 지난 2014년 초 예정된 임기를 2년여 가량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한 김윤 전 부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김 전 부회장은 1976년 대림산업에 입사한 후 플랜트사업부문에서 경력을 다진 인물이다. 그 역시 이용준 명예회장이 회사를 경영하던 시절부터 함께한 전형적인 대림맨이다. 이 명예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김 전 부회장이 임기를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하자 대림그룹 안팎에서는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2013년 4분기 해외 플랜트 사업 부진으로 3196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교체 배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를 두고 당시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김 전 부회장이 이해욱 부회장과 함께 투톱으로 대림산업을 이끌었다는 점을 이유로 “오너는 제쳐둔 채 모든 책임을 전문경영인에게만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잦은 인사 칼바람 속에도 입지 굳건…오규석·박성우·김한기·강영국 ‘이해욱 사단’ 조명
 
 ▲ 이준용 명예회장(사진)이 회장에서 물러선 뒤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는 임원진들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대림그룹 내에서 이해욱 사단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오규석 , 김한기, 강영국 사장과 박성우 부사장이다.  ⓒ스카이데일리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는 대림그룹의 경영승계를 두고 이런저런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재 그룹 내에서 이해욱 부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일명 ‘이해욱 사단’ 멤버들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잦은 교체 과정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은 이들이야말로 향후 대림그룹을 이끌어 나갈 핵심 인물로 급부상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대림그룹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대림그룹 내에서 ‘이해욱 사단의 핵심멤버’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오규석 경영지원본부장(사장), 박성우 경영지원본부실장(부사장), 김한기 대림산업 대표이사(사장),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이사(사장)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대림그룹 안살림을 도맡고 있는 오규석 사장은 이 부회장이 직접 외부에서 영입해 측근에 두고 있는 인물이다. 오 사장은 LG텔레콤 전략기획담당 상무, 하나로텔레콤 전략부문장 전무 등을 지낸 전략통이다. 씨앤엠(종합유선방송사업자)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다가 이 부회장의 섭외로 대림그룹에 둥지를 텄다.
 
박성우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오 사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체이스맨해튼은행, JP모건, 삼성증권, STX 등을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재무통 인사로 평가된다. 처음 대림그룹에 재무전략실장으로 입사한 후 현재는 경영지원본부실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초 대림산업 대표이사에 오른 김한기·강영국 사장 등도 ‘이해욱 사단’의 구성원들이다. 두 사람은 앞서 퇴임한 김동수·이철균 사장에 비해 젊은 축에 속한다는 점에서 이해욱 사장을 도와 대림그룹의 세대교체를 일굴 주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한기 사장은 1984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지난 2010년 건축사업본부 상무로 승진하며 영향력을 넓혀왔다. 지난 2012년 삼호 대표이사(전무), 2015년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장(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초 대림산업 대표이사(사장)에 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제11대 한국주택협회 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1989년 대림산업에 입사한 강영국 사장은 지난 2012년 처음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플랜트 사업 분야에 잔뼈가 굵은 강 사장은 전임 이철균 사장을 대신해 대림산업의 플랜트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7년 간 제자리 머무는 장남 승계, 영향력 넓힌 3남과 측근들에 대한 관심 높아져
 
 ▲ 이해욱 부회장(사진) 더딘 후계 승계과정에서 동생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인 이해창 대림산업 부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대림그룹의 계열사 켐텍의 대표를 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해욱 부회장에 대한 경영 승계가 더디게 진행되자 얼마 전부터는 이준용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인 이해창 대림산업 부사장의 행보에도 점차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초 운전기사 폭언·폭행 파문 이후에는 관심이 특히 더했다.
 
덕분에 향후 형제 간 분리 경영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여론에도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은 특히 이 부사장의 측근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대림그룹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경영승계 이슈와는 멀찌감치 거리를 뒀던 이 부사장은 지난 2013년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 2015년부터는 주력계열사인 대림산업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대림산업 핵심 사업 중 하나인 건축사업본부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5월 계열사인 켐텍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덕분에 켐텍의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오영석 대표도 ‘이해창의 사람’으로 분류됐다. 오 대표는 대림코퍼레이션 기획팀, 석유팀 등을 거쳐 지난 2010년 켐텍의 대표이사(전무)로 발탁됐다.
 
이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라 있는 오라관광의 대표 양경홍 대표 또한 그룹 내에서 ‘이해창의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 대표는 오라관광 외에 에이플러스디, 오라통상 등의 등기임원(대표·사내이사)에도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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