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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립합창단은 지난 1972년 ‘마포구 어머니합창단’이란 이름으로 창단돼 32년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예술단체다. 지난해 제20회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기도 한 이곳은 전통과 실력을 겸비한 권위 있는 합창단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스카이데일리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사를 다니면서 친구를 사귀기란 쉽지 않죠. 키울수록 아이들은 품 밖을 벗어나기 마련인데 그럴수록 외로움이 커지는 것 아니겠어요. 합창단에서 친구를 얻게 됐죠. 노래를 매개로 좋은 사람도 사귈 수 있어 1석 2조라 생각합니다”
입단 3년차 한금주(47)·김미향(54)·계효정(52) 단원은 합창단 활동의 장점으로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났다는 점을 지목했다. 각각 소프라노·메조·알토 파트장인 이들은 스스로를 ‘노래를 좋아하는 전업주부’라 표현했다.
이들이 속한 마포구립합창단은 지난 1972년 ‘마포구 어머니합창단’이란 이름으로 창단돼 32년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예술단체다. 지난 2003년 오늘날의 이름으로 바귄 이곳은 이름 그대로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돼 꾸려졌다.
지난해 제20회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기도 한 이곳은 전통과 실력을 겸비한 권위 있는 합창단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앞서 KBS 주최 합창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 서울시 여성합창경연대회서 금상 등의 실적을 인정받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개최된 제5회 세계합창경연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예종 지휘자의 ‘스파르타’ 교육…땀으로 일군 값진 전국대상
▲ 이곳을 이끄는 이는 김진수(47) 지휘자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를 거쳐 동대학 대학원에서 지휘과 박사과정을 마친 바 있는 17년차 지휘자다. 단원들도 인정하는 그의 열정은 마포구립합창단을 전국 최고의 자리로 견인했다. ⓒ스카이데일리
이곳을 이끄는 이는 김진수(47) 지휘자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를 거쳐 동대학 대학원에서 지휘과 박사과정을 마친 바 있는 17년차 지휘자다.
모교에서 합창지휘과 외래교수 등을 역임한 바 있던 그가 마포구립합창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3년 6월께다. 전임자가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지휘자 자리를 놓고 오디션이 개최됐고 이에 응해 당당히 합격했다.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죠. 성악과를 다니면서 지휘의 매력을 느껴 지휘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됐습니다. 군 생활도 공군음악대에서 했어요. 합창단을 지휘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한 것이죠. 잠시라도 그 감각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가 부임한 후 처음으로 한 일은 단원들의 파트를 새로 지정해 준 것이었다. 한명 한명의 목소리를 듣고 알토·메조·소프라노 등 파트를 지정했다. 단원들은 대상 수상의 일등공신이 김 지휘자의 열정이라 지켜 세웠다. 그의 스파르타식 교육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1년 프로젝트로 삼았습니다. 실질적으로는 8~10개월 정도 중점적으로 연습을 해 대상을 받은 것 같아요. 가사가 한국어·영어·독일어·이탈리아어로 된 곡들을 선곡했기에 발음 하나하나 음정 하나하나 잡는데 꾀 오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잊었던 음악의 꿈 찾게 해준 합창단 활동…친구가 된 화음의 전율
▲ 서울 마포구립합창단은 다양한 단원들이 모여 전국 최고의 하모니를 일궈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희(54) 신임총무, 김영희(45) 단원, 이진아(27) 단원, 한금주(47) 소프라노 파트장, 김미향(54) 메조 파트장, 계효정(52) 앨토 파트장 ⓒ스카이데일리
김정희(54) 신임총무는 올해 5년차를 맞는 합창단 최고참이다. 김 총무는 친구의 영향으로 합창단에 발을 들이게 됐다. 관심만 뒀던 음악을 합창을 통해 실천하며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언급했다.
“친구가 먼저 이곳 단원으로 활동했어요. 저에게 한번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해 참여하게 됐죠. 친구를 보기 위해 발표회를 본 적이 있어요. 그 때 합창단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절 이곳에 이끈 친구는 이사를 가며 합창단을 떠났지만 저는 꾸준히 남아있게 됐죠”
“보통 1주일에 두 번 연습해요.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어요. 5일을 나오기도 부지기수였죠.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한 셈이죠. 난이도 높은 곡을 소화하기 위해 리드해준 지휘자님과 잘 따라준 단원들에 고마운 마음뿐이에요. 정말 지난 한해는 제 인생 최고의 해였답니다”
김 총무는 특히 지난해 4월 입단한 김영희(45) 단원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메조소프라노 파트를 맡고 있는 김 단원은 당초 성악가를 꿈꿨다고 한다.
입단 직후부터 이어진 높은 강도의 연습도 꿈을 이루고 노래를 배운다는 생각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김 단원은 얘기했다. 오히려 김 단원은 ‘선배들이 차려주신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며 중년의 여성이 갖기 힘든 성취감도 쟁취했다고 전했다.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어요. 아무래도 종교 색채가 강한 노래에 국한돼 있었죠. 하지만 이곳 합창단은 달랐어요.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고 비교적 높은 난이도의 노래를 하다 보니 배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엇보다 40여년 만에 제 꿈을 이룬 것 같아요. 그래서 즐겁습니다. 주부가 된 후 여느 것으로부터 성취감을 얻기란 힘든 것이 현실이죠. 하지만 단원들과 노래를 부르며 화음이 하나로 모아졌을 때의 성취감과 무대 위에서 느낀 전율감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돕니다”
성악전공자도 “배우는 기분”…영광은 뒤로 새로운 무대 준비
▲ 지난해 전국대회 대상을 수상하며 영광의 한 해를 보냈던 마포구립합창단은 이제 새로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올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합창대회가 이들의 다음 무대다. 김진수 지휘자는 지난해의 영광을 발판으로 새로운 한해를 준비한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소프라노 파트를 맡고 있는 이진아(27) 단원은 성악 전공자다. 최연소 단원인 그녀는 지난해 3월 합창단에 들어왔다. 졸업 후에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공고를 통해 합창단에 지원하게 됐어요. 처음엔 단순히 감각을 유지하고자 참가하게 됐지만 전공자인 저도 배워가는 기분이에요. 지휘자님의 선곡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음정 하나하나 신경 써주시는 지휘자님과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는 단원들 덕분에 맘 편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대회 대상을 수상하며 영광의 한 해를 보냈던 마포구립합창단은 이제 새로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올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합창대회가 이들의 다음 무대다. 김진수 지휘자는 지난해의 영광을 발판으로 새로운 한해를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상은 모두의 열정과 땀방울의 결실입니다. 저를 비롯해 단원들 모두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큰 보람을 느꼈지만 이제 새로운 대회를 준비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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