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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01년 9월 신한은행, 신한증권, 신한캐피탈, 신한투신운용 등을 모태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민간주도 금융지주회사다. 1982년 재일교포 주주들이 신한은행을 설립한 지 불과 19년 만에 국내 대표 금융그룹으로 성장한 데 이어 최근 몇 년간 ‘리딩뱅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은행, 신용카드, 증권, 자산운용, 금융자문 등 금융 산업 전 분야에 걸쳐 13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투자은행(IB)부문 강화를 위한 각종 행보로 금융권 안팎의 조명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IB부문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는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데 이어 대규모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그동안 신한금융투자는 리딩금융그룹 ‘신한’의 명성에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의 행보는 어느 정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하지만 은행 특유의 소극적인 태도는 한계점으로 지적돼 주목됐다. 스카이데일리가 신년특집Ⅱ ‘한국금융 새 지평’ 세 번째 시리즈로 IB부문 역량 강화에 나선 신한금융투자의 행보와 이를 둘러싼 업계 안팎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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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유상증자, M&A 등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중 한곳인 신한금융투자가 조직개편 및 해외시장 진출 등 투자은행(IB)부문 역량 강화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여의도에 위치한 신한금융투자타워 ⓒ스카이데일리
신한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중 한곳인 신한금융투자(이하·신한금투)가 증권업계 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 투자은행(IB)부문 역량 강화 행렬에 동참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신한금투는 리딩금융그룹 ‘신한’의 브랜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데 이어 IB부문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IB 역량 강화에 나섰다.
수수료 기반 수익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IB부문 수익은 확대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으로 지목됐다. 증권사의 주 수입원이던 수수료 이익이나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의 경우 증시 침체와 투자심리 위축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IB는 기업공개(IPO)를 비롯해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 M&A 등을 주간하고 자문하는 기업금융 전반을 일컫는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그간 리딩금융그룹 ‘신한’이라는 브랜드와 달리 IB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만큼 신한금투의 IB부문 역량 확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딩금융그룹 거리 먼 개미증권사 탈피, 실리 앞세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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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IB그룹 내에 ‘PE(사모펀드)팀’과 ‘글로벌IB추진팀’ 등을 신설했다. PE팀은 사모펀드(PEF) 업무 강화, 신기술사업금융업 수행을 전담한다. 글로벌IB추진팀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등 해외 현지법인과 본사의 효율적 협업과 원활한 딜 진행을 돕는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신한금융투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의 도약을 목표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당시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규모가 3조410억원으로 늘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획득할 수 있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일반 증권사 면허로는 불가능한 기업신용공여,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 등을 진행할 수 있다. PBS는 전문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투자금융사업을 일컫는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계 전반에서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는 ‘몸집 불리기’보단 내실경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 정치 리스크가 증대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한 외연 확대가 아닌 내실경영으로 기회를 포착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량 강화, 채널 혁신, 손익 중심 경영 등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신한금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만큼 향후 PBS와 기업신용공여 등의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투가 지난해 10월 말부터 PBS사업본부를 만들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전망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신한금투는 국내보다 주로 중국이나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출범해 25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주간사를 맡아 업무를 수행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해당 법인은 홍콩, 뉴욕, 베트남 등에 이어 네 번째 현지 법인이다. 더욱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흔하지 않은 메자닌 성격을 접목한 유상증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리딩뱅크 특유의 리스크 관리, 공격적인 투자 필수인 IB 경쟁력 발목
▲ 자료: 신한금융투자 및 각 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신한금투의 IB 경쟁력 강화 행보에 대해 우려감을 내비치는 여론이 불거져 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우려의 시선은 신한금투가 아닌 신한금융그룹을 향하고 있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신한금투는 IB 기본 특성상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해 베팅하는 모험자본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인데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투자를 일삼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배경으로 그룹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의 과도한 리스크 관리 등이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현재 IB 부문을 이끄는 수장들이 대부분 은행 출신이라는 점과 더불어 교체까지 빈번해 증권 본연의 공격적인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은행의 경우 증권업과는 사업 성격이 달라 투자보다는 리스크관리에 치중돼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의 IB그룹장은 우영웅 부사장이다. 신한은행 부행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은행과 증권 IB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투는 지난 2012년부터 신한은행과 CIB (기업금융과 IB업무를 연계하는 업무)전략을 주력으로 삼아왔다. 은행과 증권사 IB부문 조직을 통합해 IB 역량을 강화하고,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을 추진한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지난해 8월 신한금투가 IPO를 주관했던 중국 헝셩그룹 실권주 매도 전략은 IB 리스크관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신한금투는 공모주 청약 미달사태에 직면하자 주가 폭락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실권주를 대량 매도해 주변의 눈총을 샀다. 주변의 상황은 무시한 채 자신들의 리스크 관리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한금투의 실적 역시 우려감을 키우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신한금투의 최근 실적은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IB부문 리그테이블(실적 집계 순위표) 추이를 살펴보면 여전히 중소형사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5위였던 DCM(채권발행) 부문의 대표주관 순위(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DCM 부문의 채권 인수부문 순위(취급액 기준)도 6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M&A 부문에선 아예 10위권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2014년 31위에서 지난해 20위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맴돌았다. 다만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의 실적은 10위권에서 지난해 주관 및 인수 부문에서 각각 4위, 3위를 기록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보는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에만 치우쳐선 제대로 된 IB역할을 할 수 없다”며 “이번 조직 개편을 살펴보면 인수금융과 해외 시장 개척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이는만큼 향후 IB부문에 공격적인 투자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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