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역풍 잠재웠던 삼성 소통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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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역풍 잠재웠던 삼성 소통의 힘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12 10:22:09

▲ 김도현 차장(산업부 1팀장)

미국의 한 광고 포스터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옴니아2’와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안톤 오노의 얼굴이 동시에 실린 적이 있었다.

오노는 우리 국민에게 아픈 기억이다. 지난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 온 김동선 선수의 실격을 유도한 ‘할리우드 액션’의 당사자기 때문이다.

자연히 여론은 들끓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오노를 모델로 기용한 것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당 포스터는 삼성 것이 아니었다. 미국 국가대표를 후원하는 통신사 AT&T가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보인 포스터였다.

이 포스터에 옴니아2가 실린 까닭은 올림픽파트너십 스폰서 업체들의 광고만이 실릴 수 있었던 IOC의 규정 때문이었다. 이 포스터로 인해 불거진 논란이 ‘해프닝’이 되기까지 불과 몇 시간이었다.

누리꾼이 삼성전자 트위터에 해당 포스터를 올리면서 ‘오노를 모델로 기용하느냐’고 지적했고 불과 한 시간도 채 안 돼 트위터에 해명내용이 올라오면서 일단락된 것이다. 자칫 확인되지 않은 잘못된 내용이 진실 마냥 포장돼 루머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이 조기에 진압되게 된 배경에는 ‘소통의 힘’이 컸다.

최근 기업가에서도 소통을 무기로 한 광고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일 우리나라 식품·음식·문화를 사랑해 ‘대한미국놈’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e스포츠 캐스터 울프 슈뢰더는 삼양식품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공개했다. 선물에는 그가 평소 즐긴다는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삼양식품의 라면제품이 가득했다.

만족감과 감사함을 동시에 드러낸 그의 SNS 게시물은 일약 주목받게 됐고 삼양식품은 자연스레 더 큰 제품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선물소식이 알려진 며칠 뒤인 지난 11일에는 기존 불닭볶음면보다 더 맵다는 ‘핵불닭볶음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슈뢰더 덕분인지 신제품에 대한 초반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해 4월 걸그룹 트와이스의 한 팬은 앨범사진에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를 합성한 사진을 동아오츠카 SNS에 게재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줄 것을 바란다는 내용의 애교 섞인 요구였다.

이에 동아오츠카 측은 “내년 모델 선정 때 참고하겠다”고 언급했고 실제 최근 광고촬영이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재차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경쾌한 음악과 율동으로 대표되는 광고로 유명한 오로나민씨 역시 이곳 제품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덩달아 다수의 제품이 고객들의 입에 회자되는 분위기다.

근래 들어 소통의 시·공간적 제약이 점차 사라져가는 분위기다. 최근 불거진 탄핵정국·국정농단사태와 관계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논란은 재임기간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일방적 정보전달에 그쳤던 광고계가 소통을 통해 제품홍보와 기업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처럼 정치·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이 힘을 얻기를 바란다.

김도현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