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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8호선 신흥역 일대는 모란시장과 더불어 예전부터 성남시의 대표적인 중심 시가지였다. 신흥역과 수진역의 정중앙인 신흥사거리를 중심으로 대로변과 이면도로에 각종 음식점과 판매점들이 즐비했다. 또 배후에는 재래시장과 유흥가가 자리한 독특한 모습의 상권이다. 동서울대학·가천대학교·신구대학·을지대학 등 대학 4곳과도 인접해 있어 더욱 활황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여전히 모란시장 일대가 성남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매김하는 것과 달리 신흥동 일대는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일대 상인들의 설명이다. 주간기준 시간당 350여명이 이용하는 신흥역과 수진역 사이에 형성된 성남중앙지하상가는 지상보다 더욱 찬 겨울날을 보내고 있다. 폭 28m 총길이 725m 상가의 양쪽 끝은 신흥역과 수진역이다. 최근 신흥역 인근에 공사 중인 롯데시네마타워와 신흥역을 잇는 지하연결통로가 신설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인근 상인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하통로는 상인들에게 생존의 문제가 걸린 사안으로 부상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상인들이 긴장하는 이유, 지하연결통로 논란 등을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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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8호선 신흥역 앞에 생기는 롯데시네마타워의 지하연결통로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하 상가 상인들은 생존권 문제로 강력히 반발했지만 시행사측은 여전히 분양광고에 지하연결통로 내용을 담아 홍보 중이었다. 성남시는 지하연결통로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설립허가만 내줬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은 성남시 신흥동 3번출구 앞 롯데시네마타워 공사현장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성남시 신흥역 3번 출구 인근에 세워지게 될 롯데시네마타워가 지하통로를 통해 지하철과 직접 연결될 것이란 홍보문을 배포하면서 성남중앙지하상가 상인들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직접 진출입이 가능한 지하상가가 신설될 경우 상인들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이에 성남시는 롯데 측에 내준 허가내용에 지하통로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진화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성남시가 공사 시행사와 지하통로와 관련해 사전에 동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성남시가 문제가 된 팸플릿 등을 수거했음에도 여전히 분양대행사가 이를 전면에 내세워 상가분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격앙된 상인들은 성남시에 진실을 요구하고 있지만 성남시는 오해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점차 분노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이재명 시장에게 향하고 있다.
시행사 “허락했다” vs 성남시 “아니다”…상인들 “이재명과 성남시 모르쇠 일관”
기자는 상인들의 말이 맞는지 롯데시네마타워 홍보관을 찾았다. 원활한 취재를 위해 기자임을 숨기고 지하상가와 관련해 질문하자 분양대행사 측은 “시행사(성남신흥개발사업단)와 성남시가 사전에 합의를 마친 사안이다”며 “지하통로 신설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행사 측 관계자가 나서 이들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성남시가 상인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상인들 입맛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지하통로와 관련해 사전 허가 내준 바 없다) 말한 것일 뿐이다”고 언급했다.
▲ 2년 전 지하상가 계약기간이 만료됐을 당시 대부분의 상인들은 가게를 지키기 위해 비싼 대부료를 지불하고 입찰을 했다. 일부 상인들에 의하면 현재 성남지하상가 상인들의 관리비는 한 달 20여 만원으로 다른 지하상가 관리비인 8~10만원에 비해 비싼 편이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관리비를 성남시 도로공단측에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는데, 성남시 측이 내년 완공되는 롯데시네마워의 지하철연결통로까지 조성하도록 놔둔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
이들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성남시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공보실 측은 “어디서 그런 얘기가 새어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계약서상에는 분명 지하연결통로 내용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건축과 역시 비슷한 말만 되풀이했다. 해당 사업의 인허가 주체인 성남시 주장대로라면 사기분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그쪽을 잘 모른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까지 내놓았다.
상인들도 더욱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성남시 말이 사실이라면 시행사와 분양대행사가 사기분양을 일삼는 것이며, 시행사와 분양대행사 측 주장이 맞을 경우 성남시가 상인들에 거짓말을 일삼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롯데시네마타워가 들어설 경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었다. 이곳은 옛 종합시장 부지를 허물고 건립되는 대규모 복합쇼핑상가다. 지하 6층 지상 11층, 연면적 3만8200㎡(약 1만1556평) 규모다.
더욱이 신흥역과 수진역 사이 지하공간에 조성된 지하상가는 개찰구를 기준으로 롯데시네마타워와 반대방향이다. 지하철을 타고 신흥역에 다다른 유동인구가 대거 롯데시네마타워로 유입될 우려에 상인들의 반발여론이 극심한 상황이다. 일부 상인들은 이 같은 절박함을 전달하기 위해 성남시청을 찾았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주장했다.
액세서리 매장 점주 김 모씨는 “상인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연결통로 공사를 결사반대한다는 의사표현을 위해 성남시청 앞에서 여러 날 시위를 해도 이재명 시장과 성남시는 꿈쩍도 안했다”면서 “줄곧 이들은 롯데시네마타워 측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 성남중앙지하상가 상인회에는 약 400여명의 회원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대부분 롯데시네마타워로 연결되는 지하통로로 인해 지하상가를 찾는 손님들을 뺏기게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하상가 엇갈린 증언…잠도 안 온다는 상인들 “성남시 찬성표 받으러 다닌다” 주장
상인들의 전반적인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성남중앙지하상가 상인회를 찾았다. 최 모 상인회 회장은 “(성남시 측에 따르면)지하 연결통로의 신설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다”고 언급하면서 “상인회가 찬·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 상인들이 찬성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상가 곳곳에서 접한 분위기는 최 회장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일부 상인들은 확정되지도 않는 사안에 대해 상인회 측이 왜 찬성표를 걷으려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찬성표 확보 과정에서 성남시와 상인회장 간 유착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옷가게를 운영 중인 점주는 “상인회장과 함께 상인들의 찬성표를 받으러 다닌 사람이 이곳 상가를 관리하는 성남시도로공사 관계자였다”면서 “상인들에게 지하통로 건립에 찬성할 것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찬성표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반대해도 이미 (지하통로 건립이)내정돼 있는 사안이라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상인들이 찬성표를 건넨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하상가 여론이라기엔 그 수가 상당히 부족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불만이 없고 찬성한다고 누가 그러더냐”고 되물으며 “성남시 직원들이 찬·반 입장을 선택하라고 해서 이대로 연결통로가 생겨나고 지하상가가 폐허가 될까 불안해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솔직히 새로 생긴 곳에 궁금해서라도 가보게 되고 또 쇼핑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느냐”며 “더군다나 지하철 개찰구에서 반대방향에 위치한 지하상가에 누가 오겠느냐”고 푸념했다.
또 다른 상점 관계자도 “시 직원들이 반대해도 (지하통로 신설이)거의 확실시 됐다고 전달받은 적은 있지만 찬성표에 사인을 한 적은 없다”면서 “표를 걷은 것은 맞지만 이후 찬반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공지 받지는 못했다”고 언급했다.
▲ 신흥동은 과거 성남시의 중심 시가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전보다 상권이 못하다는 평이다. 소상공인 상권시스템에 의하면 신흥역 인근 낮 1시간동안 유동인구는 평균 350명 정도다. 주변 다른 역권에 비해 유동인구가 활발하지는 않더라도 임대료는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 주변 지상 상가의 경우 1층에 위치한 18평짜리 가게는 임대료 800만원, 권리금 3억원, 보증금 2억원에 이른다. ⓒ스카이데일리
서민대변 ‘대권주자’ 모르쇠 시장에 불만 증폭…전문가 “포커스는 상인아닌 영광재현”
이 같은 성남시의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전과 같은 중심상권 회복을 위해 롯데시네마타워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성남시를 중심으로 엇갈린 증언 및 이해할 수 없는 행태 등과 함께 일대 부동산 여건을 고려하면 영광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이다. 지하상가 상인들의 피해는 예상되지만 시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부동산학회 강현준 연구원은 “신흥역과 직접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고 이곳에 공연 등을 개최해 접근성을 강화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주변부로 유출됐던 인구들이 롯데시네마타워를 중심으로 집결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결국 롯데시네마타워의 접근성 향상 여부는 예전 명성을 회복하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이권사업으로 판단된다”며 “최신식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인 만큼 주변의 낡은 상권들과의 상생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이재명 시장을 상대로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민을 대표하며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등에서 인기몰이를 해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이 시장이 정작 관내 상인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더욱이 상인들은 “성남시가 개입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마당에 이 시장의 외면은 부적절하다.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지하상가 내 상점 점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상인들이 곧 서민인데 우리를 외면하는 분이 어떻게 서민시장일 수 있겠느냐”며 “국민을 대변하기에 앞서 몸담고 있는 성남시민, 성남서민, 성남상인을 위해 관심을 갖고 들여다 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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