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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현지 기자 (금융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자동차 및 운전자 보험의 형사합의금 특약 보험금’ 개선안을 발표했다.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교통사고로 인해 상대방에 사망·중상 등의 피해를 입히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감형을 위해서는 반드시 형사합의를 해야하는데 이 경우 무조건적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기존 특약상품 보험금 지급 방식은 피보험자가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약정하면 먼저 합의금을 지급한 다음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합의금 마련이 어려운 일부 피보험자는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보험사가 피보험자(가해자) 대신 직접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보험소비자들은 개선된 특약보험상품이 이중지급의 문제가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런 주장이 나온 배경에는 서로 다른 보험사에서형사합의금 특약상품을 2개 이상 가입할 경우 보험사간 전산이 연결돼있지 않아 건수마다 보험료가 지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에서는 최대 3000만원 보상의 장기보험, 동부화재에서는 최대 3000만원의 운전자보험을 가입한 피보험자 A가 교통사고를 냈다. 실손보상원칙에 따르면 A의 형사합의금은 한번만 지급돼야 한다. 그러나 보험사간 전산망 연결 부재로 인해 각 보험사마다 최대 3000만원의 보험금이 이중·삼중으로 추가 지급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형사보험금 자동차 특약에 가입했던 박찬숙(여·53)씨는 “보험료를 낸 피보험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보험료가 지급됨으로써 불합리한 보험료가 발생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보험수가가 올라갈 수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서로 다른 보험사에서 2개 이상의 형사합의금 특약상품을 가입했을 경우 피해자가 더 많은 보험금을 타가는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시스템적으로 보완해야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만족스런 보험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뀐 형사합의금 특약보험은 피해자에게 우선적으로 보험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보험금 이중 배상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보험 상품은 사기 발생 및 부당 지급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금융감독원은 서둘러 보완책을 마련해 이런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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