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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문제 심각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수준 향상과 소비자 주권 행사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기업들이 이에 발맞춰 친환경 마케팅에 나섰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의 공병수거 캠페인의 일환인 공병트리 ⓒ스카이데일리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친환경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복사용지 전문기업 ‘더블에이’는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환경캠페인의 일환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92.1%의 응답자가 ‘환경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앞서 2015년 10월 닐슨이 발표한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관한 글로벌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및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친 기업의 제품이라면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비율은 5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응답률 48%보다 10%p 웃돈 수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행보에도 변화를 줬다. 사회적 현안에 발맞춰 불매·구매운동이 이는 등 적극적인 ‘소비자주권’ 움직임이 나타남에 따라 기업들 역시 이미지쇄신의 일환으로 친환경 움직임에 적극이다.
가전부터 바닥재·옷장까지…거실과 안방을 파고든 친환경 제품들
▲ 기업들이 내놓은 친환경 제품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온실가스 발생을 줄인 친환경 TV △천연 재료를 사용한 바닥재, 벽지 △해양 쓰레기로 만든 신발과 유니폼 △의류 재고를 활용한 의상 브랜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은 코오롱 FnC에서 운영하는 래코드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는 석유정제시 발생하는 부산물 ‘일산화탄소(CO)’를 사용해 온실가스 발생을 저감시킨 ‘폴리케톤’ 소재를 업계 최로로 TV부품에 적용했다.
또한 추후 재활용 작업을 염두해 ‘커브드 풀HD TV’ 후면에 스큐르를 사용하지 않는 스냅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같은 점들을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재활용산업협회(ISRI)로부터 ‘2016 재활용 설계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LG하우시스 바닥재·벽지 제품 ‘지아(Zea) 시리즈’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천연재료를 이용했다. 해당 제품은 최근 분당서울대병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동실험 결과 아토피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재활용을 통해 재탄생한 의류도 있다.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 아이다스는 지난해 11월 해양 쓰레기를 모은 한정판 운동화와 유니폼을 판매했다.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포더오션’과 협업해 만든 이 제품들은 몰디브 해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업사이클(Up-cycle·업그레이드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의 합성어로 폐품을 활용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가미한 작품 활동)해 만든 제품이다.
실제 해당 상품은 ‘초호화군단’이란 별칭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마드리드’의 새 유니폼과 런닝화에 적용되기도 했다. 팔리포더오션이 몰디브 해안 정화작업 중 회수한 플라스틱 오염 폐기물로 제작됐다.
코오롱그룹도 이 같은 재활용 행렬에 동참했다. 코오롱FnC는 업사이클링 의류브랜드 ‘래코드’를 운영하고 있다. 래코드는 계열사의 의류 재고 뿐 아니라 에어백, 카시트, 텐트 같은 산업 폐기물이나 오래된 군용품 등 다양한 소재를 재구성해 의류 및 잡화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다. 버너나 소품을 활용해 초로 탄생시키기도 한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래코드 매장을 직접 찾았다. 설명을 듣지 않으면 업사이클링 제품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깔끔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의 옷들이 가득했다. 소재가 독특하고 원래 있던 옷을 조합해 재구성하다보니 디자인이 독특한 측면이 있다고 매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장관계자에 따르면 구매를 망설이다 해당 브랜드가 업사이클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샵매니저 김유동씨는 “구매를 망설이다가도 (브랜드에 대해)설명을 드리면 긍정적으로 보고 구매하시는 손님들이 많다”며 “전체 60~70%의 손님이 가치 소비를 인지하고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포장재에도 ‘친환경바람’…각양각색 재활용 캠페인도 ‘눈길’
▲ 친환경 열풍은 포장재에도 깃들었다. 대상그룹은 생분해성 옥수수봉투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돌가루 성분의 휴대폰 액세서리 포장재로 석유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화장품 업계도 다양한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초록마을 본점 ⓒ스카이데일리
대상그룹 초록마을은 2015년 ‘포장재 재활용의무이행 인증’을 부여받은 바 있다. 업계 최초로 생분해성 옥수수봉투를 도입하고 장바구니 사용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1년부터 친환경 녹색제품 판매에 노력하고 에너지절감을 실천하는 소매점에 ‘녹색매장’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국내 유통업계 중 최다수 녹색매장을 보유한 업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천연 돌가루 성분으로 휴대폰 액세서리 포장재를 개발해 환경부가 후원하는 친환경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 포장재는 기존에 이용되던 석유에서 추출한 폴리프로필렌(PP) 재질로 들어지던 포장재를 천연 돌가루 성분으로 대체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시중에 판매할 경우 연간 석유자원을 500t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약 15%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동대문플라자(이하·DDP)에 독특한 ‘트리’가 생겼다. 아모레퍼시픽이 자사의 화장품 브랜드 공병으로 만든 조형물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 일환으로 제작됐다. ‘공병트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행인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단순한 전시에만 그친 것은 아니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화장품의 공병 수거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했다. 전시기간 동안 DDP 전시장 매표소에 아모레퍼시픽그룹 브랜드의 공병을 반납하면 △간송과 백남준의 만남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 △포르나세티 특별전 등의 전시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공병 1개당 입장권 1매 2000원 할인이다.
직장인 김연지(26·여·가명)씨는 “가까이 가기 전까진 일반적인 전시품인 줄 알았다”며 “예쁘기도 할뿐더러 신선하고 독특한 캠페인이라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병 캠페인에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그린사이클의 대표 캠페인인 공병 수거 캠페인의 일환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공병 재활용 줄넘기, 서울거리 예술축제 덕수궁길 전시 등이 대표적이다.
캠페인 효과로 아모레퍼시픽이 2009년 이후 수거한 공병은 약 1200t에 달한다. 이를 통해 저감한 이산화탄소량은 약 1500t이다. 어린 소나무 1만3000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녹색소비실천사업부 이경미 팀장은 “현재까지는 업사이클링이나 가치소비가 크게 대중화 돼 있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증가한 편이다”며 “앞으로 이와 관련된 소비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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